고사율 100% 재선충병...'가평잣' 초토화

고사율 100% 재선충병...'가평잣' 초토화

2025.07.15. 오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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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YTN에서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피해는 소나무 숲만이 아니었습니다.

경기, 강원지역 잣나무 숲에도 막대한 피해를 남기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잣나무 숲이 많기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

가을도 아닌데 단풍 든 것처럼 누렇게 물들었습니다.

숲 속으로 직접 가보니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아직 여물지 않은 잣이 곳곳에 달렸지만, 재선충병에 걸려 나무가 말라 죽고 있습니다.

[이애경 / 잣나무 숲 인근 주민 : 3~4년 전부터 나무가 계속 죽어가고 있고요. 지금 보시다시피 잣나무 (열매가) 열렸었는데 지금 상태가 너무 안 좋고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선별하는 산림조합 공장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가평잣'은 원래 대표적인 명절용 특산품.

다가올 추석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 하지만, 가동을 완전히 멈췄습니다.

지난해 수매한 잣이 하나도 없습니다.

온난화와 소나무 허리노린재 해충 탓도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선충병까지 번지면서 수확을 못 한 겁니다.

4천 톤에 달하던 생산량은 재작년 24톤에 그쳤고, 지난해는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습니다.

[최동철 / 가평군 산림조합 유통사업소장 : (올해)추석 이후에 만약에 (잣 열매) 결실량이 또 발생이 안 돼서 수매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더는 가평 잣을 생산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또 다른 잣 주산지 강원 홍천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울창한 침엽수림, 재선충병에 걸려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나무가 수두룩합니다.

제가 나와 있는 곳이 잣나무 숲입니다.

이곳도 재선충병이 퍼졌는데요.

감염된 나무를 베어낸 뒤 훈증 처리해 이렇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국유림관리소가 선제 대응해 큰 확산은 막았지만, 잣 수확량은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피해가 예상되는 잣나무 숲에 재선충병 방제 주사를 놓은 덕분인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방주사 성분이 열매에 남을 수 있어 최소 5년 이상 잣 수확이 금지되는데, 당분간 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주민들은 걱정이 큽니다.

[윤삼병 / 강원 홍천 도사곡리 이장 : (재수확까지) 5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시료를 채취해서 그런 성분이 안 나올 때까지 관리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른다….]

울창한 솔숲에 이어 국내 유명 잣 특산지 곳곳을 초토화한 재선충병.

이대로 더 퍼지면 동해안 송이버섯 피해도 우려됩니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지만, 30년 노력으로도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영상기자: 성도현
디자인: 박유동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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