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도동서원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도동서원

2019.07.21. 오전 00:1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서원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도동서원입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백 년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풍상을 맞아온 은행나무가 손님을 맞는 곳.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입니다.

대니산 서북쪽 끝자락에서 낙동강을 내려다보며 경사지를 이용해 앉았습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입니다.

서원으로 들어가는 환주문을 통해 보면 강학 공간인 중정당과 뒤쪽의 사당이 일직선으로 뻗어 있습니다.

양옆으로는 선비들의 생활 공간인 거인재와 거의재가 질서 있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김제근 / 대구 달성군 학예연구사 : 경사지를 이용해서 서원의 건축 배치를 탁월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원 건축의 백미, 성리학적 서원 건축 미학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배움을 전수하는 도량인 중정당에는 굵은 민흘림기둥 여섯 개가 있고, 이를 두른 흰 띠가 눈에 띕니다.

도동서원은 조선 시대 성리학을 이끈 '동방오현', '조선오현' 가운데 으뜸인, 수현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모신 곳입니다.

흰 띠는 수현을 의미하는 상지인데, 귀하고 위대한 분을 모신 서원을 뜻하는 것으로 전국 서원 가운데 유일합니다.

마루 아래 기단에는 용머리 4개가 있고, 그 밑으로 인상을 잔뜩 찌푸린 돌거북도 다른 서원에서 보기 드물어 인상적입니다.

용머리는 용이 하늘을 오르듯 선비들의 학문 성취와 출세를 기원하고, 험상궂은 돌거북에는 화재나 도둑 등 나쁜 기운을 막으려는 염원을 실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건물을 둘러싼 낮은 흙담이 단아함을 뽐내는데, 이 담장마저도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암키와와 수막새, 그리고 흙을 이용해 담을 쌓았는데, 음과 양의 조화를 구현했습니다.

특히 마루 아래 기단은 독특한 구조입니다.

4각, 6각 심지어 12각의 돌을 맞춰 기단을 쌓았는데, 전국의 한훤당 선생 제자들이 스승을 추모하기 위해 돌을 보내 쌓았습니다.

[우순자 / 도동서원 관광해설사 : 다른 서원과 달리 조각보처럼 또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퍼즐처럼 짜 맞추어 놨어요. 그래서 막 쌓는 것보다 더 견고하다고 할 수 있겠죠.]

중정당 뒤의 사당에는 한훤당 선생과 서원 건립을 이끈 외증손 한강 정구 선생의 위패를 모셨습니다.

사당 안에는 창건 당시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도 시선을 끕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변 경관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또, 이 담장과 같이 의미를 담은 독특한 구조물이 많다는 점에서, 도동 서원은 한국 서원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YTN 박종혁[johnpark@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