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의 상식을 깨다...과소비·비만 등 현대사회에 경종

조각의 상식을 깨다...과소비·비만 등 현대사회에 경종

2022.12.11. 오전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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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0여 년간 조각의 상식을 뒤집어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에르빈 부름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과소비와 비만 등 현대사회의 문제를 유쾌하게 비튼 비현실적 작품들이 현실의 눈을 뜨게 합니다.

이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우스꽝스러운 분홍빛 차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차를 뚱뚱한 모습으로 의인화한 것으로 현대인의 과소비와 과식을 꼬집은 작품입니다.

성장을 멈추지 못해 거인족이 될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며 만든 대형 스웨터도 그중의 하나.

길이가 무려 11m, 무게가 6백 kg을 넘어 옷을 거는데 장정 8명이 투입됐습니다.

작품마다 자본주의와 물신주의에 대한 경고와 풍자가 재치 있게 표현돼 있습니다.

[에르빈 부름 / 오스트리아 작가 : 영원히 성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원히 성장하면 병이 생깁니다. 영원히 크는 건 암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줄여야 하고, 정상적이고 현명한 생활 수준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포르셰 자동차를 녹여 만든 UFO, 녹아내리는 집과 건물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경고합니다.

일상에서 흔한 소재의 부피와 성질을 비틀어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유쾌하게 꼬집습니다.

[에르빈 부름 / 오스트리아 작가 : 제 생각에 현실은 당신의 상상 이상으로 극단적으로 역설적입니다. 이 역설과 동등하게 만드는 것, 우리 세계의 삶에 대한 터무니없는 것 말고는 말이죠. 저는 이 세계가 얼마나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게 예술가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관람객도 조각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1분 조각' 연작에서 관람객이 지시 도면에 따라 의자를 머리에 올리는 등 행동을 통해 조각의 완성 과정에 직접 참여합니다.

전통적인 조각의 상식을 뒤집은 에르빈 부름의 작품들은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은 물론 일상 속에서 생각의 틀을 깨는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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