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꾸벅 꾸벅 졸다 잠든 전두환...'징역형' 선고

법정에서 꾸벅 꾸벅 졸다 잠든 전두환...'징역형' 선고

2020.11.30.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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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사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씨의 선고 공판이 오늘 열렸습니다.

법원은 지난 1980년 5월 21일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 전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범환 기자!

2년 반 동안 이어진 재판이 일단락됐는데, 전두환 씨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원은 전두환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5.18을 폄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전 씨는 2017년 낸 회고록에서 5·18에 참가했던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지칭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재판의 쟁점은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조 신부의 증언이 사실인지 여부였습니다.

재판부는 증인 진술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인정해 1980년 5월 21일 500MD 헬기가 위협사격을 넘어서는 수준의 사격을 한 것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법정에 선 증인 16명 가운데 8명의 진술을 충분히 믿을 수 있고 객관적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지금이라도 5.18 책임자 피고인이 이 판결 선고를 계기로 과거를 돌이키고, 여러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받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앵커]
오늘로 세 번째 재판에 출석한 전 씨, 법정 안에서의 태도는 어땠나요?

[기자]
재판 직전 전 씨는 불구속 피고인이지만, 구속 피고인이 다니는 통로를 통해 법정에 입장했습니다.

피고인석에는 부인인 이순자와 나란히 앉았습니다.

전 씨는 눈을 질끈 감고 청력보조장치를 착용한 채 재판을 들었는데요.

재판 시작 10분 이후부터 꾸벅꾸벅 졸다 결국 고개를 떨궜습니다.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직전까지도 전 씨는 의자를 뒤로 기울이고 완전히 고개가 꺾인 채 잠들었습니다.

재판장을 선고 직전 전 씨를 깨워 자리에서 일으켜 세운 뒤 주문을 읽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전 씨는 일어서서 머리를 한 번 만지고, 이순자 씨의 손을 잡고 퇴장했습니다.

[앵커]
5·18을 일으킨 주범인 전두환 씨의 선고이기 때문에 광주지역 시민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선고 결과를 접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광주에서는 이번 선고를 이른바 '전두환 심판의 날'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요.

선고 직전부터 법정 안에서 소란이 있었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에 한 남성이 전 씨에게 소리를 지르며 법정 안으로 진입하려다 끌려나가기도 했습니다.

법정을 빠져나온 전 씨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분노도 컸습니다.

시민들은 전 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대해 '전두환을 구속하라'고 외치며 형량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전 씨는 올 때 탔던 승용차가 계란 세례를 받아 갈 때는 승합차로 광주를 떠났습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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