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무기 쓸 일 없기를"...역사를 바꾼 편지는?

"美 핵무기 쓸 일 없기를"...역사를 바꾼 편지는?

2022.07.09. 오전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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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짤막한 편지 한 통이 인류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요?

역사적 인물의 고뇌와 속내가 담긴 편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편지나 철도로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본 책들이 새로 나왔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21세기 들어 가장 강렬한 장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하지만 불과 3주를 앞두고 오간 편지 한 통에 하마터면 열리지 않을 뻔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전 미국 대통령 (2018년 5월 24일) : (북한의 최근 성명에 기초해) 6월 12일 싱가포르 열릴 예정이던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 우편함 속 세계사 /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 시공사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전격 취소하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엔, 허풍과 감성주의를 외교에 끌어들여 승부를 보려는 사업가로서의 면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미국의 핵무기가 훨씬 더 강력하다는 말에 화들짝 놀란 김 위원장은 큼직한 친서를 전달하고 나서야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이 주고받은 편지 129통을 통해 세계사를 재조명합니다.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다리가 불편한 큰아들과 함께하기 위해 가스실 행을 선택한 빌마.

수송 트럭에 오르는 순간 그녀가 남편과 둘째 아들에게 남긴 짤막한 편지는, 인간이 절망뿐인 상황에서도 왜 마음을 전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정적인 스탈린에게 더는 암살자를 보내지 말라고 경고한 유고슬라비아 티토 대통령의 협박 편지와, 악담을 퍼부어서라도 못마땅한 딸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바꿔보려는 어머니 마리아 테레지아의 잔소리 가득한 편지에는 역사 속 지도자들의 고뇌와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 모던 철도 / 김지환 / 책과함께

"기차는 양반이라 해도 기다려 주지 않았다."

'모던 철도'는 언뜻 보면 철도 이야기이지만 이를 매개로 구한말 근대화와 식민지 역사를 재현합니다.

일본인 기관사와의 감정적 실랑이, 자유연예 풍조 속에 철로로 투신한 극단적 선택 등 각종 사회 문제뿐 아니라 철도역에서 펼쳐졌던 장엄한 독립운동사까지.

열차의 빠른 속도만큼이나 버거운 사회 변혁을 겪어야 했던 조선인들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도로와 항공 산업의 포화가 다시 불러온 철도의 시대 앞에서 저자는 철도 문명 이면에 새겨졌던 수탈과 저항의 역사도 함께 기억하자고 제안합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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