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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장기 미제 '삼척 노파 살인 사건'...DNA 수사로 진범 밝혀
Posted : 2020-05-26 13:55
DNA 분석 기술 발달로 16년간 장기 미제로 묶여있던 '강원도 삼척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범인이 이미 숨진 까닭에 죗값을 물을 수는 없게 됐습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오늘(26일) 오전 지난 2004년 강원도 삼척에서 발생한 70대 노파 살인의 사건의 진범이 지난 2005년 숨진 김 모 씨(당시 25세)라고 발표했습니다.

강원 지역 대표 미제 사건인 이 사건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10월 2일 70대 여성 A 씨는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있는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범인이 물건을 뒤진 흔적은 있었지만, 도난당한 물품은 없었습니다.

30여 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었지만, 기지국 통화 확인과 절도 수법 수사를 통해 당시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만 3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와 원한 관계에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몇 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결정적인 증거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미궁에 빠진 사건은 경찰이 최근 장기 미제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전담 수사팀을 확대 편성한 뒤 사건 기록을 다시 확인하면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 발견한 담배꽁초와 피해자의 방어흔적인 오른손 손톱에서 채취한 DNA 등 증거물과 37권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사건 발생 추정 시간인 오후 8∼10시 사이에 사건 현장에서 1.7㎞ 떨어진 7번 국도에서 지나가던 차량을 얻어 탄 김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습니다.

문제는 20대 김 씨가 이미 숨졌다는 것.

김 씨는 사건 발생 이듬해인 2005년 6월 17일 강원 도내 다른 지역에서 절도 범죄를 저지르다 피해자에게 발각돼 몸싸움을 벌이다 숨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진범임을 확인하기 위해 김 씨 DNA가 필요했지만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이른바 DNA법은 2010년 7월에 제정돼 그 이전에 숨진 김 씨의 DNA는 없었습니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이미 숨진 김 씨의 집과 방까지 살폈지만, DNA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올해 1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게 됩니다.

절도 당시 숨진 김 씨의 수사기록에서 지문을 발견했고,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도 김 씨의 혈액을 보관하고 있던 겁니다.

국과수는 수사 필요에 따라 부검을 할 경우, 재감정에 대비하기 위해 혈액을 보관합니다.

그렇게 보관된 김 씨의 지문을 확인했더니 김 씨가 차를 얻어 탈 때 나온 지문과 일치했습니다.

담배꽁초와 피해자 손톱 등 현장 증거물에서 확보한 DNA 또한 김 씨의 DNA와 같다는 감정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16년간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살인사건의 진범은 뒤늦게나마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이미 숨진 탓에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길 수 없게 됐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개요와 수사 과정 및 절차, 증거를 시민위원회에 설명한 뒤 적법성을 확인받고 언론 공개를 결정했으며, 조만간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길 계획입니다.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하거나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 등에 내려지는 조치로 재판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이동석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피해자의 명복을 빌며, 큰 아픔을 겪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피해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장기 미제 살인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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