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 지반에 '산사태' 우려...이런 징후 보이면 대피해야

약해진 지반에 '산사태' 우려...이런 징후 보이면 대피해야

2020.08.04. 오전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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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정지웅 앵커
■ 출연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부지방에 연일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앵커]
태풍의 수증기가 원인인데요. 문제는 장맛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 자세한 호우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기성]
안녕하세요.

[앵커]
게릴라성 폭우로 피해가 속출한 상황인데 지금 상황은 어떤지 먼저 짚어주시죠.

[반기성]
현재는 소강상태를 보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경기 북부 쪽으로 시간당 20mm 정도 비가 내리고 있고 기타 지역은 소강상태에 들어가 있는데 일단 낮에 접어들면서 다시 비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개 보면 장마전선상에서 기상예보관들은 셀이라고 부르는데 작은 저기압들이 통과해 나가는데 지금은 하나가 통과해 나가고 소강상태를 보이는 시점으로 보고 있고요. 오늘 낮부터는 다시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역 쪽으로는 상당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그렇게 봅니다.

[앵커]
강원 지역 같은 경우에는 한창 비가 많이 내리고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비가 얼마나 많이 올까요?

[반기성]
지금 현재 이 장마전선은 동서로 굉장히 길게 형성됐기 때문에 장마전선에 걸리는 지역은 다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수도권과 충청 북부 쪽까지 호우경보 지역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보면 사실 남부는 약간 긴데 이게 어제 같은 경우도 보시면 경기 북부에서 시작해서 서울 쪽으로 내려왔다 서울 남부로 갔다 충청 남부로 갔다 이렇게 계속 옮겨가거든요. 쏟아내고 내려가고 옮기고. 그렇기 때문에 강원 영서지역도 거의 동일하게 일단 기상청이 내일까지 100~300mm, 많은 곳은 최대 500mm로 올렸습니다. 사실 기상청이 어제까지는 계속 이틀 예보를 내면서 최소 300mm를 냈는데 오늘 들어서 처음으로 내일까지 예보에서 500mm까지 올린 거죠. 그러니까 실제로 오늘부터 내일까지 비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태풍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이게 중국으로 향할 것으로 진로가 예상됐잖아요.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반기성]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정도에 중국으로 상륙을 해서 상하이 쪽으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하는 건 내일 새벽 3시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일단 소멸을 하는데, 열대성 저기압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미국이라든가 일본 같은 데서는 열대성 저기압이 되고 그대로 현재 우리나라 쪽으로 계속 진로 예보를 하고 있거든요.

원래 열대성 저기압에서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면 전로예보를 안 합니다.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열대성 저기압의 성질을 가지고 저기압화해서 우리나라 쪽으로 통과해나갈 것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 예측대로 통과를 한다면 우리나라는 거의 중국의 예측 자료가 서울과 황해도 사이 정도거든요. 그래서 이쪽 지역으로는 상당히 많은 비가 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나 내릴 것으로 예상하나요?

[반기성]
지금 태풍은 아시겠지만 열대 해양에서 끌고 오는 엄청난 수증기를 갖고 있는 그런 저기압이기 때문에 일부 예보관들은 폭발적이라는 표현까지도 쓰거든요. 그래서 기상청에서도 계속 300mm 이상 예보를 안 내다가 오늘 처음으로 내일까지 500mm 예보를 낸 건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주로 이동해 가는 건 5일, 그러니까 내일 저녁부터 모레 새벽 사이거든요. 그러나 그 전부터 이미 수증기는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이 됩니다, 장마전선상에. 그렇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 사이에 많은 비를 예상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주 중반은 태풍에서 약화된 저기압이 또 유입된다 이런 예보도 봤는데요. 이것도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까?

[반기성]
바로 그 얘기입니다. 실제로 내일 새벽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된 게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오는 저기압이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기도상에서는 그걸 저기압으로 표시하다 보니까 기후학자들이나 예보관들은 저기압이 다시 중부지방으로 통과하면서 영향을 준다고 보는 것이죠. 대개 통과하는 시점은 그 전부터 수증기는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이 되겠지만 주로 통과하는 시기는 5일 저녁부터 모레 아침 정도 이 사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그러면 내일 저녁부터 모레 새벽 사이가 가장 위험한 시점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까?

[반기성]
지금까지 중에서는 아무래도 똑같은 저기압이라도 상당히 열대성 저기압에서 약화된 저기압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그렇게 봅니다.

[앵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시간당 50mm다, 100mm다, 이런 표현들이 있는데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반기성]
실제로 우리가 기상청에서 호우경보 기준이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호우경보입니다. 왜 호우경보를 30mm까지 만들었느냐 하면 30mm 이상 도심 같은 데 두세 시간 내리면 거의 물이 안 빠집니다, 실제로. 지금 우리나라 하수 시설이 그 정도의 물을 처리를 못하거든요. 50mm 정도부터면 사실 지하주차장 이런 데 바로 그대로 물이 잠겨버리고 말고요. 시간당 100mm라는 건 상상을... 하여튼 거의 폭포처럼 쏟아내린다는 정도입니다.

[앵커]
길을 가도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수준...

[반기성]
그 정도입니다. 100mm라면 앞이 안 보이고요. 그다음에 100mm가 내린다면 순식간에. 그러니까 지난번 부산의 지하차도 갑자기. 차들이 빠져나올 새 없이 그대로 물이 덮치니까 그 안에서 운전자분들이 사망하는 식으로. 그러니까 지하 주차장이나 이런 데는 금방 침수가 되고요. 사실 산사태라든가 축대라든가 옹벽 붕괴도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이런 것이 시간당 100mm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예보관 생활을 꽤 오랫동안 해 오면서 시간당 100mm는 그렇게 본 적이 많지 않거든요. 꽤 오랜 세월 동안. 최근에 와서는 가끔 봤는데 올해는 거의 매일 한 곳, 두 곳은 나타나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는 얘기죠.

[앵커]
그렇군요. 상습 침수지역은 더욱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고요.

지금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비가 더 내린다면 산사태나 도로 유실 같은 피해가 우려되는데 산사태 같은 경우는 사전에 어떤 징후가 있나요? 어떻게 대피하면 되겠습니까?

[반기성]
일단 징후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사면 틈에서 물이 갑자기 솟아나온다든가 혹은 샘이라든가 지하수 같은 곳 물이 나왔던 것이 갑자기 나오지 않는다든가 그런 경우 많죠. 산허리에 금이 가거나 산에서 울리는 소리가 납니다. 웅 하고 울리는 소리가 나거나 혹은 나무 같은 것이 기울어지거나 혹은 넘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나면 산사태가 일어날 징조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산사태가 경계경보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이미 상당한 비가 왔기 때문에 이런 징후를 보고 피할 단계는 제가 판단할 때는 넘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미 정말 약간의 비만 와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대로 산사태라든가 붕괴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약간의 비만 와도요. 그러니까 그런 위험지역들이 있거든요. 지자체는 다 압니다. 그런 데 계시는 주민들은 미리 다른 곳으로 당분간 대피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매년 피해가 이렇게 발생하지 않습니까? 침수나 산사태나 이런 피해들이 발생을 하는데. 사실 장마가 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이렇게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지역에 있는 분들을 미리 대피시키거나 이런 법적인 제도는 없습니까?

[반기성]
이게 사실 외국 같은 경우는 국민대피령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이라든가 미국이라든가 카리브해 국가들이라든가 동남아 국가들 전부 다 하고 있거든요. 보면 강제적도 있고 권고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위험한 건 강제로 대피를 시키고 약간 위험하다고 하는 건 권고 대피를 하는데 작년 같은 경우 똑같은 태풍이 올라왔을 때 우리나라는 국민대피가 없었는데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를 지나갈 때 일본 같은 데는 거의 700만 명 대피를 시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건 국가적으로 앞으로 이런 건 말씀하신 것처럼 준비가 돼야 할 거라고 봅니다. 앞으로 기상재해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해지고 있거든요. 태풍도 그렇고 홍수도 그렇고 매년 점점 강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위험한 지역 주민들은 안 옮기려고 하거든요. 거기 있으려고 하거든요.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정부, 지자체에서 강제로라도 대피해서 안전한 곳에서 당분간 계실 수 있게 그렇게 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서 센터장님께서 예보관으로 생활하시면서 100mm 수준의 강우량은 이례적이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최근에 100mm라는 수치를 저희도 종종 접하거든요. 잦아진 이유가 있습니까?

[반기성]
이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지구온난화라는 기후변화죠. 전 지구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다 보니까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공기 중에 수증기를 더 많이 함유하게 됩니다. 그러면 당연히 기온이 올라가면서 함유를 많이 하게 되니까 비가 한 번 내리면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되는 것이죠. 이건 지금 우리 기상통계를 보더라도 계속 강수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거든요. 특히 여름철 강수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거든요, 많이. 이런 것들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있는 것으로 보고요.

올해 같은 경우가 독특하게 100mm가 거의 매일마다 어느 지역에 하루에 100mm가 내렸다,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런 것들은 올해가 북쪽 고기압이 워낙 이례적으로 차다 보니까 기단차가 굉장히 크다는 얘기죠. 그래서 대기불안정이 강하다 보니까 더 많은 비를 내리는 거대 구름들이 더 많이 발생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비가 언제까지 내릴지만 짧게 짚어주시죠.

[반기성]
일단 기상청은 13일까지 비 예보를 냈습니다. 저희들이 볼 때는 중간중간 소강상태는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 보면 6일까지 많은 비가 내린 다음에 7~8일 사이에는 약간 중부지방은 소강이 있지 않겠나. 그리고 다시 9일, 8일 저녁부터 다시 중부지방으로 걸릴 것 같은데 사실 이렇게 계속 비가 오면 상당히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소강상태가 있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기도 합니다.

[앵커]
추가 피해가 없도록 위험지역에 계신 분들은 미리 대피를 하시고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이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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