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Y] 웃음(Smile)..적극적이고 자유로운 '표현'에 관한 이야기–최재섭 작가

[아틀리에Y] 웃음(Smile)..적극적이고 자유로운 '표현'에 관한 이야기–최재섭 작가

2025.05.16. 오후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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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아트스퀘어 – 최재섭 작가 초대전
5월 1일(목) ~ 5월 31일(토)
장소 : 상암동 YTN뉴스퀘어 1층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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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YTN뉴스퀘어의 1층 로비가 환하게 밝아졌다. YTN 아트스퀘어의 작품이 달라지면 공간 분위기가 변하곤 하지만, 이번 손님은 더욱 특별하다. 2025년 5월 YTN 아트스퀘어 초대전의 주인공은 최재섭 작가다. 작가는 ‘스마일(Smile)’이라는 주제로 YTN 아트스퀘어를 찾았다.

최재섭 작가는 사람들이 감정 표현에 자유롭고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그림’은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이자, 주변 복잡한 것들 속에서 잠시 쉼을 얻는 나름의 안식처다. 작가는 그림 속 자신의 캐릭터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그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하면 그것이 그림으로 완성된다. 물론 사람들이 표현했으면 하는 여러 가지 감정도 자신의 그림에 담아왔다. “감정을 속이고 표현을 안 하는 삶은 곧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라고, 작가는 말한다.

최재섭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유로운 감정이란 무엇인지 잠시 고민하고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작품은 5월 31일까지 YTN 1층 아트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 다음은 최재섭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이번 전시의 주제는 ‘스마일(Smile)’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잃었던 웃음과 행복을 다시 찾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작품을 선정해 봤습니다. 저도 회사 생활을 한 경험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각자의 길을 찾아 인생을 살아가는데 그 안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압박감 속에서 웃음을 많이 잃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어렸을 적의 마음을 되찾고 웃음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주제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 Smile Away, 91.0 x 116.8cm, Acrylic on Canvas, 2025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주로 제가 어렸을 때 행복했던 순간들이나 친구들을 만났을 때 느꼈던 행복 등에서 많이 떠올리는 편이긴 하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행복했던 주제들을 많이 들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요즘도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웃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예전에 비해 좀 많이 줄어들기는 했거든요. 그런 아쉬움 속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친구들이나 가족, 또는 직장 동료들과 얘기를 하다가 저에게 딱 꽂히는 포인트가 있으면 바로 노트에 적어서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릴지 구상하고 작업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지금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 중에서는 ‘What Makes You Happy’라는 작품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 작품이 제가 처음에 의도하지 않았던 작품 중 하나인데요. 한 친구가 제게 그 제목을 주제로 작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했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목 자체가 평상시에 생각을 잘 안 해보던 질문이어서 저도 친구들 여럿에게 전화해 보면서 구상을 했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돈, 가족, 명예 이런 것들로 행복을 갈음하는데 저한테는 그런 부분들이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웃는 눈동자 부분에 제가 인형을 하나 넣었는데요. 그게 제 매개체거든요. 그렇게 어두운 곳에서 혼자 있는 그런 모습이 제가 제일 행복할 때라 그 작품에 대한 저의 답변을 저는 그림에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 What Makes You Happy, 130.3 x 162.2cm, MIXED MIDEA, 2023

Q.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작품의 색감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이번 전시는 주제가 ‘스마일(Smile)’이다 보니 전시 작품을 선정할 때 행복함을 많이 전달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는데, 그 외 선정되지 않은 제 다른 작품들을 보면, 다크한 주제를 밝은 색감으로 표현하는 편이거든요. 이는 저의 외로움이나 그런 고독감을 그렇게 표현하고 설사 외롭다고 해도 저는 나름대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으니까 남들이 봤을 때 제가 외로워하더라도 그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표현 자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고독을 즐기는 편입니다. 가끔 사람의 온기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혼자 있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제 모든 작품들이 인형 시리즈로 바뀐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가 제가 미국과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이 매번 바뀌기도 하고 변화가 많다보니 제가 의지할 수 있었던 게 장난감과 인형 같은 것들이었기 때문에 인형 시리즈를 구상하게 됐고, 그렇게 제 작품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 Further, 72.7 x 90.9cm, Acrylic on Canvas, 2024

Q. 작가님의 작품 속에서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작업 노하우를 들려주세요.

주변 얘기를 좀 많이 보고 든는 편인 것 같습니다. 남들이 신경쓰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인 것 같아요. 친구들도 제게 자주 하는 얘기가 “진짜 미친 놈 같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게 남들이 잘 안 보는 방향으로 많이 보는 편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게 어떻게 보면 저의 작업 노하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 Happiness of Giving Happiness, 91.0 x 116.8cm, MIXED MEDIA, 2025

Q. 작품 속 인형의 의미는?

작품 속 인형은 제 베스트 프랜드(Best Friend)입니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살면서 인종 차별도 많이 당했었습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에는 아시아인은 저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왕따도 많이 당하고 선생님조차도 제게 신경을 잘 안 쓰는 편이었죠. 그래서 인형이나 장난감과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억이 많았습니다. 인형에게 좀 많은 위안을 찾았죠. 작품 ‘Best Friend’를 보면 박스 포장 되어 있는 그 안에 “커플이나 본인 외에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인형”이라고 제가 써놓기도 했고 제게 좀 위안을 많이 줬었던 것들이다 보니 작업에 활용하게 된 거죠. 그러다보니 제가 작품을 하면서도 옛날 생각도 떠오르게 되고 그런 인형이 있기에 저는 아직 외롭지 않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 계속 인형 시리즈를 그리게 된 겁니다.

얼굴에 구멍을 뚫은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제가 이걸 표현하게 된 게 ‘What Makes You Happy’라는 작품에서였거든요. 작품을 통해 인간을 표현하면서 이게 제 자신이거나 다른 사람에게도 해당된다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지내다보니 한국 사람들이 미국인들에 비해 감정 표현을 잘 안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좀 답답한 것도 있었고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감정 표현을 좀 더 속 시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구멍을 뚫어보기로 했죠. 보통 감정이 처음 드러나는게 사람들의 눈 코 입을 통해서 먼저 드러나잖아요. 그래서 얼굴에 구멍을 뚫으면 속 시원하게 표현한다는 걸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동그랗게 뚫으면 좀 심심할 거 같아서 위아래를 곡선으로 뚫어 감정 기복을 좀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걸 재미있게 캐릭터에 담게 되면서 제 시그니처처럼 된 것입니다.
▲ Best Friend, 72.7 x 90.9cm, MIXED MEDIA, 2023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운동선수를 하고 싶어서 학교 대표로 뛰는 등 고등학교까지 계속 선수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무릎이 안 좋아져서 선수생활을 계속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면서 광고 디자인을 배우게 되고 뉴욕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면서 미술을 배우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공부를 하도 안 하니까 저희 어머니가 봤을 때는 제가 색감을 잘 쓰니 그쪽으로 해봐라 해서 미술학원 다니면서 포트폴리오 준비하고 했는데, 운이 좋게 대학을 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수업이 싫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광고가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이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광고가 수명이 좀 짧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미술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당시 같이 살던 친구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같이 페인팅을 집에서 자유롭게 하다보니 거기에 푹 빠지게 됐어요. 그래서 미술 쪽으로 넘어오게 된 겁니다.


Q. 등단의 계기는?

한국에 들어와서 직장생활과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당시 홍대 쪽에 작업실을 하나 구해서 틈틈이 작업을 했었거든요. 제가 스트레스 받는 걸 안 좋아하다 보니 처음에는 작업실을 일상의 탈출구처럼 만들어서 친구들과 불러서 놀곤 했는데, 시간이 흐른 후 그 친구들도 다들 직장을 다니기도 하고 바빠지다 보니 결국 저 혼자 작업을 할 수밖에 던 상황이 됐죠. 한 3년 정도 혼자 작업을 하다가 한 갤러리에서 연락받고 그렇게 전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전시를 통해 특별히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일상 속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웃음을 안 잃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다음 날이 되면 웃을 일이 생기고 우울한 일들은 그냥 지나가게 되니까 그냥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그냥 작품 그대로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 의미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합니다.
▲ Choice of Happiness, 91.0 x 116.8cm, MIXED MEDIA, 2025

Q. 작가님에게 행복이란?

돈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이 제게는 행복인 거 같습니다.


Q. 앞으로 작업 계획,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면서 제 작품에 있는 인형들이 관객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끔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저만의 스타일이 담긴 그림을 그려서 휘트니 뮤지엄에 제 작품이 걸리도록 하는 것이 저의 최종 꿈입니다,







YTN 브랜드홍보팀 이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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