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동일 일련번호 위조지폐 전국 곳곳 발견

[취재N팩트] 동일 일련번호 위조지폐 전국 곳곳 발견

2017.04.14. 오전 12: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지난달 초 강원도에서 만 원권 위조지폐가 잇따라 유통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게 특정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같은 일련번호의 위조지폐 수십 장이 발견됐습니다.

이 사건 취재한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성욱 기자!

발견된 위조지폐 일련번호가 모두 같다고요?

[기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만 원권입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지폐가 문제의 위조지폐인데요.

지갑에서 한번 잘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일련번호가 JC 7984541 D 인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에는 각각의 고유번호가 지폐 앞면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에 새겨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일련번호가 같다는 것은 한 장을 여러 장으로 위조한 겁니다.

만졌을 때 정상 지폐와 재질이 다르다는 게 확인될 정도로 정교하지는 않지만, 일반 지폐와 섞여 있으면 구분을 하기 어렵습니다.

발견된 위조지폐를 보면 지폐 좌측 공간에 숨은 초상화가 보이지 않고, 은박으로 돼 있는 홀로그램도 색이 어둡습니다.

구체적인 위조지폐 구분법은 잠시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앵커]
이 위조지폐가 어디에서 얼마나 발견된 건가요?

[기자]
지난해 말 강원도 춘천 한 전통 시장에서 처음 신고됐습니다.

지폐를 받은 상인도 당시에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은행에 입금하는 과정에서 알았다고 합니다.

올해 초까지 같은 일련번호의 위조지폐가 춘천에서만 3장이 더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위조지폐 발견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저희 YTN으로 추가 제보가 이어졌고 확인을 해보니 그 수가 상당했습니다.

전국 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건수가 33건에 70여 장이나 됐습니다.

모두 같은 일련번호의 위조지폐였습니다.

[앵커]
위조지폐가 주로 사용된 곳이 있다고요? 이번 범행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자]
범인은 위조지폐를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주로 사용했습니다.

강원도 춘천과 횡성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도, 전라도와 경상도, 심지어 제주도에서도 나왔는데, 대부분 전통시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인파가 몰리고 현금 거래가 대부분인 전통시장의 특징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많아 누가 언제 지폐를 냈는지 확인이 어렵습니다.

누군가 대량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어 계획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경찰도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위조지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기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고 유통하는 만 원권이다 보니 아직 신고되지 않은 위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나 많은 위조지폐를 만들어서 사용했는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최근까지 국과수에 감식의뢰가 들어온 게 70여 장인데요.

취재 중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 범인이 안 잡혔고 계속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는 겁니다.

또, 국과수에 감식 의뢰가 들어오지 않고 경찰서에 보관 중인 위조지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위조지폐인 줄 모르고 사용되고 있는 가짜 돈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위조지폐 구분하는 방법을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화폐 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지폐 위조방지장치는 홀로그램과, 숨은 그림, 숨은 은선과 막대 등 13가지입니다.

쉽게 확인 가능한 방법은 기울였을 때 지폐 앞면의 왼쪽에 숨은 초상화가 보이지 않으면 위조지폐입니다.

은색 홀로그램에 한반도 지도와 태극 문양을 위조지폐에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구별법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위조지폐 확인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눈으로 식별이 어려울 때 손으로 구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나성오 / 한국은행 강원본부 : 손을 이용해서 그림이나 글자를 만져 보면 됩니다. 앞면이나 뒷면, 만 원권에는 혼천의 그림이 있는데요. 위조지폐 같은 경우는 오돌토돌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앵커]
매년 위조지폐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위조지폐를 만들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말씀해주시죠?

[기자]
위조지폐 범죄는 지난 2012년 265건에 달했는데, 매년 감소해 지난해는 72건으로 줄었습니다.

발생 건수가 감소하긴 했지만, 지난해에만 1,300장이 넘는 위조지폐가 발견됐습니다.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너무나 쉽게 위조지폐를 만드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위조지폐 방지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호기심이라도 위조지폐를 만드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화폐 위·변조는 징역 2년 이상의 중 범죄입니다.

직접 만들지 않았더라도, 위변조된 지폐라는 것을 알고 사용하면 징역 2년 이하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습니다.

위조지폐로 의심되는 돈을 발견하면 경찰서에 신고부터 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