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청년 배전공의 추락사...안전장비 불량 논란

30대 청년 배전공의 추락사...안전장비 불량 논란

2019.05.24. 오전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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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선 공사를 하던 30대 청년이 전신주에서 추락해 사경을 헤매다 숨졌습니다.

한전이 공사를 맡긴 외주협력업체의 직원이었는데요.

동료와 유가족은 안전 장비 불량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일, 강원도 인제군 전선 설치 공사 현장.

한전 외주 협력업체 직원인 31살 송현준 씨가 작업 도중 전신주에서 갑자기 떨어졌습니다.

전선 설치 작업을 하던 송 씨는 전봇대 아래로 바로 추락하며 머리와 다리를 다쳤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결국, 2주 만에 숨졌습니다.

유가족과 현장 동료들은 안전 장비가 불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신주에 연결하는 안전줄과 노동자의 벨트를 묶는 안전 장비가 서로 다른 회사 제품으로 짝이 맞지 않았고, 지속적인 교체 요구도 회사 측이 뭉갰다는 겁니다.

[회사 동료 (사고 목격자) : 걔(현준이)는 요 상태로 걸리는 거예요. 요 상태로. 이렇게 된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면 쑥 빠지잖아요 뚝 떨어지잖아요. 너 이러다 큰일 난다. 전신주에서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고.]

회사 측은 YTN과의 통화에서 송 씨가 착용한 장비는 아무 문제가 없고, 결함이 있었다면 제조회사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송 씨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유가족은 송 씨의 평소 뜻에 따라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송 씨는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습니다.

유가족들은 하지만, 회사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전까지는 장례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송영준 / 송형준 씨 형 : 의혹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조금 경찰 조사도 하고 있고 동생 억울함도 풀어주고 싶어서…. 지금 계신 분(배전공)들이 굉장히 위험한 일을 하고 계셔요. 별다른 안전 장구도 없이 일하시는데 이거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

30대 청년 배전공의 갑작스러운 추락사,

그리고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안전 장비 불량 논란.

경찰은 송 씨 동료에 이어 회사 관계자와 감리단, 한전 관계자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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