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출근하면 지원 불가.'...활동지원서비스 논란

'장애인이 출근하면 지원 불가.'...활동지원서비스 논란

2022.03.21. 오전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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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지원사와 함께 있지 않으면 서비스 중단
시각장애인 이 씨, 가사활동 등 모든 게 ’난관’
자활센터 "자치단체가 지원금 제공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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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에서는 지난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와 관련해 불편을 호소하는 시각장애인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반년 가까이 지났는데,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일하는 장애인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현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중증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과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시각 장애인 이기웅 씨.

이 씨를 돕던 활동 지원사는 더는 집으로 오지 않습니다.

이 씨가 일터로 출근한 뒤에도 집에 남아 가사를 돌봐왔는데, 이게 문제가 된 겁니다.

이유는 지원금 부정수급 우려.

함께 있지 않으면, 활동 지원사가 일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자치단체 지원이 중단된 겁니다.

익숙한 집안이지만, 혼자 살며 앞 못 보는 이 씨에게 모든 게 난관입니다.

설거지는 물론, 옷 정리까지 집안일 하나하나가 불편하고 먹을 약을 챙기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기웅 / 시각장애인 : 관리가 잘 안 되고 그러면 곰팡이 난 음식 같은 거를 모르고 계속 먹게 되니까 그런 부분이 좀….]

활동 지원사를 제공하는 지역 자활센터.

이 씨 불편을 알고 있지만, 자치단체가 지원금 제공을 거부한 이상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원주지역 자활센터 관계자 : 시에서 지침이 안 된다는 걸 저희가, 제공기관에서 억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에요.]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에 장애인과 활동 지원사가 항상 함께 있어야만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자치단체는 부정수급 우려와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강원 원주시 관계자 : 허용하게 되면 비슷한 분들은 다 허용을 해 드려야 하는데, 직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그러면은 저희가 감당을 못하는데….]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으려면 이 씨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

[이기웅 / 시각장애인 : 부정수급만 못하게 하는 것이 이 사업(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의 본질이 되어 버린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원주시는 이 씨가 퇴근 시간을 앞당겨 활동 지원사와 잠시만이라도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든다면 예외적으로 다시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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