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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살아있는 에너지 내뿜는 작품"…엄태화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빚은 현실](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3/0809/202308090800015256_d.jpg)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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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 집착했던 것은 현실에 기반을 두는 것이었어요. 극도의 현실성을 추구해서 누구라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떠올리고, 영화 속 인물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사람처럼 보였으면 했죠. 제가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좋은 배우를 찾는 것이 중요했어요. 모든 배우가 현장에 모여서 살아내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을 보고 영화가 완성도 있게 나올 것 같았죠.” (엄태화 감독,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인터뷰 中)
2016년 영화 ‘가려진 시간’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이며 제5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비롯해 다수의 영화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던 엄태화 감독이 7년 만에 배우 이병헌 씨의 손을 잡고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내민다.
오랜 시간 침묵을 깨고 그가 선택한 작품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단 한 채의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앞서 공개된 시사회에서 탄탄한 서사와 공백 없는 연출력, 이병헌 씨를 필두로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김도윤, 박지후 씨 등의 빼어난 연기 등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YTN은 영화의 개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엄 감독과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각색한 이번 작품의 주요한 소재이자 배경은 ‘아파트’. 엄 감독이 아파트라는 평범하면서도 보편적인 소재에 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집이라는 공간은 편하게 쉬어야 하는 곳인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주거라는 의미를 벗어나 있는 것 같았다. 집이 없는 사람은 없어서 괴롭고, 집이 있는 사람은 집값으로 인해 감정이 요동치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에서 태어나고 저 역시 아파트에서 자라며 아파트라는 소재에 마음이 간 까닭도 있지만,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니 아파트라는 공간이 ‘웃프게’ 느껴졌다. 관객이 현실에서 느끼는 감정을 가장 많이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아파트를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한 뒤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현실성’이었다고. 그는 현실감에서 벗어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실제로 3층 규모의 아파트 세트를 실제로 만들었고, 재개발 단지에서 주인 잃은 물건을 소품으로 가져와 현장을 꾸몄다.
이처럼 리얼한 배경에 힘을 더한 것은 역시나 배우들의 힘이었다.
엄 감독은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본인이 가친 능력치 이상의 것을 보여주셨다. 다들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셔서 영화가 어떤 평가를 받든 배우들에 대한 평가는 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출연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전했다.
이어 “좋은 배우들이 현장에 모여서 자기가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순간의 앙상블은 살아있는 에너지를 내뿜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방식으로 작업하며 ‘영화가 잘 나오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다”라고 웃어 보였다.
영화가 베일을 벗은 직후 평단은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특히 그의 스승인 박찬욱 감독은 작품에 극찬의 메시지를 보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엄태화 감독이 박찬욱 감독과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조연출로 여러 차례 함께 호흡했던 엄 감독. 그는 선배인 박찬욱 감독에게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디테일이 보다도 스태프와 배우에 대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믿음은 책임감을 동반하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작품에 몰입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 실제로 이번 현장에서 그는 모든 제작진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준 덕분에 꽉 채운 완결성이 나올 수 있었다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이 엄 감독을 놓고 ‘잔재주나 허세를 부리지 않고 정석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희귀한 상황에서 엄 감독의 존재는 세계적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라고 극찬한 것을 두고는 “감개무량할 뿐”이라고 수줍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올여름 어느 때보다 치열한 한국 영화 시장 속 마지막 주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 감독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선 그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제작하다 보니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함께하고, 많은 예산이 투입되며 텐트폴 영화로 가게 된 것 같다. 큰 경험에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영화를 블랙코미디, 현실에서 오는 공포, 혐오나 종교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한 엄 감독은 “영화가 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영화에 답을 내리기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본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면 최고이겠지만,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장르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관객들이 그저 영화를 재밌게 보길 원한다”라는 희망을 함께 전했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일 오후 기준 29%의 높은 수치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펜하이머’에 이어 실시간 예매율을 보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는 9일 극장 개봉한다.
YTN digital 김성현 (jam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2016년 영화 ‘가려진 시간’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이며 제5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비롯해 다수의 영화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던 엄태화 감독이 7년 만에 배우 이병헌 씨의 손을 잡고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내민다.
오랜 시간 침묵을 깨고 그가 선택한 작품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단 한 채의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앞서 공개된 시사회에서 탄탄한 서사와 공백 없는 연출력, 이병헌 씨를 필두로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김도윤, 박지후 씨 등의 빼어난 연기 등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YTN은 영화의 개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엄 감독과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각색한 이번 작품의 주요한 소재이자 배경은 ‘아파트’. 엄 감독이 아파트라는 평범하면서도 보편적인 소재에 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집이라는 공간은 편하게 쉬어야 하는 곳인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주거라는 의미를 벗어나 있는 것 같았다. 집이 없는 사람은 없어서 괴롭고, 집이 있는 사람은 집값으로 인해 감정이 요동치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에서 태어나고 저 역시 아파트에서 자라며 아파트라는 소재에 마음이 간 까닭도 있지만,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니 아파트라는 공간이 ‘웃프게’ 느껴졌다. 관객이 현실에서 느끼는 감정을 가장 많이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아파트를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한 뒤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현실성’이었다고. 그는 현실감에서 벗어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실제로 3층 규모의 아파트 세트를 실제로 만들었고, 재개발 단지에서 주인 잃은 물건을 소품으로 가져와 현장을 꾸몄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현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처럼 리얼한 배경에 힘을 더한 것은 역시나 배우들의 힘이었다.
엄 감독은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본인이 가친 능력치 이상의 것을 보여주셨다. 다들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셔서 영화가 어떤 평가를 받든 배우들에 대한 평가는 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출연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전했다.
이어 “좋은 배우들이 현장에 모여서 자기가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순간의 앙상블은 살아있는 에너지를 내뿜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방식으로 작업하며 ‘영화가 잘 나오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다”라고 웃어 보였다.
영화가 베일을 벗은 직후 평단은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특히 그의 스승인 박찬욱 감독은 작품에 극찬의 메시지를 보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엄태화 감독이 박찬욱 감독과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조연출로 여러 차례 함께 호흡했던 엄 감독. 그는 선배인 박찬욱 감독에게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디테일이 보다도 스태프와 배우에 대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믿음은 책임감을 동반하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작품에 몰입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 실제로 이번 현장에서 그는 모든 제작진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준 덕분에 꽉 채운 완결성이 나올 수 있었다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박찬욱 감독이 엄 감독을 놓고 ‘잔재주나 허세를 부리지 않고 정석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희귀한 상황에서 엄 감독의 존재는 세계적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라고 극찬한 것을 두고는 “감개무량할 뿐”이라고 수줍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올여름 어느 때보다 치열한 한국 영화 시장 속 마지막 주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 감독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선 그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제작하다 보니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함께하고, 많은 예산이 투입되며 텐트폴 영화로 가게 된 것 같다. 큰 경험에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영화를 블랙코미디, 현실에서 오는 공포, 혐오나 종교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한 엄 감독은 “영화가 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영화에 답을 내리기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본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면 최고이겠지만,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장르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관객들이 그저 영화를 재밌게 보길 원한다”라는 희망을 함께 전했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일 오후 기준 29%의 높은 수치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펜하이머’에 이어 실시간 예매율을 보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는 9일 극장 개봉한다.
YTN digital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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