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기 맞은 대구 지하철 참사...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20주기 맞은 대구 지하철 참사...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2023.02.13. 오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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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났지만 상처는 그대로…후유증 호소
’싸구려 내장재’ 원인 지목에도 책임자 처벌 없어
"안전 개선됐다면 세월호·이태원 없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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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2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 오는 18일이면 20주기를 맞습니다.

사고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부터, 어설픈 책임 규명까지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유가족들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이번 주를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온한 아침, 시민들이 오가던 지하철역 입구가 별안간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방화범이 붙인 불이 전동차를 타고 역 전체로 번져나갔고, 온 힘을 다한 소방관들의 얼굴에는 그을음이 눌어붙었습니다.

192명의 생명을 앗아가 역대 최악의 철도 사고로 기록된 대구 지하철 참사, 올해 20주기를 맞습니다.

20년 전 사고가 난 대구 중앙로역입니다.

당시 상황을 보존해둔 기억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데요.

시커먼 그을음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물건들이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에도 상처는 아물지 않습니다.

생존자들은 아직 밤에도 불을 끄지 못하고, 유가족들은 매주 희생자들이 나오는 꿈을 꿉니다.

[황명애 / 유가족 : 잊어버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또 울분이 터지고. 또 울분이 터질까 하면 먼저 간 자식을 생각하면 마음이 쓰리고 아프고요. 그런 것들이 매일 반복되는 20년이었습니다.]

불에 쉽게 타고 유독가스를 내뿜는 내장재를 쓰도록 한 사람은 누구였는지, 그런 전동차 운행을 승인하고도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는지 유가족들의 기억에는 한 맺힌 20년만 남았습니다.

당시부터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시스템 개선이 이뤄졌다면 세월호 참사도, 이태원 참사도 없었을 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윤기륜 /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 : 대구 지하철 참사의 기억이 지워지고, 참사의 진상이 가려지면서 우리 사회는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잃어버렸다. 반성과 성찰이 없는 참사는 4·16 세월호 참사가 되어, 10·29 이태원 참사가 되어 우리 사회에서 또다시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 참사가 매번 반복되고, 그때마다 진실은 정치적 공방 속에 묻힌 기억들.

20년이 지나도록 후유증에 시달리는 대구 지하철 참사의 아픔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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