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mm 극한 호우'에 터널이 능사?..."대피 체계부터"

'140mm 극한 호우'에 터널이 능사?..."대피 체계부터"

2025.10.04. 오전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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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봄과 여름의 기상현상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살피는 연속 보도, 오늘은 두 번째로 극한 호우를 들여다봅니다.

올해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15차례나 내렸지만, 도심의 배수 시설은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땅속 깊이 빗물 수십만 톤을 저장할 수 있는 '대심도 터널'이 해법으로 떠올랐는데, 이것으로 괜찮을까요?

장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년 전, 서울 강남이 물에 잠겨 사망자까지 발생했던 시간당 140mm 폭우.

500년 빈도의 이례적인 비였는데, 올해는 전국에 이런 비가 네 차례나 쏟아졌습니다.

현재 서울의 배수 한계 용량은 시간당 60∼95mm 수준입니다.

서울시는 이걸 110mm로 높이겠다며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에 지하 4~50m 깊이 대심도 터널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음 달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가는 강남역 구간에만 사업비 5천억여 원이 투입됩니다.

하지만 대심도 빗물 터널이 2030년 계획대로 완공되고 문제없이 유지·관리가 된다 해도, 용량 이상 비가 오면 넘칩니다.

해마다 강도가 심해지는 극한 호우에 맞춰 터널을 무한정 넓힐 수도 없습니다.

[김동언 /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 : (2022년) 그 이상의 강우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이 만능이다, 이것만 설치를 하면 강남역 침수는 완전히 해소된다, 그건 거짓말이죠.]

다른 나라의 경우 도시를 아예 옮기거나, 물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위쿵젠 / 투렌스케이프 디자인연구소 설립자 : 스펀지 도시라는 개념은 (강에) 회복력을 주는 것입니다. 터널 밑으로 물을 흐르게 하거나 홍수 때 물을 퍼내는 일은 쓸모가 없습니다. 실패할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입니다.]

이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갈수록 예측 불가한 집중호우에 침수가 불가피하다는 걸 인정하고 보다 빨리 대피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겁니다.

시민 개개인이 우리 집은 언제 얼마나 잠길지, 어디로 대피할지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촘촘하게 정리하고 교육하는 게 필요합니다.

[김형준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수석연구원 : (현재의) 호우특보라든가, 하천 홍수특보 같은 경우에는 국민 생활 공간하고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정보입니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고속 도시 침수 예측 기술은 10분 내에 6시간에 대한 도시 침수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극한호우를 상수로 둔 침수 대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영상기자: 이수연
디자인: 정은옥


YTN 장아영 (jay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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