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냄의 미학'...이강소·서승원, 한국 미술의 힘!

'덜어냄의 미학'...이강소·서승원, 한국 미술의 힘!

2025.06.28. 오전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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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리 화가로 친숙한 이강소! 기하 추상의 선구자 서승원!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실험 정신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원로 작가들의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긴 서예 붓을 활용해 일필휘지로 캔버스 위를 지나간 붓질!

기운 생동하는 굵은 선들의 흔적에선 어쩐지 서정적인 느낌도 묻어납니다.

오리여도 좋고 아니어도 좋은,

적당히 덜 그려,

해석은 오롯이 관람자 몫으로 남겨두는 이강소의 그림입니다.

[이강소/화가 : 저는 완전히 실패한 작업을 좋아합니다. 그 가운데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캔버스에서 상상하게 되는 거예요, 볼 때마다, 똑같은 걸 보는 게 아니라….]

초기에 구체적으로 표현된 도상들은 세월이 지나며 덜어냄의 미학을 더했고

덜어내 응축된 에너지 속엔 동양과 서양의 미가 공존합니다.

사진 회화 조각 행위 예술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도전을 이어온 한국 실험미술 1세대!

1980년대 이후 회화 조각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전시는

격변의 시기에도 한국적 미감을 지켜온 작가의 예술 흔적을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기하 추상의 선구자로 불리는 서승원의 최근 4년간의 작품입니다.

흐릿한 경계에 온화한 색상!

적절히 잘 발효된 색감이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어린 시절 창호지 사이로 걸러진 빛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기억입니다.

[서승원/화가 : 창호지를 통해 햇빛이 걸러 들어오기 때문에 그 걸러 들어온 색은 온유하며 따뜻하며 내재적 평화로움을 주는….]

삼각과 사각 형태가 선명한 초기작이 다양한 변주를 거쳐 지금의 화풍에 도달하기까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미감은 무엇일까?

묻고 또 물으며 60년 넘게 붓질을 이어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남았다고 말합니다.

[서승원/화가 : 아직까지 없었던 우리의 것에 대한 미술,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미술을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것을 아직도 다 못 이룬 서글픔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더 완성해 가느냐….]

작업 시간이 아까워 팔순이 넘은 지금도 빵 2개로 점심을 때운다는 집념의 노장!

우리의 근본을 찾아가는 예술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이동규,곽영주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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