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와 제보영상으로 본 의암호 사고 일주일

블랙박스와 제보영상으로 본 의암호 사고 일주일

2020.08.12.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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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일주일째입니다.

실종자 2명을 아직 찾지 못한 가운데 사고 작업 지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내렸는지를 놓고 의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직전과 이후 일주일을 블랙박스와 휴대전화 녹음, 제보 영상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폭우가 쏟아지며 의암댐이 초당 만 톤까지 방류량을 늘렸던 지난 6일 오전.

휴가 중이던 춘천시청 8급 32살 이 모 주무관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며 지원을 요청하는 업체 직원 연락이었습니다.

[인공수초섬 업체 관계자 : 현장에 있는 직원이 이 사람(이 주무관)이 담당 총괄 공무원이니까 여기다 보고를 한 거예요. 현장이 긴급하고 떠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구조 요청을 해달라 (구조 요청?) 아니 지원 요청을.]

집에 있던 이 주무관은 현장으로 출발합니다.

차 안에서도 계속 업체 직원과 통화합니다.

"지금 사람이 다칠 것 같다고, 우선은 나가지 말자고 하시거든요. 지금 보트 잡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나요? 지금?"
(네네 지금 떠밀려가니까.)

"그거(인공수초섬)를 옆으로 우선 붙일 수 없을까요. 다른 데다가."
(지금 떠내려가고 있다니까요.)

"그냥 옆에다가. 떠내려가는 방향으로 옆으로."
(밀지를 못해요.)
"아 밀지를 못해서…."

(네. 경찰 구조선 어떻게 좀 (지원) 가능할까요? 아 지금 큰일 났는데….)
"네. 현장, 우선 가볼게요."

(경찰 구조선 좀 해서 되면. 좀 되면 부탁해요.)
"네네. 미치겠다. 진짜."

이후 이 주무관은 평소 함께 근무한 50~60대 기간제 근로자 5명에게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순찰정에 올라탔습니다.

이 주무관이 도착했을 당시 현장은 수초섬을 배로 밀며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작업을 진행하던 상황.

하지만 선박들은 곧 의암호 본류 쪽으로 밀려 나갔고, 댐 앞에 설치된 수상통제선에 걸려 순식간에 전복된 후 떠내려갑니다.

사고로 이 주무관 등 4명이 숨지고, 2명은 실종된 상태.

떠내려온 구명조끼는 사고 지점에서 100km 넘게 떨어진 서울 동작대교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춘천에서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순직한 고 이종우 경감의 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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