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안각서 다시 써라"...태안화력, 입막음 시도

단독 "보안각서 다시 써라"...태안화력, 입막음 시도

2018.12.28. 오후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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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고로 태안화력발전소 내부의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 환경이 확인됐는데요.

최근 발전소 측이 보안각서를 다시 받으며 노동자들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6일 태안화력 1호기부터 8호기까지를 담당하는 하청업체가 전 직원에게 내린 업무지시서입니다.

사내 정보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한다며 다음 달 2일까지 보안 교육을 진행하라는 내용입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업무상 비밀과 관련된 사항이나 사진 등을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고, 보안각서도 작성했습니다.

각서 내용을 위반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태안화력 노동자 : 지금 인터뷰하는 것 자체도 두렵습니다. 보안각서대로 안 했을 경우에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5천만 원의 벌금을 낼 수도 있다는 식으로 교육을 받았거든요.]

한국서부발전은 1년에 한 번 출입증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출입증 재발급 신청과 관련된 보안각서는 이미 한 달 전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사망 사고 이후 위험하고 열악한 발전소 내부 영상이 공개되고 노동자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서부발전이 보안각서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안화력 노동자 : 11월에 저희가 작성을 이미 해서 올렸어요. 자기들 피해 올까 봐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의도 밖에 생각이 안 들죠. 아예 노동자들의 입을 막겠다는 이야기잖아요.]

업무지시서와 이번에 노동자들이 작성한 보안각서는 보안 교육 이후 폐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는 대전 고용노동청은 이번 사항에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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