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로 전락한 농촌체험마을 '혈세 낭비'

흉물로 전락한 농촌체험마을 '혈세 낭비'

2019.07.15. 오전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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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농조합법인의 횡령 의혹 등 주민 갈등으로 문을 연 지 3년 만에 운영이 중단된 농촌체험마을이 있습니다.

반년 넘게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데, 국민 혈세 수십억 원이 투입된 곳입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문을 연 충남 부여의 한 농촌체험마을입니다.

성수기를 앞두고 단장을 마쳤어야 할 물놀이장은 그대로 방치돼 있고, 카페도 문을 닫았습니다.

숙박시설 등 건물은 온통 거미줄 천지입니다.

지난해 말 운영을 맡고 있던 영농조합법인에서 출자금 배임과 횡령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운영이 중단된 겁니다.

반년 넘게 관리가 안 되면서 외부 곳곳은 이처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농촌 마을 개발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70억 원.

하지만 마을 주민들 간에 갈등이 여전한 데다 새로운 운영자 선정도 이뤄지지 못하면서 농촌체험마을 자체가 사실상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이재승 / 충남 부여군 석성면 : 답답하죠. 동네 한가운데 있는데…. 7, 8월에 성수기인데…. 돈은 나랏돈을 부었다는데 저런 상태로 놔둔다는 게 저희 주민들이 이해할 수가 없죠.]

사업의 관리주체인 자치단체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7개 마을 주민들이 주도한 사업이다 보니 주민들 간 갈등 봉합이 우선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상석 / 충남 부여군 마을공동체팀장 : 아픔이라는 게 한 번에 일시에 다 해소되는 게 아니고…. 강하게 빨리빨리 하라고 할 수는 없고, 서서히 올 연말까지 계획을 잡고 재운영을 준비 중입니다.]

농어촌 지역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 증대를 위해 투입되는 국민 혈세는 올해만 1조 3천억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횡령 의혹이 제기되고 주민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귀한 세금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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