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조각가 '론 뮤익' 아시아 첫 개인전...이유 있는 흥행몰이

인체 조각가 '론 뮤익' 아시아 첫 개인전...이유 있는 흥행몰이

2025.05.11. 오전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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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사실주의 인체 조각으로 유명한 현대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시 시작 한 달도 안 돼 벌써 15만 명이 다녀갔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이후 최대 흥행 전시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올 눈썹과 주름, 피부의 눌림 정도까지 정교히 계산된 조각상!

편안히 잠에 빠진 듯한 거대한 얼굴 뒤쪽은 가면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얼핏 다정해 보이는 연인의 불편한 표정은 조각상 뒷면 남성의 손에 해답이 숨어 있습니다.

6미터 넘는 대형 조각으로 부풀려진 여인의 시선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저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들은 섬세한 기교보다, 전해지는 감정의 섬세함이 더 경이롭습니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호주 출신의 조각가, 론 뮤익!

[임근혜/큐레이터('창조의 제국' 저자) : '단순히 진짜 같다' 보다는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감정과 존재감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죽음, 외로움, 불안 같은 우리 삶에서 가장 근원적인 감정을 담아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인간의 조건을 다룬 심리적 초상이라고도 (합니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씩 걸리다 보니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 수는 전 세계를 탈탈 털어 48점!

론 뮤익의 시기별 대표작을 끌어모은 개인전은 아시아에선 처음입니다.

거대한 해골 탑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작품 '매스'는

옛 기무사가 있던 현대미술관 터와 전시 공간의 특징에 흥미를 느낀 작가가 직접 제안한, 이번 전시의 백미입니다.

[홍이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전시 공간이 14미터로 이뤄져 있는데 높은 곳에 창문이 하나 있어요. 그곳을 관람객들이 바라보면 그제야 우리가 땅 밑에 와 있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요. 그것에서 착안해서….]

그러나 100개의 해골을 선박으로 운송해 미술관에 설치하기까지 무척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홍이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100개의 크레이트(국제 운송용 미술품 나무 상자)라고 하는 작품을 담는 박스에 옮겨져 와야 돼요. 검역을 거치고 운송이 끝나고 부산항에 도착해서 서울 저희 (국립현대)미술관까지 오는데 긴 여정이 걸렸습니다.]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닭과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는 노인의 모습에서도

어린 아기를 안고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엄마의 지친 표정에서도

관람객들은 인간 내면의 복잡하고도 보편적인 감정들에 묘하게 공감합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진형욱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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