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포커스] 11호 태풍 또 오나..."태풍의 길목 한반도?"

[나이트포커스] 11호 태풍 또 오나..."태풍의 길목 한반도?"

2020.09.07.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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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 이수곤 전 시립대 교수 / 홍민기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처럼 태풍 하이선. 한반도 곳곳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전문가, 또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태풍의 특징과 피해 상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또 그리고 홍민기 사회부 기자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홍 기자, 이번 태풍이 지금 현재 어디 있는 거죠? 완전히 일단은 빠져나갔고 소멸 단계에 있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풍 하이선은 오늘 오전 9시쯤 울산 남쪽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이후 동해 해안가를 따라서 시속 38km 정도의 속도로 북진했는데요.

상륙 4시간 반만인 오후 1시 반쯤 강릉 앞바다로 빠져나갔습니다. 조금 전인 밤 9시쯤 함경북도 청진 남서쪽 140km 육상 부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서 현재는 완전히 소멸했습니다.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오늘 오후 5시부로 전국의 태풍 특보도 모두 해제됐습니다.

[앵커]
온대저기압으로 변했다고 해서 완전히 태풍이 사라졌다, 이 말이 아닙니다. 여전히 바람과 비는 내리는 상황인데 제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도 비가 많이 오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영향은 아직 있는 건가요?

[김승배]
그렇습니다. 태풍의 커트라인 밑으로 떨어졌거든요, 풍속이. 중심부근에서 초속 17m 이하로 불면, 만약에 16m로 불면 태풍으로 끝났다 이렇게 말하기 때문에 그런 공기의 변화가 태풍이 완전히 사라져서 공기가 잔잔해진 건 결코 아니죠.

지금 북한 쪽에 있는데 이 정도의 온대저기압이면 태풍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바람이 불고 비를 내리게 하는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이 비는 양은 많지 않지만 내일 오전까지는 중부지방, 북한 가까운 쪽에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의 본류는 다 우리나라를 지나갔고 그 뒤, 그러니까 이게 파동이 있기 때문에 그 뒷바람들, 뒷힘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비가 오는 것도 결국은 태풍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김승배]
그러니까 끝물이죠. 그러니까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고 태풍이 몰고 온 그런 비구름대니까 엄밀히 따지면 태풍의 접근부터 소멸까지 본다면 지금도 온대성저기압으로, 아까 저녁 9시경에 바뀌었거든요.

그러니까 태풍이 아닌 온대저기압. 결국 원인은 태풍이기 때문에 그렇게 분석이 됩니다.

[앵커]
이제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피해상황들을... 복구가 가장 중요할 텐데요. 현재까지 정리된 피해상황을 살펴볼까요?

[기자]
먼저 인명피해부터 종합해 보면 이번 태풍으로 지금까지 2명이 실종됐고 5명이 다쳤습니다. 강원도 삼척 신기면에서는 오늘 오전 11시 20분쯤 4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요.

석회석 채굴을 한 뒤 철수하던 중 불어난 하천에 도로가 유실되는 바람에 배수로에 빠져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경북 울진에서는60살 남성이 트랙터를 타고 가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오늘 19시 반 현재, 전국 주택 47세대에서 모두 7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또 7만5천 세대에 정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행정안전부는 오늘 저녁 6시에 모두 복구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농작물 3500헥타르가 침수됐고 또 100채 넘는 주택에도 물이 들어차는 등 사유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80곳 넘는 도로가 침수됐고 가로수도 320그루가 넘어지는 등 공공시설 피해도 있었는데요. 또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2호기와 3호기의 터빈발전기 2기가 정지되기도 했는데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원전 외부 배전선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이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하고있고 방사능 유출 등 피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피해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안타깝게 인명사고도 있었고요. 종류가 다양합니다. 산사태도 있었고 침수피해도 있었고 원전이 정지되기도 했고요.

이 정도 피해상황이라면 태풍의 규모를 중심의 바람의 크기로도 볼 수 있지만 피해로도 볼 수 있을 텐데요. 어느 정도로 평가하시나요?

[김승배]
그렇습니다. 인명피해 1순위, 재산피해 1순위 이렇게 따지잖아요. 인명피해는 1959년도 태풍 사라, 물론 59년도의 사회적 기반이라는 건 지금과 비교할 때 아주 미약할 텐데요.

태풍 루사 때 5조 2000억 원, 이런 건데. 이 태풍 역시 기상현상의 종합세트죠. 강풍, 강한 바람, 많은 비, 해일. 그것에 따른 산사태, 도로 유실, 정전, 또 넘어지고 부러지고.

이런 종합적인 피해가 역시 태풍 때 나타나는데. 문제는 8호, 9호, 10호가 연달아 오면서 큰 피해가 났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8호, 9호, 10호가 연속으로 왔습니다. 저희가 그래픽으로 준비를 해 봤는데요. 8호 태풍 바비, 9호 마이삭, 10호 하이선. 일단 인명피해로 보면 바비 때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이삭에는 1명이 사망을 했고 부상이 3명 있었고요. 지금 하이선에서는 실종이 지금 나온 상태고요. 이재민으로 봐도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그런데 시설피해를 봤을 때 마이삭이 월등이 높았어요. 그렇다면 이게 왜 이렇게 마이삭에는 시설피해가 많이 났는지 이런 게 궁금합니다.

[김승배]
저 표를 보면서 87년도 태풍 셀마, 2000년도 태풍 쁘라삐룬,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등 굵직한 그런 태풍이 생각납니다.

저 피해 정도면 옛날 같으면 인명피해가 세 자리 숫자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제가, 일본 피해는 10명, 한 자릿수예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태풍이 올 때 언제나 저렇게 한 자릿수, 그런 인명피해가... 지금 바로 저게 달성이 됐거든요.

그만큼 국민들의 안전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고요. 모든 미디어가 다 태풍에 대해서 정보를 전달해 주고 있고 그동안 또 정부도 자연재난에 대한 대책을 했다고 보는데요.

저렇게 태풍에 따라서 어떤 건 비가 많이 오고... 이번 하이선은 비가 많이 왔거든요. 그것에 따른 피해. 마이삭과 하이선은 역시 해일 피해가 발생을 했습니다.

천문조와 기상조가 더해진 상태에서 강풍이 몰아닥치니까 그런 피해가 났고요. 8호 바비는 다행히 서해상으로 지나면서 동쪽이나 남해안 쪽의 그런 해일 피해는 조금 약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태풍 3개가 연달아 왔는데 피해 규모로 보면 절대 인명 피해에 대해서는 애도의 뜻을 표하지만 우리나라가 많은 태풍이 지나갔는데도 3개가 왔는데도 확실히 과거에 비해서는 줄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경로상 마이삭과 하이선... 좀 헷갈리는군요. 마이삭과 하이선이 비슷한 경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설물이 마이삭이 더 많습니다.

강풍 피해로 보이는데 바람에 따른 경로에 따른 차이일까요? 어떤 차이로 보십니까?

[김승배]
그렇습니다. 마이삭은 제주도 동쪽으로, 그러니까 거칠 것 없이 계속해서 우리나라 남해로 진출을 했고요. 하이선은 어디를 스쳤는데 어디냐면 일본 규슈였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게 마치 막아주는 역할을 했거든요. 1차 한 번 엄청난 피해를 거기에 줬거든요. 하이선이 접근할 때는 마이삭보다 더 강력하게 발달했습니다.

기상청 기준으로 초강력 태풍이었거든요. 태풍은 그 기준이 매우 강한 태풍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기록들을 보면 마이삭 때가 더 풍속이 강했거든요.

[앵커]
일본 규수를 지나면서 약해졌기 때문에 그럴 수 있군요.

[김승배]
마이선은 거칠 것 없이 그냥 접근을 했고요.

[앵커]
하이선은 지나치면서... 홍 기자, 지금 제보영상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제보영상을 통해서 당시 상황을 정리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이번에도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태풍 피해를 저희 YTN에 제보해 주셨는데요. 제보영상 살펴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부산에 사는 최혜림 씨가 보내준 영상입니다. 아침 8시쯤 남해고속도로 진출입로의 상황인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여기가 바로 과연 도로였나 싶을 정도로 도로 전체가 흙탕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입니다.

자동차 차체 절반이 물에 잠겨 있기도 하고 가드레일까지 토사 섞인 물이 가득 차오른 모습입니다. 실제로 승용차 한 대가 고립돼서 구조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급격히 내린 비에 토사가 쓸려 내려온 건데 부산 북부 광덕 물산 부근에서 일어난 산사태가 도로로 이어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산사태 피해도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시청자 이태민 님께서 보내주신 영상입니다. 보시면 도로 한쪽이 통제돼 있고 옆 산비탈에서는 누런 황토색 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터널 진입로의 모습인데요. 군위군 부계면 쪽으로 가는 방면인데 제보자에 따르면 차도 위에 바퀴가 물에 잠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당시 지나다니는 차는 별로 없어서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음은 부산의 파도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부산 영도구 오륙도 앞에 있는 방파제를 지금 보고 계신데요. 멀리 오륙도가 보이는 가운데 흰 물보라와 함께 방파제 위로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방파제는 평소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이 많이 다니던 일자 방파제인데요. 이 방파제 오른쪽 끝에 있는 등대를 볼 수 있는데 이 파도가 순간순간 이 등대를 덮칠 정도로 아주 높게 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시청자 윤용현 님께서 보내주신 영상입니다. 오늘 아침 울산 삼산동의 모습인데요. 왕복 8차선 도로와 인도까지, 곳곳에 노란색 외벽 파편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차량 통행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보시면 소방대원도 지금 출동해 있는 상황입니다. 워낙 도로 곳곳에 외벽 파편이 퍼져 있다 보니까 차량 통행도 상당히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또 처리하는 과정도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데요. 강한 바람에 부근 건물의 외벽 자재가 떨어지면서 도로 전체에 이 파편이 떨어진 겁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포항 죽도 시장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시청자 정승익 님께서 보내주셨는데요.

화면을 보면 시장 상가 건물 위에 강아지 두 마리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제보해 주신 말에 따르면 원래 건너편 5층짜리 건물 주인이 옥상에서 키우던 개인데 강풍에 개집이 떨어져 나오면서 10~20m 정도 떨어진 이 상가 건물 위로 개집이 떨어진 겁니다.

주민과 119구조대가 크레인을 동원해서 결국 강아지는 무사히 구출했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제보영상들 하나하나 정리해 주셨는데요. 이 영상들 같이 보면서 여쭤보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다시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첫 영상을 보면 침수된 도로가 보이거든요. 부산 지역입니다. 이게 해안가와 얼마나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단순히 비 때문일까요, 아니면 파도가 넘어오거나, 그러니까 해일의 피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승배]
저건 태풍이 남해안으로 접근할 때 누누이 주의를 당부했는데요. 만조시간에, 그러니까 강을 끼고 있는 저 경남지방의 수위가 높아져서 물이 나가는 곳을 막게 되면, 그러니까 바닷물이 더 높아지면 빗물이 나갈 수가 없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건 바닷물이 넘쳐 왔다기보다는 비가 많이 내렸는데 빠져나가지 못해서 그냥 갇힌 그런 상태라고 보입니다. [앵커] 지금 두 번째 영상을 보면 산사태 과정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토사만 흘려내린 것뿐만 아니라 비도 많이 온 것으로 보이거든요. 이 상황에서는 비가 이 산사태를 유발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승배]
그렇습니다. 비가 산사태를 유발했고요. 그다음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새로 만든 터널이 있지 않습니까? 결국은 산사태는 우리 인간이 산을 건드린 곳에서 반드시 발생을 합니다.

오래된 산 자체는 자연에 적응해서 저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데 전원주택을 짓는다거나 저렇게 도로를 낸다든가 이런 것들에서 어김없이 화면에서 보듯이 산사태가 발생했는데 역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앵커]
다음 영상을 보면 얼마나 파도가 강하게 쳤는지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영상인데요. 이게 일단 파도가 높은 것도 높은 거고 물의 수위가 높다고도 볼 수 있겠죠. 홍 기자, 이게 지금 어디죠?

[기자]
부산 영도 오륙도입니다.

[김승배]
그렇습니다. 지난 마이삭 때 1년 중 해수면 높이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에 해당이 됐는데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역시 해수면 높이가 높은 상태에서 열대저기압이 지나기 때문에.
고기압이 지나면 바닷물을 기압이 눌러주기 때문에 높지 않은데 천문조에 의해서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상태에서 플러스 태풍에 의해서 높아지는.

이때 초속 30~40m의 강풍이 불면 저런 파도가 치게 되고 방파제를 넘게 되거든요. 해일 플러스 월파현상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바람 말씀해 주셨는데요. 다음 제보영상을 보면 바람의 강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까요? 지금 보면 시설물들이 이렇게 날아가서 거리에 쌓여 있는데 이게 어떤 것인지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좀 어렵습니다.

시설 외벽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김승배]
2003년 태풍 매미 때 철근 쇳덩어리인 항구에 있는 크레인이 넘어갔거든요. 그때 제주도 고산에서 순간 최대 초속 60m의 바람이 불었거든요.

지금 저런 시설물, 그렇게 튼튼해 보이지 않는 시설물인데 이 태풍의 바람에 견딜 수 없는 그런 정도의 강한 바람이었다고 봅니다. 나무가 꺾이는 정도인데.

그래서 항상 우리가 시설물들을 설치할 때 이런 태풍에 대비한 그런 시설물 설치가 요구되고요. 그다음에 첨탑 있지 않습니까, 뾰족한.

그것 역시도 태풍에 많이 날아가기 때문에 하여간 우리나라 여름철에 이 정도의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걸 항상 시설물을 하시는 분들은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설치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 정도로 시설물이 날렸는데도 인명피해가 없다는 것, 시청자 여러분들, 국민들께서 밖에 나가면 안 되겠다는 걸 충분히 인지를 하셨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제 비 얘기를 해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내린 비를 조금 정리해 볼까요? 비가 많이 내린 편이었죠?

[김승배]
역시 태풍이 오면 남쪽에서 덥고 습한 공기를 몰고 오는데 한라산 부근이 500mm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다음에 강원도 영동 쪽에서 역시 300mm 이상 비가 내렸습니다.

태풍이 올 때 항상 한라산 부근은 많이 비가 옵니다. 마이삭 때는 1000mm가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또 남해안 지방, 그러니까 바다를 달려온 공기가 육지를 만나게 되면 역시 또 비구름이 더 발생하거든요.

그래서 한라산 부근, 지리산 부근, 또 이와 같이 동쪽으로 지나갈 때 습하고 차가운 동해바다의 공기를 강제로 태풍이 내륙으로 보내주거든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인데 그게 동해에서 부는 바람이다 그래서 동해풍이라고 하는데 이 동해풍이 불 때 백두대간에 부딪히면 많은 비가 옵니다.

2002년 태풍 루사 때 전라남도 여수 부근, 고흥 부근에 상륙해서 강릉으로 빠져나갔는데 그때 이러한 동해풍을 야기시켜서 강릉에 하루에 870.5mm, 역사적인 비가 내렸는데, 하루에.

1년에 우리나라에 1200~1400mm의 비가 내리는데 하루에 870.5mm가 내렸으니까 여러 가지...

[앵커]
1년에 내려야 되는 비가 그 시기에 거의 80~90% 내렸다는군요.

[김승배]
하루에 내렸다는 건 어마어마한 양이죠.

[앵커]
궁금한 부분은 보통 태풍을 이야기할 때 강풍 반경을 이야기를 하고 그다음에 중심기압 헥토파스칼을 이야기하고 비가 어느 정도 올지에 대해서는 집중을 잘 안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비가 많이 오고 적게 오고를 가늠할 수 있는지 궁금한데요.

[김승배]
그러니까 비 태풍이냐 바람 태풍이냐는 사실 사전에 알기는 좀 어렵고요. 지나가고 난 뒤에 ... 그런데 기본적으로 태풍이라고 하면 한 100~200mm 정도의 비를 전국적으로 내리게 하거든요.

거기에 지형적인 효과가 더해지는 한라산이라든가 지리산, 또는 강원도 영동 지방은 이번 같은 경우 300, 400mm 정도가 더해지는데, 태풍이라고 하는 게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중규모 스케일의 기상현상이기 때문에 태풍이 다가올 때 이게 비 태풍이냐, 바람 태풍이냐를 저는 바다에 있을 때부터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그런 날씨 현상입니다.

[앵커]
한 가지, 저희가 제보영상을 보여드리면서 만덕터널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말씀을 드리고 가겠습니다.

이게 그러니까 바다와는 거리가 있고 저지대 지역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약간 해일 피해라기보다는, 바다에 의한 피해라기보다는 저지대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김승배]
그러니까 특히 영남 지방의 낙동강물 그 근방에서 흐르는 물이 결국은 바다로 빠져야 되는데 이 만조 때와 태풍이 접근해서 많은 비가 올 때 만나게 되면 저런 정도의 비들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늘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는 그런 피해입니다.

[앵커]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산사태가 또 있었습니다. 산사태 영상도 저희가 봤는데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아파트 근처에. 이런 산사태도 마찬가지로 비, 바람 모든 것이 영향이 있었을까요?

[김승배]
그렇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는 장마 기간 동안에 비가 많이 내렸지 않습니까? 그래서 흙이 포함하고 있는 물 양이 지금 포화 상태인데 8호, 9호, 10호 계속해서 태풍으로 인한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상당히 지난 8월보다 지금이 더 흙이 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저러한 산사태가 지금 시점에서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그런 조건 속에 들어 있다고 보입니다.

[앵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산사태를 더 잘 유발할 수 있는 건가요?

[김승배]
강풍은 집도 무너뜨릴 정도의 강풍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상태에서 포화되지 않고 거의 흘러내리기 직전인데 강한 바람이 거기에다가 불어주면 힘을 가하면 그것도 산사태를 유발시키는 효과를 분명히 강한 바람이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이제 앞으로 태풍이 어떻게 될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갑니다. 지금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보면 검색어가 노을이에요. 그러니까 11호 태풍 노을, 이게 오지 않을까. 이게 또 걱정이거든요.

[김승배]
생기면 이름이 붙여질 텐데 우리가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미리 지어놓듯이 태풍은 미리 이름을 지어놓거든요, 순서대로. 그래서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 노을, 다음 순서.

하이선 다음 순서가 노을인데 노을이 마치 생긴 것처럼 막 그러더라고요.그런데 절대 그렇지는 않고요. 우리 인간의 머리로, 저의 머리로 앞으로 일주일 뒤에 태풍이 생길까?

예측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슈퍼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서 한 열흘 정도의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를 보고 말하는 건데 그 사이에 다행히 10호 이후에 10일 이내에서는 태풍이 바로 생기지 않는 것으로 슈퍼컴퓨터가 지금 모의하고 있거든요.

그걸 보면 그럴 것 같고요. 그렇다고 하면 이 10호가 올해 태풍의 마지막이 될 것이냐, 그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오늘이 9월 7일인데 적어도 10월 7일까지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에 적어도 하나 내지 두 개 정도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변에 8호, 9호, 10호가 계속 우리나라까지 오면서 직진을 했거든요. 이런 기압 배치는 무너질 것으로 보이거든요.

이번 10호 태풍이 북한 쪽으로 가면서 그동안 강력하게 버티고 있던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무너진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발생해서 접근하면 과연 이렇게 오느냐, 안 오느냐. 그건 그 당시 기압배치를 보고 아마 예보가 될 겁니다.

[앵커]
지금 말씀해 주신 경로를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로가 저는 이런 태풍 경로를 본 적이 있는가 싶습니다. 직선으로 올라가고 있거든요.

이 설명을 들어보면 태풍의 길이 지금 이렇게 나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태풍의 길이 기압골 때문에 이렇게 나 있다. 이 태풍의 길이 나 있다라는 얘기는 무슨 뜻인가요?

[김승배]
우리나라가 늦더위가 있어서 만약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북한까지 덮고 있었으면 이 태풍이 대만 동쪽, 필리핀 동쪽에서 발생해서 제주도를 지나서 우리나라 쪽으로 오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져 있거든요. 이 말을...

[앵커]
약간 더 오른쪽으로 가 있는 거군요?

[김승배]
오른쪽으로 가 있거든요. 이 말을 더 멋있게, 태풍의 길이 열렸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의미가 되고요.

지난 7월 하순경에는 장마가 저 위쪽으로 올라가지 못했거든요. 그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쪽에서 세력을 강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태풍이 아예 발생을 못했거든요, 그때는.

그런데 그게 무너지고 나니까 태풍이 이렇게 발생해서 접근하고 있고 그러한 태풍의 길이 열린 그런 8월과 9월을 보내는데. 이제 아까 말씀드렸듯이 열흘 이내에 생기는 것 자체가 안 생길 것 같고 그 뒤에 오는 건 지금처럼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른쪽에 버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8호, 9호, 10호는 이에 오른쪽에 벽이 있기 때문에 이쪽으로 가지 못하고 그대로 올라온 격인데.

하여간 우리나라에 앞으로 한 달 이내에 한두 개 정도는 올 수 있는데 그건 지금 현재 발생해서 온다는 의미가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거든요, 따뜻한 바닷물.

그다음에 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완전히 겨울처럼 약해지는 건 결코 아닐 테니까 조건만 맞으면 우리나라에 한두 개는 또 태풍이 올 수 있는...

다행스러운 건 일주일 이내에 이번 8호, 9호, 10호처럼 하나가 물러나니까 바로 생겨서 오는 연타석 그런 태풍은 이번 10호 이후에는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면 3개가 생겼기 때문에 또 쉽게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인데 일단 일주일 안에는 없을 걸로 보인다는 말씀이시죠.

기상청 얘기를 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기상청에서 예보가 올라오는 상황 속에서 경로가 3번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에는 우리는 상륙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전 9시에 이미 상륙을 했다고 발표했어요. 적절했던 것으로 보시는지. 어떻게 보시나요?

[김승배]
그 정도, 그러니까 태풍의 진로가 예를 들어 처음에 중국으로 간다고 했다가 우리나라로 온다거나, 일본으로 간다고 했다가 우리나라로 온다거나 이러면 확실히 초장에 진로 예측에 큰 오류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시종일관 내륙 쪽으로 가느냐, 그 진로가 조금 동쪽으로 가느냐, 이 문제였거든요. 지금 말씀하신 바다 쪽으로 가느냐, 부산 쪽으로 상륙하느냐 그게 한 10km, 20km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태풍을 대비한 그런 재해예방 측면에서는 결코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에 얽매여서 재해정보를 혼란스럽게 하는 그런 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이게 예보와 분석을 하는 분이 같은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상청에서는. 그러다 보니까 본인이 예보를 했던 것들을 가지고 분석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 판단력에 있어서 좀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 이런 의견도 있던데요.

[김승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태풍을 예보 낸 분과 분석하는 분이 같은 건가, 그러지는 않고요. 예보관이 예보를 내고요.

분석학자들은 분석을 하기 때문에 절대 본인 예보에 유리한 분석을 하거나 그런 구조 시스템은 아닙니다, 절대. 그래서 이번 마이삭도 그렇고 하이선도 그렇고 결국은 한미일 비교를 늘 어디서 하냐.

국민들도 하지만 그걸 언론이 앞장서서 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따라간다고 보는데 오히려 결과를 놓고 보면 마이삭은 우리 한국이 기가 막히게 맞았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한국 기상청이 100번 중 100번 다 맞는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요. 다 한미일 전체 오차범위 안에 있다.

다 말하고 있는 게 뭐냐 하면 우리나라에 태풍이라는 핵폭탄이 떨어진다라고 지금 경고를 하고 있는데 그게 자꾸 부산에 떨어지냐, 통영에 떨어지냐, 이 차이를 가지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앵커]
10km, 20km까지 정확하게 맞히는 것까지는 불가능 한 거죠?

[김승배]
그건 이게 철도 위를 다리는 기차가 아니거든요. 저는 한 2000km 있는 데서 예측을 했는데 한 5일 뒤 그게 마이삭 그렇게 가는 기가 막힌 진로를 보고서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골프공이라고 하면 한 400m에서 그냥 한 번에 골프공을 집어넣는 홀인원을 한 꼴이죠.

[앵커]
그렇다면 우리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 이런 태풍 정보 같은 것들, 언론 외에 본인이 찾아가다 보니까 일본 기상청도 가고 미국 기상청도 가는 건데요.

가장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가장 쉽게 알 수 있나요? 기상청 홈페이지인가요?

[김승배]
좋은 질문인데요. 우리 한국과 미국, 일본이 약간... 그게 무슨 100km 차이가 아니고요. 결국은 20~30km 차이인데요.

그러면 우리는 부산 쪽으로 가는데 만약에 미국이나 일본이 약간 서쪽인 통영이나 여수 쪽으로 간다고 한다면 여수에 있는, 전라도에 있는 분들은 한국 기상청, 그러니까 나는 우리 국산차를 탈 거야, 이런다면 우리 국산차를 타듯이 한국 기상청은 지금 부산 쪽으로 잡고 있는데 그보다 왼쪽이다 그러면 이쪽 지역에서 큰 피해가 우려되는 분들은 그런 정보도 자기가 채택을 해서 대비를 하면 된다고 봅니다.

[앵커]
그에 비해서 나쁜 일이 안 일어나면 괜찮은 거니까.

[김승배]
그 정도는 오차범위 안에 있고 강풍반경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맞냐, 일본이 맞냐, 한국이 맞냐는 정말 재난을 앞두고 불필요한 논쟁입니다.

제발 앞으로는 미국, 일본 누가 맞을까. 한국이 맞을까, 이거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그 정보들을 통해서 대비를 하면 되겠군요?

[김승배]
그러니까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보다 우리 한국은 하다 못해 태풍 진로를 결정하기 전에 밖이라도 나가서 공기를 느낍니다. 벌써 서울에 찬 공기가 들어왔네?

그러면 지금 내가 당초 어저께 예상했던 것보다 동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구나, 이런 식의 섬세한 조절을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절대 미국, 일본을 보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기상청의 고민이 담긴 예보가 한국 기상청 진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하이선, 많은 피해를 남기고 갔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또 태풍이 언제 올라올지, 얼마나 올라올지는 아직 모르지만 충분한 대비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홍민기 사회부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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