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포 개 시장' 60년 역사에 마침표

부산 '구포 개 시장' 60년 역사에 마침표

2019.07.01.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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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3대 식용견 시장으로 꼽히는 부산 구포 개 시장이 폐업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개 식용 반대 여론과 함께 동물 학대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곳인데 지자체의 지원 약속과 상인들의 결단 끝에 60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이동식 우리에 실린 개들이 시장 밖으로 잇달아 옮겨집니다.

트럭에 빼곡히 실린 개들은 도축을 앞두고 있었지만, 시장이 폐업 절차에 들어가면서 85마리가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김나라 / 국제동물보호단체 활동가 : 한국에서 입양을 시도해보고, 안 되면 해외입양을 보낼 예정이에요.]

식용으로 갇혀있던 개들이 구조된 건 부산 구포시장의 상인들이 더는 도축과 유통을 하지 않기로 지자체와 협약을 맺으면서 이뤄졌습니다.

6.25 전쟁 이후 구포시장 한쪽에 들어선 개 시장은 한때 1백 곳이 넘는 가게가 영업할 정도로 번창했지만, 식용 반대 여론과 함께 학대 논란에 휩싸이며 급격히 쇠락했습니다.

2년 전 시장에서 탈출한 개가 다시 끌려 들어가는 영상이 SNS에 퍼지며 논란에 불이 붙었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10여 곳의 가게는 60년 역사를 끝으로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박용순 / 부산 구포시장 가축지회장 : 도심 한복판이기 때문에 부산시와 북구의 발전을 위해서 개 시장 상인들이 과감한 결정을 내려 감사히 생각합니다.]

부산 구포시장의 식용견 도축은 오늘부터 모두 중단됐습니다.

개 시장 상인들의 폐업은 지자체의 지원 약속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상인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업종을 바꾼 상인들이 다시 장사할 공간도 마련해주기로 했습니다.

[정명희 / 부산 북구청장 : 반려견 쉼터, 복지센터, 카페 이런 부분과 함께 반려견 복지와 문화가 함께 있는 거리로 만들 예정입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다른 지역의 개 시장들도 문을 닫아야 한다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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