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야 할 농사철인데..." 새까맣게 탄 농심

"바빠야 할 농사철인데..." 새까맣게 탄 농심

2019.04.07.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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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동해안을 휩쓴 이번 산불 피해는 농민들의 마음마저 할퀴었습니다.

바빠야 할 농사철이지만, 볍씨도 농기구도 모두 화마에 타 버린 피해 농민의 슬픔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대근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기자]
불이 시작된 강원도 고성군.

화마는 순식간에 온 마을을 삼켰습니다.

당장 볍씨 파종을 해야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이곳은 볍씨를 보관하던 장소입니다.

볍씨 틔우는 작업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불에 타버렸습니다.

한창 바빠야 할 농사철이지만, 농민들의 시름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탁창석 / 산불 피해 주민 : 농사를 짓기 위해서 벼 종자라든가 비료라든가 상토 흙이라든가 모든 게 다 전소 됐습니다. 정부에서 이런 종자대나 비료대 지원을 해서 농민들이 살 수 있게끔 도와줬으면….]

고성의 또 다른 피해 마을.

화마가 휩쓸면서 황량해진 축사엔 소 한 마리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등이 온통 까지고 그을린 채 가쁜 숨을 내쉽니다.

[김명만 / 산불 피해 주민 : 소가 저렇게 불에 타서 올해 참 힘들게 됐죠. 송아지 낳아서 (가계에) 많은 보탬이 됐는데 소가 저렇게 돼서 참 힘들게 됐죠.]

고성 산불에 이어 발생한 강릉 산불 피해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농기계는 물론, 비닐하우스까지 모두 타 뼈대만 남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최석천 / 산불 피해 주민 : 장비가 없으니 (농작물을) 심지 못하고 심는 거보다 지금 당장 내가 기거하고 있을 자리가 없는데…하.]

거센 화마로 농민들의 일상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습니다.

다시 평온했던 일상을 되찾기까지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내고 있습니다.

YTN 김대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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