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반기성 "'힌남노', 역주행하는 '이상 진로' 보여...기후 변화 영향"

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9월 6일 (화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전문가와 함께 태풍 '힌남노' 소식,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이하 반기성): 안녕하세요.

◇ 박지훈: 센터장님, 지금 구체적인 태풍 이동 경로가 어떻게 됩니까?

◆ 반기성: 현재 오전 7시 20분에 기상청이 특보를 발표했죠. 울산 동쪽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갔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정 경에 지도 우측을 통과했고요. 오늘 오전 5시 전후로 해서 고성, 통영, 거제 쪽으로 상륙을 했고요. 7시 20분에 동해 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 박지훈: 현재 한반도 모든 지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 있는 건가?

◆ 반기성: 그렇죠. 태풍이 보통 강풍반경, 폭풍반경 두 개로 나뉩니다. 초속 15m 이상을 강풍반경이라고 하고, 폭풍반경은 초속 25m 이상을 얘기하는데, 현재는 경기 남부부터 강원 영서 남쪽은 다 태풍 경보가 내려져 있고요. 서울을 포함한 경기 북부는 강풍주의보만 내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서울은 안 보고 있는 것이죠.

◇ 박지훈: 현재 태풍의 최대 고비인 지역이 어디인가요?

◆ 반기성: 현재 시간으로는 울산에서 포항 지역이 제일 고비라고 봐야 되겠고요. 태풍이 통과하더라도 세 시간 정도는 피크 타임으로 보거든요. 그때까지는 굉장히 위험한 시간이죠. 그리고 오늘 일단 오후 중반까지는 대개 태풍이 지나갔던 부산권, 경주권, 포항·울산권은 동해안 지역까지 동풍 때문에 바람이 불고 비가 계속 옵니다. 오후 중반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지훈: 비바람이 어느 정도로 됩니까?

◆ 반기성: 경남 동해안쪽은 200mm 이상 예상하고 있고요. 동해안 지역도 120mm 이상, 태풍이 들어가게 되면 동풍이 들어가게 되거든요. 그래서 지역적인 영향으로 인한 비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죠.

◇ 박지훈: 이번 태풍 특징으로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은데요?

◆ 반기성: 속도보다 굉장히 이상 진로를 보였던 태풍이죠. 계속 서쪽으로 오다가 역주행을 했죠. 그래서 오히려 남쪽, 밑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오는. 그래서 실제로 태평양에서 대개 옆에 아주 강한 태풍이 있을 때, 태풍끼리 간섭할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번 태풍은 그런 게 없이 만들어진 바람에 상당히 독특한 태풍이었다, 라고 얘기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방향을 바꿔서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해서부터 틀 안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거의 예측한 대로 올라왔고요. 다만 속도는 약간씩 차이는 있습니다.

◇ 박지훈: 예상보다 이동 속도도 빠르다고 하고?

◆ 반기성: 그것은 우리나라 쪽으로 오면 올수록 가속이 됩니다. 더군다나 그제, 어제 내렸던 서울의 기압골이 이제 동쪽으로 빠지거든요. 그 기압골과 부딪혀서 합쳐지면 이때부터는 굉장히 빨리 빠져나갑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 오늘 새벽부터 지금, 지금부터 이후, 속도가 계속 가속이 된다는 거죠.

◇ 박지훈: 차라리 빨리 한반도를 통과하고 빠져나가는 게 낫다고 봐야 할까요?

◆ 반기성: 당연하죠. 왜냐하면 피해라는 것은 태풍의 강도 곱하기 영향을 준 시간이거든요. 그러면 거기서 영향을 준 시간이 줄어든다면 태풍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죠.

◇ 박지훈: 이번 태풍 위력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하는지? 역대급 피해 남겼던 2002년의 매미, 2003년의 루사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비교하면?

◆ 반기성: 실제로 기상청에서 발표한 자료죠. 그 자료에 의하면 매미나 루사보다 강한 것은 맞습니다. 경로가 비슷하게 흘러갔던 태풍이 2003년 매미인데, 순간 최대 풍속이 60m까지 올라가고 부산의 골리앗 트레인이 무너졌던 때죠. 그런데 그때 제주도를 지날 때 최대 풍속이 43m였습니다. 힌남노 같은 경우 45m고요. 다만 부산 인근에 상륙했을 때도 이번이 43m인데 매미는 41m입니다. 그러니까 매미보다 더 강했죠. 매미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적 피해를 줬던 태풍이었거든요. 인명피해도 그 당시 140명 정도 됐었고, 그 태풍보다 강한 태풍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박지훈: 이번에는 인명 피해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이유는 뭘까요?

◆ 반기성: 일단 태풍이 주로 밤중에 이동해서 영향을 줬으니까 피해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굉장히 대비를 잘한 경우 피해가 적습니다. 왜냐하면 태풍 매미라든가 2020년 하이선, 마이삭 때 피해를 크게 입었거든요. 그 이후 마산이나 통영, 부산 쪽에서 대비를 많이 했습니다. 태풍 피해라는 건 사회적인 인프라가 잘돼 있을 경우 피해가 줄어들거든요. 그런 것도 영향이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합니다.

◇ 박지훈: 밤이라 피해 집계도 해야 하지만, 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가 적을 것이다?

◆ 반기성: 실제로 느낌도 피해는 적은 것 같아요. 저희들은 수십 개의 태풍을 봐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개 태풍이 밤 아니면 새벽에 상륙합니다. 사실 느낌도 이번 태풍은 강도에 비해서 그래도 다행히 피해는 크지 않다. 다행이죠.

◇ 박지훈: 앞으로의 태풍 경로는 어떤가요?

◆ 반기성: 그대로 가속돼서 독도 쪽을 지나가서 쭉 동해상으로 올라갑니다.

◇ 박지훈: 한반도가 '힌남노'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때는 언제쯤?

◆ 반기성: 실제 우리나라가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는 건 내일 새벽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울릉도·독도도 우리나라 영토 아닙니까? 그쪽까지 영향을 본다면 내일 새벽까지 본다는 것이죠. 그러나 서울 같은 경우 오늘 오후 중반이면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박지훈: 올여름 날씨, 무더위와 폭우가 오가다가 갑자기 이른 가을 날씨가 됐는데요. 이번 태풍도 기후위기로 나타난 이상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이런 현상들, 기후 변화와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나요?

◆ 반기성: 요새는 기후 변화와 관련이 없다고 얘기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실 저 같은 경우 예보관 생활을 참 오래 해왔는데 요새 느끼는 게 뭐냐면 날씨를 안 해 본 분들은 ‘날씨가 왜 이러지?’ 정도지만 저희들은 옛날에는 비정상적으로 봤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다 정상으로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발생해요. 그러니까 올해도 8월 8일에 2차 장마가 왔는데, 사상 처음으로 그렇게 (시기가) 빠른 겁니다. 오히려 5월 말에서 6월 초에 굉장히 큰 더위가 왔었잖아요. 그것도 굉장히 이례적이었고요. 그리고 2020년 굉장히 길었던 장마도 이례적이고. 그러니까 이제는 날씨가 하나하나 바뀌는 게 아니라 예전에 이때는 장마가 오고, 폭염이 오고, 가을이 오고, 추위가 오고. 이런 일상적인 패턴을 이제는 벗어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지훈: 처서나 동지, 하지 등.. 예전 주기에 맞게 가는 게 아니라고 봐야 됩니까?

◆ 반기성: 그렇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그렇고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기후가 1000년, 2000년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는 것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은 우리가 예측할 수도 없는 것이고 사실 상상하기도 어려운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결국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가지고 있는 것도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 박지훈: 태풍 경로 쭉 지켜보시면서 피해 없도록 단단히 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들에게 당부하실 점은?

◆ 반기성: 일단 태풍이 지나간 가장 가까운 지역에 있는 분들은 오전까지는 가급적 외출하지 마시고 그 지역 학교들은 오늘 모두 등교를 안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일 강력한 바람이 빠져나갔다는 것이지, 그 후면에서도 초속 20~30m는 불거든요. 그 정도면 지붕도 날아갈 수 있고,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차가 밀려날 수 있기 때문에 태풍의 비산물에 의해 많이 다치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오전까지는 안전한 곳에서 대피하시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박지훈: 완전히 끝날 때까지 안에 대기하시고, 오늘 새벽이 되면 거의 끝날 것이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