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앵커]
경제난 등을 이유로 자녀를 살해하려던 부모에게 법원이 '자녀 양육'을 들어 선처했습니다
그런데 사법부의 이런 판단이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요?
JCN 울산중앙방송 구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0대 부모가 나란히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은 10대 자녀 두 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인 A 씨는 온라인 도박 빚으로 늘어난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아내 B 씨와 상의해 자녀들을 살해하고 자신들도 죽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 유도제를 자녀들에게 먹였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범행 도중 잠에서 깬 자녀가 "하지 말라"고 울면서 말렸는데도 마음을 바꾸지 않은 이들은 다음 날 자녀들과 함께 차를 타고 죽을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인적이 드문 한 공원 주차장을 택한 이들은 범행을 실행에 옮기려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제재로 미수에 그쳤습니다.
울산지법 1심 재판부는 살인미수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또 아내인 B 씨에게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3년간 보호관찰 등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수면유도제 등으로 자녀들을 수차례 살해하려고 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 아동들도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 아동들의 양육을 해 두 사람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하진 않는다"고 선처 이유를 밝혔습니다.
부모가 처지를 비관해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에서는 50대 가장이 사업 실패를 비관해 일가족 5명을 살해했고,
2년 전 울산에서는 40대 가장이 경제적 문제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10년간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형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피해 아동 147명 중 66명이 부모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은 부모의 왜곡된 판단과 사회 안전망 실패가 맞물려 발생한 극단적 아동학대란 지적입니다.
[강미정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 : 중요하게 봐야 될 것은 국가 아동보호체계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오로지 부모의 책임에만 맡기는 구조에서는 보호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어서 위기 신호가 보이는 가정에 국가가 제때 개입할 수 있는 제도, 그리고 그 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 굉장히 시급하다.]
또 일반 살인보다 엄하게 처벌 규정하는 존속살해와 달리 일반 살인죄와 동일하게 다뤄지는 자녀 살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자녀 살해 후 자살을 한 가정의 비극으로 보지 않고 온 사회가 관심을 가질 때 더 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JCN 뉴스 구현희입니다.
YTN 구현희 jcn (kimmj022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경제난 등을 이유로 자녀를 살해하려던 부모에게 법원이 '자녀 양육'을 들어 선처했습니다
그런데 사법부의 이런 판단이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요?
JCN 울산중앙방송 구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0대 부모가 나란히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은 10대 자녀 두 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인 A 씨는 온라인 도박 빚으로 늘어난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아내 B 씨와 상의해 자녀들을 살해하고 자신들도 죽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 유도제를 자녀들에게 먹였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범행 도중 잠에서 깬 자녀가 "하지 말라"고 울면서 말렸는데도 마음을 바꾸지 않은 이들은 다음 날 자녀들과 함께 차를 타고 죽을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인적이 드문 한 공원 주차장을 택한 이들은 범행을 실행에 옮기려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제재로 미수에 그쳤습니다.
울산지법 1심 재판부는 살인미수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또 아내인 B 씨에게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3년간 보호관찰 등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수면유도제 등으로 자녀들을 수차례 살해하려고 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 아동들도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 아동들의 양육을 해 두 사람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하진 않는다"고 선처 이유를 밝혔습니다.
부모가 처지를 비관해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에서는 50대 가장이 사업 실패를 비관해 일가족 5명을 살해했고,
2년 전 울산에서는 40대 가장이 경제적 문제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10년간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형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피해 아동 147명 중 66명이 부모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은 부모의 왜곡된 판단과 사회 안전망 실패가 맞물려 발생한 극단적 아동학대란 지적입니다.
[강미정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 : 중요하게 봐야 될 것은 국가 아동보호체계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오로지 부모의 책임에만 맡기는 구조에서는 보호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어서 위기 신호가 보이는 가정에 국가가 제때 개입할 수 있는 제도, 그리고 그 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 굉장히 시급하다.]
또 일반 살인보다 엄하게 처벌 규정하는 존속살해와 달리 일반 살인죄와 동일하게 다뤄지는 자녀 살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자녀 살해 후 자살을 한 가정의 비극으로 보지 않고 온 사회가 관심을 가질 때 더 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JCN 뉴스 구현희입니다.
YTN 구현희 jcn (kimmj022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