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교사들이 뽀뽀해달라고 하면..." 교사 연수서 성희롱 강의

"남교사들이 뽀뽀해달라고 하면..." 교사 연수서 성희롱 강의

2019.08.07.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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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대인 충남 공주대에서 진행된 정교사 자격연수 중 한 강사가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연수원 측의 대응도 부실했는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교사들에게 이번 연수가 어떤 도움됐을지 의문입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1급 정교사 자격연수가 진행되고 있는 충남 공주대입니다.

전국에서 모인 교사 천여 명이 보름 일정으로 연수를 받고 있는데, 지난 6일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공통 교양 과목으로 진행된 강의에서 강사가 성희롱적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남자 교사가 노래방에서 여성과 신체 접촉을 할 때 홍채를 확인해야 한다'는 등 교사들이 들은 강사의 발언은 다양합니다.

[신 모 씨 / 연수 참가 교사 : 신규 여자 선생님들 발령 나면 선배 남자 교사들이 뽀뽀해달라고 하지 않느냐? 뽀뽀해달라고 할 때 눈을 까서 홍채에 특별한 징후가 있으면 손도 잡지 마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강의였거든요. 정말 불쾌하고….]

대학 연수원 측의 대응도 부실했습니다.

당시 교사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강의는 중단되지 않고 계속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사들은 출석 인정 문제로 자리를 뜰 수 없었고, 강의는 오후에 한 차례 더 진행됐습니다.

[김 모 씨 / 연수 참가 교사 :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가게 할 수 없다. 그냥 계속 원칙적인 부분만 말씀하셨어요. 강의의 질이나 저희에 불만에 대해서 수긍하시고 하는 부분이 전혀 없으셨고….]

하루가 지나서야 연수원장과 해당 강사가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습니다.

[해당 강사 :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가 너무 오바한 것 같아요. (교사:사과하러 오신 거 맞느냐고요?)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잖아요. (교사:너무한 거 아니에요?)]

일부 교사들은 성희롱 예방 교육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연수 목적과 맞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종호 / 공주대 사범대학 교육연수원장 : 강의하시는 강사분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 그리고 선생님들이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안점을 강사분들에게 전달하고 (보완하겠습니다.)]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해 방학 기간에 연수를 받은 선생님들은 결국, 허탈한 마음만 안고 학교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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