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지역 반응...내부 갈등 반복 우려

엇갈린 지역 반응...내부 갈등 반복 우려

2020.10.20. 오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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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자 월성원전 인근 마을도 술렁이는 분위기입니다.

주민들은 조기 폐쇄를 결정할 당시 정부가 주민의 의견을 무시해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며 주민 대립이 다시 불거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2년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을 멈춘 월성 원전 1호기.

3년 동안 찬반 주민 사이 극심한 대립 끝에 2015년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2년 뒤 새 정부가 들어서자 상황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수명 연장에서 조기 폐쇄로 정책이 뒤집히는 과정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갈등의 폭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렸습니다.

한 주민은 낡은 월성원전이 고장을 일으킬 때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며 경제성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 :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원자력을 가동하는 게 낫겠지만, 위험하니까 여기 주민 중에는 폐기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이 많아요.]

또 다른 주민은 멀쩡한 원전을 폐쇄해 지역 경제가 어려워진 마당에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감사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 : (조기 폐쇄 이후) 동네가 많이 침체했는데 원전 산업이 발전해서 지역 사회도 조금 더 잘 살 수 있는….]

의견은 엇갈렸지만, 주민 대부분은 월성원전 1호기를 두고 벌어진 지역 내부 갈등이 또다시 반복되지는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책 결정에 앞서 주민과 협의하겠다던 약속을 어겨 스스로 갈등의 씨앗을 남겼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남용 / 경주시 양북면 발전협의회장 : 안전하다고 하면서 재가동을 해놓고 2년여 만에 다시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합니다. 자기들 상황에 따라서 원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잖아요. 앞으로 이렇게 하면 혐오 시설이나 위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누가 허락하겠어요.]

오락가락 정책에 어정쩡한 감사까지.

원전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은 허탈함과 격한 감정을 동시에 드러내면서도 지역 사회 갈등이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지 우려했습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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