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마지막 철새 축제

AI 때문에...마지막 철새 축제

2018.11.18. 오전 00:2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그렇게 반갑지는 않은, 날씨가 추워지면 등장하는 단어가 있죠.

조류 인플루엔자, AI.

최근 전라북도 정읍과 군산에서 잇따라 AI 항원이 검출되면서 비상이 걸렸는데 철새 축제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오점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올해로 15년째를 맞는 금강 철새 여행 축제.

3년 전부터 같이 금강을 끼고 있는 전라북도 군산시와 충청남도 서천군이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철새 축제가 시작되는 개막식 날.

보통 축제라면 떠들썩해야 하는데 관람객이 거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썰렁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야외에서 하던 개막식 행사도 실내로 옮겨져 치러졌습니다.

개막식 직전 간담회 자리에서 만난 행사 공동 개최 두 자치단체장의 입에선 조류 인플루엔자, AI를 원망하는 목소리만 반복됩니다.

[강임준 / 전북 군산시장 : 그놈의 AI가, 무슨 갑작스럽게 이걸… 이 좋은 철새 축제를 완전히 그냥 절단을 내놔 버리니까.]

[노박래 / 충남 서천군수 : 축제는 손님 오라고 해놓고 또 며칠 만에 막아 버리고 못 다니게 하고 굉장히 당혹스럽고요. 어렵게 하는 거죠.준비하는 쪽도 어렵게 하고 찾아오는 분들한테도 예의가 아니고.]

군산시는 당장 내년부터 이런 식의 철새 축제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AI 때문에 축제 참가자가 대폭 줄어든 데다가 축제 개최 자체에 대한 논란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서천군도 다른 방식의 철새 탐방 행사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손주형 / 군산대 생물학과 3학년 : 군산시청에서 같이 진행을 원해서 철새 축제에 와서 표본 전시를 같이하는 식이었는데 매년 와서 그래도 재밌게 하다 가는 것 같았는데 없어지면 좀 아쉬울 것 같아요.]

수백, 수천km를 날아와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해 겨울의 진객이라 불리던 철새떼.

이제는 탐방 축제마저 없어지는 미운 철새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