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간 만에 진화된 산불...원인은 '쌓아둔 나무'

22시간 만에 진화된 산불...원인은 '쌓아둔 나무'

2020.01.05. 오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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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4일) 오후 강원도 춘천에서 난 산불은 22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밤새 불이 옮겨붙다가 7㏊의 산림을 태웠는데요.

실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벌채한 뒤 쌓아둔 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습니다.

지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민이 촬영한 산불 최초 발화 현장.

산 중턱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최초 발화 현장 발견자 : 우리 쪽이 위험한데. 바람이 불어서 그래 지금. 저 위로 올라가잖아. 산불이….]

신고 직후 헬기가 투입됐지만, 불길을 잡지 못했습니다.

경사가 심하고, 연기가 자욱해 진화 인력도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어두워지고 헬기가 철수하면서 불은 점점 더 옮겨붙었습니다.

[이경천 / 최초 신고자(지역 주민) : 잠도 못 자고 1시간마다 나와서 쳐다보고, 사진 찍은 것 있고. 초조하고 그랬죠. 산소도 있고 그래서. 저 위에는.]

동이 트면서 다시 헬기 9대가 투입됐습니다.

주불을 잡으면 소방대가 고무호스를 메고 들어가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땅을 헤집었습니다.

진화가 끝난 뒤 찾은 현장, 잘린 소나무가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솎아베기한 나무들이 장작더미처럼 산비탈에 줄줄이 쌓여 있습니다.

불이 날 당시 산에서는 대규모 벌채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소나무를 베어내고 새 나무를 심을 예정이었는데, 건조한 날씨에 베어내고 쌓아둔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습니다.

벌채 자체는 자치단체 허가를 받은 상황.

[춘천시 관계자 : 지금 소나무 베고 다른 수종을 심으려고 했는데, 지금 15㏊ 냈거든요. 벌초 허가를.]

벌채한 나무를 쌓아두는 것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운반비가 들어 채산성이 맞지 않아 베어낸 나무는 대부분 그대로 쌓아둡니다.

문제는 산불이 나면 벌채목 속에 불씨가 남아있다 되살아나는 일이 되풀이된다는 점.

2017년 여의도 면적보다 넓은 산림을 태운 강원도 강릉 산불 역시 쌓아둔 벌채목이 확산 원인이었습니다.

경찰과 산림 당국은 벌채작업을 한 노동자들의 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만간 이들을 불러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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