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허벅지말똥가리 '의족 재활' 분투기

붉은허벅지말똥가리 '의족 재활' 분투기

2021.09.26. 오전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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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겨울 한파에 한쪽 다리를 잃었던 서울대공원의 맹금류 '금지'가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국내 최초로 의족 부착 수술을 받았고 힘겨운 재활 과정도 견뎌냈다고 합니다.

이상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스페인이 고향인 멸종위기 2등급의 붉은허벅지말똥가리 한 쌍, '금지와 옥엽'입니다.

수컷 '금지'는 지금이야 이렇게 먹이 활동이 활발하지만, 지난겨울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송종훈 / 서울대공원 맹금류 사육사 : 너무나 추웠거든요. 그때 동상이 걸려서, 동상이 점점 다리로 타고 올라가는 그런 굉장히 아픈 상황이 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2013년에 불의의 사고로 발가락이 절단됐는데 이번엔 동상까지 걸린 겁니다.

동물원 의료진과 사육사들은 고민 끝에 괴사한 다리 대신 의족을 달아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필요한 게 '동상 치료'

동상 크림을 바른 후 매일 20분씩 섭씨 38도 물에 다리를 담그는 '온욕치료'가 두 달간 진행됐습니다.

이후부턴 난관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알루미늄 봉으로 만든 가의족을 붕대로 감아줬더니 금지가 부리로 물어 뜯어낸 겁니다.

고민하던 의료진에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이하늬 / 서울대공원 진료수의사 : 국내 사례에서는 찾기가 어려워서 저희가 해외자료를 찾고 찾다가 해외의 '수염수리'에서 나사를 박아서 의족을 만든 사례를 찾아서 그럼 저희가 적용을 해보자…그래서 금지한테 처음으로 적용을 하게 됐거든요.]

금지의 다리 뼈에 나사를 박고, 발 안쪽은 푹신한 소재를 덧대줬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두 다리를 쭉 뻗어 멋지게 날기도 하고 의족으로 먹이를 눌러놓고 뜯어 먹을 정도로 편안해졌습니다.

대공원측은 기록상 최장 수명은 15년이지만, 올해 12살인 '금지'와 '옥엽' 커플이 더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머무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YTN 이상순 (ss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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