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별세...생전에 청년들에게 남긴 말 [이 장면]

이순재 별세...생전에 청년들에게 남긴 말 [이 장면]

2025.11.25. 오후 6: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배우의 예술은 배우가 먼저 살아 있어야 한다"

70년 가까이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오가며 한 시대를 채운 배우의 진심이 담긴 말입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에요. 우선 배우가 살아야지 그 외에 무슨 장치가 살고 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배우가 살아야 그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고…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전달할 도리가 없는 거예요.]

젊은 시절 처음 본 '햄릿'에서 전율을 느끼며 "이건 예술이다"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합니다.

당시엔 배우를 '딴따라'라고 부르며 낮춰 보던 시절이었지만 그는 그 길을 예술로 믿었습니다.

그 믿음은 결국, 그의 인생이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순재 선생님은 누구보다 청년들이 겪는 취업난과 불안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우리 젊은이들이 취업난이라든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라 이거예요. 이걸 극복해 내는 게 우리 앞으로의 과제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하는 양반들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합니다. 열심히 해라. 열심히 하면 10년 후에 이런 사회상이 올 것이다.]

지금의 청년들을 "정말 똑똑하고 훌륭하다"고 말하며 기성세대에게 따로 조언을 남겼습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그 친구들한테 기존 세대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이념이나 사상이나 사고를 절대로 오염시키지 말라는 얘기를 해요. 새로운 발상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의견을 가지고 자신들의 새로운 세계를 건설할 수 있도록 열심히 밀어만 주라는 얘기예요.]

선생님이 젊었을 땐 한국 문화는 스스로를 작게 평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영화과 음악 같은 예술은 "우리 수준에 맞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그때 우리가 뭘, 우리가 감히. 이런 위축된 사고에서부터 폐쇄적이었단 말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시대입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지금은 전 세계가 우리 무대가 돼버리고 말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세계 무대에 다 우뚝 설 수 있어요.]

K팝과 영화, 드라마가 세계로 나아간 것도 그동안 묵묵히 쌓아온 힘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도 그 길을 충분히 갈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이순재 선생님은 청년들에게 주눅 들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어떤 조건, 어떤 환경 속에서 태어났더라도 태어난 의미가 있을 거라는 거예요. 내가 인간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스스로 찾아보면 길이 있다는 얘기예요. 뭘 하든지 간에.]

그는 자신이 연기를 시작할 당시 '딴따라'라며 비하 받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이순재 / 배우·2023년, YTN 출연 : 옛날에는 우리 때만 해도 직업에 귀천이 있었어요. 우리 직업은 최하의 직종이야. 90%가 반대하는 직종이에요. 그러나 뚫고 나오면 길이 있다는 얘기예요. K팝이 누적된 속에서 성장해서 오늘 빛을 발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딴따라, 비하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우리 젊은 친구들 지금 우리 이정재 배우는 할리우드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시대가 왔어요. 이제 우리 직종에 속해 있는 젊은이들도 자꾸 자기 개발하고 역량을 확대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젊음은 누구보다 크고 넓은 가능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절대 스스로를 축소하지 않을 때 가장 멀리 나아갑니다.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