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550mm, 충청에 250mm...'물 폭탄' 원인과 전망은?

수도권에 550mm, 충청에 250mm...'물 폭탄' 원인과 전망은?

2022.08.10. 오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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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에는 사흘간 최고 550mm의 폭우가 쏟아진 뒤 잠시 비가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충청권에 250mm 이상의 국지성 호우가 예고됐습니다.

태풍이 왔을 때도 보기 힘든 이례적인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폭우의 원인과 전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화생활과학부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115년 만의 서울 호우를 비롯해 사흘간 수도권에 내린 비가 최고 500mm를 넘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은 지난 8일, 시간당 1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115년 만의 호우가 기록됐죠

동작구에 밤 9시 50분부터 한 시간 동안 141.5mm의 비가 내렸는데. 이 정도의 비는 사실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시간당 50mm의 비만 내려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150mm에 육박하는 비라면 강한 폭포수 안에 들어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곳곳에 시간당 100mm 안팎의 비가 관측됐습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 읍으로 총 강우량이 무려 546mm입니다.

경기도 양평이 532.5mm, 서울 동작구에서도 525mm의 폭우가 기록됐습니다.

특히 서울 동작구의 경우 115년 만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던 지난 8일, 하루 동안 내린 비의 양이 무려 381.5mm로 관측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보통 약 한 달의 장마 기간 중부 지방의 평균 강수량이 378mm 정도인데, 서울에는 장마철 내릴 비가 하루에 쏟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제는 이런 강력한 호우가 충청도에 예고돼 걱정입니다.

모레까지 250mm의 많은 비가 내린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부터 모레까지는 충청도가 비구름의 통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레이더 모습부터 보실까요?

동서로 길게 만들어진 비구름이 충청과 경북 지역에 걸쳐져 있습니다.

수도권에 머물던 정체전선이 조금 남하한 건데요, 지난 밤사이 북쪽 찬 공기가 더 강하게 내려오면서 정체전선을 더 남쪽으로 밀어낸 겁니다.

낮에는 이렇게 비구름이 조금 퍼지는 모습이지만, 밤이 되면 남쪽 더운 공기와 북쪽 찬 공기가 만나 비구름이 좁은 지역에 더 강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충청과 전북 북부, 경북 북부 등 비구름이 지나는 곳에는 시간당 50~100mm의 야행성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모레까지 충청과 전북 지역에 최고 25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고, 강원 남부와 경기 남부, 전남 북부에도 100mm가 넘는 비가 예상됩니다.

서울 등 수도권은 오늘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내일은 20~80mm 정도의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앵커]
이렇게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남쪽에 자리 잡은 뜨거운 공기가 강하게 맞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계신 분들은 지난 밤사이에 공기가 무척 선선해진 걸 느끼셨을 텐데요,

여름철에 보기 힘든 상층 찬 공기가 수도권까지 내려온 겁니다.

이렇게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는 강한 비구름이 발달하게 됩니다.

특히 밤이 되면 온도 차가 더 심해져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면서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붓습니다.

이른바 야행성 폭우가 되는 것입니다.

[앵커]
서울은 잠시 비가 그쳤는데 또 많은 비가 올까 걱정입니다.

앞으로의 비는 언제, 어디에, 얼마나 내릴까요?

[기자]
비구름을 몰고 다니는 것은 정체전선인데요,

이 정체전선이 오늘 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내일은 충청권의 비가 수도권과 영서 남부, 그리고 전남과 경남까지 확산합니다.

이어 금요일에는 정체전선의 축이 아예 남부지방으로 남하랄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과 휴일에는 정체전선이 약화하면서 잠시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지적인 비는 이어지겠고요,

다음 주 화요일부터 다시 정체전선이 강하게 형성돼 중부부터 남부로 이동하며 폭우를 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럼 이번 비가 언제까지 지속하나요? 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다음 주까지는 비가 지역을 옮겨 다니며 내리는 게릴라 호우가 이어집니다.

특히 다음 주에는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이 있어 걱정이 큰데요,

태풍이 우리나라로 올라오지는 않아도 정체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할 경우 이번보다 더 강한 폭우가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건 산사태입니다.

중부 지방은 산사태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인데,

지금 화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산사태 경보와 주의보도 발령 중입니다.

경보는 토양의 수분 함유율이 100%, 주의보는 약 80%에 달하는 곳입니다.

비가 한 번 더 쏟아지면 바로 토사가 흘러내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앵커]
이례적인 이번 비가 지나고 나면 무더위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앞서 서울에 찬 공기가 밀려왔다고 말씀드렸죠?

이렇게 상층부터 찬 공기가 자리 잡으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음 주까지 비가 이어지고 나면 이제 열대야는 사라지고, 낮 기온도 35도보다는 33도 정도로 낮아지면서 가장 더운 시기는 지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YTN 정혜윤 (jh03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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