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이래 가장 일찍 핀 벚꽃...생태계 교란 우려

관측 이래 가장 일찍 핀 벚꽃...생태계 교란 우려

2021.03.26. 오후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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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진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정혜윤 / 문화생활과학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서울 벚꽃이 관측 이후 99년 만에, 거의 100년 만에 가장 일찍 개화했습니다. 낮기온이 20도까지 오를 정도로 따뜻한 날씨가 그 원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계속 오르면서 봄꽃의 개화도 점점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정혜윤 기자. 요즘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잖아요. 그래서 벚꽃이 빨리 핀 건데 100년 만에 가장 일찍 핀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서울은 그러니까 24일, 그제였습니다. 공식적으로 벚꽃이 개화를 했습니다. 서울의 벚꽃, 그러니까 지금 화면을 보시겠습니까? 서울의 벚꽃은 지금 보시는 화면이 기상관측소 화면입니다. 표준 관측목이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데요. 기상관측소에 있는 왕벚나무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관측목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의 벚꽃이 피게 되면 서울 벚꽃 공식 개화가 선언이 됩니다. 보통 서울 벚꽃은 4월 초부터 피기 시작을 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올해처럼 3월 하순부터 4월 초에 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3월 24일에 올해 개화를 했잖아요. 3월 24일에 이렇게 피기 시작한 것은 1922년에 서울에 벚꽃이 관측이 되기 시작했는데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99년 만에 가장 빨리 벚꽃이 개화를 한 겁니다.

[앵커]
이렇게 벚꽂이 핀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는데요. 올해가 역대급 기록이기는 하지만 점점 더 봄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본다면 평년의 벚꽃 개화일이 4월 7일입니다. 올해는 무려 17일이나 빨랐는데요. 지난해에는 3월 27일에 벚꽃이 폈습니다. 지난해 기록도 역대 가장 빠른 기록이었습니다. 올해 지난해보다 사흘가량 일찍 피면서 이 기록이 그러니까 1년 만에 경신이 된 거고요. 1980년대에 비해서 2010년대 봄꽃이 전반적인 개화일이 4일에서 20일 정도 빨라진 것으로 지금 조사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꽃이 빨리 피는 이유는 기온이 많이 올랐기 때문 아닙니까? 얼마나 빨리 기온이 오르고 있는 겁니까?

[기자]
실제로 기상청에서 새로운 기후 평년값이 지금 나왔는데요. 그 기록을 저희가 그래픽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픽을 보시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1991년에서 2020년 새로운 평년값이 나왔는데요. 왼쪽 값입니다. 평년 기온이 이전 평년값, 그러니까 1981년부터 2010년보다는 약 0.3도나 높습니다. 그리고 계절 변화를 좀 보시면 봄과 여름은 이전보다 각각 4일이나 길어졌고요. 그리고 가을과 겨울은 하루와 또 7일이 짧아진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겨울이 상당히 짧아졌다는 이유는 봄이 빨리 온다라고 볼 수도 있는 거죠?

[기자]
여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온난화가 뚜렷이 보인다고도 할 수 있죠.

[앵커]
원래는 봄꽃이라고 하면 개나리랑 진달래가 먼저 피고 그다음에 벚꽃을 볼 수 있는 양상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요새는 동시에 피는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원래대로라면 개나리와 진달래가 핀 뒤에 그 다음에 벚꽃이 피는 순서로... 보이고 있죠.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봄꽃 개화가 뒤죽박죽이거나 혹은 동시 개화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개나리가 핀 뒤에 30일가량 지나서야 벚꽂이 개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에서 2010년 사이에는 그 기간이 약 21일 정도 짧아졌고요. 그리고 2010년 이후부터는 그 간격이 일주일 간격으로 더 좁혀졌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온난화 경향이 더 심해지면서 동시에 봄꽃이 개화를 하거나 오히려 개나리보다 벚꽃이 더 먼저 피고 지는 그런 봄꽃 개화 순서가 혼동을 빚는 그런 현상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혼돈의 봄꽃은 단지 봄꽃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태계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칩은 3월 초지만 겨울잠에서 일찍 깬 개구리의 알이 2월 초반에 발견이 된다든지 그리고 봄꽂이 너무 빨리 피고 짐에 따라서 벌이 꽃가루를 제때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봄꽃 개화 시기의 변동폭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들이 멸종이 된다거나 혹은 생물의 다양성이 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보이는 저 저 벚꽃은 언제 찍은 화면입니까? 올해 찍은 건 아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작년에 찍었던 봄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잖아요. 그러니까 가고 싶어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실은 벚꽃이 100년 만에 일찍 찾아왔는데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서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취소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에도 벚꽃이 개화하면서 본격적인 벚꽃의 향연이 시작이 됐죠. 현재 서울뿐 아니라 제주도와 경남 하동 쌍계사 그리고 진해 여자천, 부산과 청주 무심천변 등에서도 벚꽃이 예년보다 일주일가량이나 보름 정도나일찍 개화를 해서 정말 그야말로 아름다움을 뽐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봄꽃 축제는 대부분 취소가 됐는데요.

벚꽃 도시로 유명한 경남 진해를 비롯해서 경북 경주와 충남 서산 등은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전면 축제를 취소하고 봄꽃 거리두기를 2년째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다만 서울 여의도의 봄꽃 축제의 경우는 온라인 축제와 더불어서 추첨제를 통해서 벚꽃 관람객을 제한적으로 허용을 하기로 했는데요. 영등포구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음 달 1일부터 추첨제를 시작합니다. 일단 신청을 하신 후에 5일에서 11일까지 추첨을 해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시간 반 간격으로 7차례 진행을 하게 되는데요. 한 번에 행사 관계자를 포함해서 99명이 참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일단 7일 동안 진행이 되기 때문에 최대 3500명 정도가 감상을 하실 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또 중요한 것은 1인당 최대 3명의 동반인이 벚꽃을 관람을 하실 수가 있는데 한 분이 최대 3명을 신청을 하실 때 기입을 하실 수도록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최대 99명까지 참여를 하실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벚꽃이 일찍 펴서 좋기는 한데요.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 정말 심각하니까 가능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게 좋고 또 동네 주변에 꽃들이 핀 곳도 있으니까 거기를 다녀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벚꽃 일찍 개화했다는 소식, 정혜윤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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