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공기' 덮은 한반도..."이번 주도 펄펄 끓는다"

'열 공기' 덮은 한반도..."이번 주도 펄펄 끓는다"

2025.07.07. 오후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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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세나 앵커
■ 출연 :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연일 전국을 덮친 폭염의 원인과 전망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올해 서울의 첫 폭염경보가 지난해보다 18일이나 빠르다고요?

[기자]
오늘 오전 10시부터 서울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지난주 월요일이죠, 6월 30일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 일주일 만에 경보로 격상된 건데요.

지난해 서울의 첫 폭염경보는 7월 25일이었지만, 올해는 18일이나 앞당겨졌습니다.

[앵커]
올해 폭염특보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빨리 내려진 것 같네요?

[기자]
먼저 올해 폭염특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폭염특보는 지난달 27일, 남부지방부터 본격적으로 내려지기 시작했는데요.

하루 만에 영남 일부 지역은 폭염경보로 격상됐고, 주의보가 점차 중부로 확대되더니, 7월 2일에는 강원 산간과 제주 한라산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요,

지난해 산간과 고지대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시점은 7월 25일이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23일이나 빠른 7월 2일이었습니다.

[앵커]
밤 더위도 만만치 않던데, 열대야도 계속되고 있죠?

[기자]
지난 밤사이에도 강릉은 최저기온이 30.8도로, 지난 2일에 이어서 올해 세 번째로 초열대야가 관측됐고요.

서울은 지난 6월 29일 이후 8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습니다.

서울과 강릉뿐 아니라 대전과 광주, 대구, 제주 등 전국 30여 곳에서도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앵커]
어제는 동쪽이 40도에 가까웠고, 오늘도 기온이 상당히 높은데요. 이렇게 일찍부터 더운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기도 화면 보실까요?

상층 5km 부근 일기도입니다.

이 붉은 곳이 북태평양 고기압인데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건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부가 아니라, 남동쪽에 있는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입니다.

고기압은 딱딱한 물질이 아니라 반죽처럼 늘어나고 부드러운 공기 덩어리입니다. 태풍이 스치며 반죽 일부가 떨어져 나온 상황인 건데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는 그 공기 반죽에 덮여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주는 서쪽이 펄펄 끓는다던데, 지금도 더운데, 얼마나 더 더워지는 건가요?

[기자]
오늘 서울 낮 기온이 32도 안팎입니다.

조금 전에 보여드렸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뜨겁고 습한 남서풍이 계속해서 불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 밀양이 39도를 넘는 등 지금까지는 남서풍의 영향으로 영남과 동해안 등 태백산맥 동쪽이 더웠다면, 내일은 바람의 방향이 동풍으로 바뀌면서 서쪽 지역의 기온이 크게 오르겠습니다.

기온 그래프 보실까요?

서울의 낮 기온은 지금까지 30∼32도 수준으로 비교적 덜 더웠는데요.

내일과 모레는 36도까지 올라 지난해 가장 더웠던 날인 8월 13일에 기록한 36.4도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남쪽에서 북상 중인 4호 태풍이 더위를 부채질한다는 말도 있던데요?

[기자]
태풍은 큰 소용돌이이기 때문에 보통은 태풍이 북상하면 남쪽의 뜨겁고 습한 수증기를 몰고 와서 더위를 부추기곤 합니다.

태풍 예상 경로 화면 보실까요?

이번 태풍 역시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예상 경로를 보면 중국 내륙으로 상륙하면서 약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강도 자체가 약하고 경로도 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인데요,

태풍의 영향을 받으면 직격타를 받는 남부는 35∼36도가 기본인데, 이번 주 후반은 동풍으로 서쪽 기온만 높고, 영남 동해안은 30도 이하로 예보돼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 주를 포함해서 당분간은 폭염이 이어진다고 보면 되는 걸까요?

[기자]
우선 기상청은 다음 주까지도 대부분 지역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다만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는 태풍의 씨앗인 열대 요란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서요.

일부 수치예측 모델은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을, 또 다른 모델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을 모의하고 있어서 아직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가 매우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앵커]
벌써 이렇게 더워서 기록적인 더위로 유명한 1994년, 2018년, 2024년을 넘어설 거란 우려도 나오는데요. 올해 정말 최악의 폭염이 될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2018년에는 홍천이 무려 41도까지 치솟았고, 서울도 39.6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들은 대부분 8월에 나왔는데요.

올해는 아직 7월 초임에도 오늘은 밀양이 39도를 넘었고, 어제 삼척과 강릉, 울진이 39도에 육박했습니다.

게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대로 확장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고기압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견고해진 채 우리나라로 확장하면 폭염과 열대야가 더 강해지고 장기화할 가능성, 충분히 있습니다.

[앵커]
계속되는 폭염에다 비도 자주 오지 않는데, 이렇게 되면 가뭄 우려도 커질 수 있나요?

[기자]
이례적으로 짧았던 장마에 더해 폭염이 일찍 시작되면서 여름철 가뭄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화면 보실까요?

현재 우리나라 가뭄 지수입니다.

파란색이 약한 가뭄, 노란색은 보통 가뭄, 주황색은 심한 가뭄을 나타내는데요.

주로 중부와 영남, 제주도를 중심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주 장마가 시작됐던 6월 12일부터 지금까지의 누적 강수량을 살펴보면요.

제주 산간에는 4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린 곳도 있지만,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들은 강수량이 50mm에도 못 미치는 곳이 많습니다.

아직 가뭄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여름에도 국지적으로 비가 오겠지만, 이대로라면 곳곳에서 여름 가뭄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비 얘기도 해보겠습니다.

장마는 완전히 끝난 건가요?

[기자]
기상청에서 지난주에 제주와 남부지방의 장마가 끝났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제주는 6월 26일, 남부는 7월 1일에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다만, 정체전선이 북한 부근에 머물고 있고, 여전히 변동성이 큰 만큼, 중부지방은 아직 장마 종료를 발표하지 않았는데요.

당분간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맛비 대신에 곳곳에 일시적으로 한두 차례 소나기만 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올여름 장마가 길 거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렇게 짧게 끝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올해는 제주 장마가 15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록입니다.

올여름 장마가 빨리 끝났던 건, 태풍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들리면서 정체전선을 빠르게 밀어 올렸기 때문인데요.

사실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올여름 장마가 길어질 거라는 이야기가 퍼졌었는데요.

기상청에서는 공식적으로 여름 장마 기간 예보를 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퍼진 건, 장마의 평년 기준을 얘기하는 건데요.

평년 장마 기간은 29일에서 39일이지만, 가장 길었을 때는 54일, 짧을 때는 6일로 기간이 매년 다릅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는 장마철 같은 폭우는 없다고 봐도 되나요?

[기자]
절대 아닙니다.

정체전선에 의해서 내리는 비가 아닌 거지, 여름철에는 언제든지 국지적으로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질 수 있는데요.

지난해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 16회 중 7번은 장마철이 아니었고요,

2022년 서울에 쏟아졌던 기록적인 폭우도 8월, 장마철이 아니었습니다.

여름철에는 태풍이나 저기압의 영향으로 언제든지 강한 비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장마가 끝났다고 해서 호우 피해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민경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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