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서 만개하다...9인의 꽃 그림, 노이즈의 발화

화폭에서 만개하다...9인의 꽃 그림, 노이즈의 발화

2023.03.19. 오전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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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명의 중견작가가 봄을 맞아 화폭 위에 화사한 꽃의 향연을 펼쳤습니다.

컴퓨터 화면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꽃잎과 같은 매혹적 이미지로 바꾼 박종규 작가의 개인전도 열렸습니다.

이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짧게 피었다 지는 배꽃의 찬란한 순간, 미묘한 떨림을 역동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산수유 꽃, 김정선 작가는 세밀한 붓질로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의 움직임을 살렸습니다.

한수정 작가는 16년 넘게 꽃을 그리면서도 윤곽과 공간 등에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습니다.

대담한 확대와 생략을 통해 변형된 꽃송이에서 환희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듯합니다.

초록 잎사귀와 노란 씨앗을 알알이 모은 신수진 작가의 화폭에는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봄빛이 완연합니다.

코로나 속에서 예술로 희망을 전하고자 서울대 미대 출신 작가 9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화론전'은 매년 봄에 찾아와 생기를 전합니다.

[이화익 / 이화익갤러리 대표 : 아홉분의 작가들이 꽃과 자연의 이미지들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표현함으로써 여러분들에게 위로와 희망과 어떤 활기를 불어넣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오솔길을 따라 봄의 전령사 진달래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른 듯합니다.

전광판의 모래폭풍 영상 작품에 연분홍 노이즈가 번진 순간을 포착해 화폭에 옮긴 것입니다.

박종규 작가는 컴퓨터 화면의 오류, '노이즈'의 무질서를 수집해 질서정연한 회화의 세계로 변환하는 작업에 집중해왔습니다.

[박종규 / 작가 : 어떤 뭔가를 선택하고 뭔가를 배제됐을 때 그 배제된 대상이 '노이즈'인데 이 '노이즈'를 진실과 거짓이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실과 거짓이라는 건 어쩌면 어느 게 맞고 어느 게 틀린 지 모른다는 그런 개념으로 제 작품을 생각하면서 재현했습니다.]

심 봉사가 눈을 뜨는 판소리 '심청가' 절창의 극적 순간,

박종규 작가는 소리꾼의 음파까지 시각적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등 추상회화의 새 지평을 꾸준히 개척하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 전시회 정보

□ 9인 작가 단체전 '화론전' 3월 25일까지 / 이화익갤러리 김정선, 김제민, 신수진, 이광호, 이만나, 이정은, 이창남, 한수정, 허보리

□ 박종규 개인전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4월 29일까지 / 학고재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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