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최고의 발명품 N사 ‘핸즈프리 운동화’를 탄생시킨 장애 소년의 편지

2021 최고의 발명품 N사 ‘핸즈프리 운동화’를 탄생시킨 장애 소년의 편지

2021.12.29. 오후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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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2월 29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앵커
□ 출연 : 박성우 특허청 심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앵커(이하 이현웅): 여름부터 시작한 ‘독특허지 기특허지’, 겨울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올해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연말 특집을 준비했다는데요. 어떤 독특허고, 기특헌 발명품들이 있는지, 매주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지켜주는 박성우 심사관 모시고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성우 심사관(이하 박성우): 안녕하세요. 지식재산권 지킴이 특허청의 박성우 심사관입니다.

◇ 이현웅: 오늘 연말 특집 준비하셨다고요?

◆ 박성우: 우리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놀라운 신제품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 우리 삶과 문화 자체를 바꿔놓기도 하는데요, 이현웅 아나운서, 올해를 빛낸 발명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 이현웅: 이것도 발명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백신이요. 코로나19 백신! 아, 제발 코로나 좀 빨리 없애주세요. 제가 뽑은 최고의 발명은 백신이고, 심사관님은 어떤 발명품들 가져오셨습니까?

◆ 박성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1년 최고의 발명품 100가지' 중 독특하고 기특한 몇 가지 제품을 소개해드리면서 올 한해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타임지가 총 26개 부문에서 혁신제품 100종을 선정했는데요. 그 중에서 너무 어려운 제품은 제외하고 솔깃할만한 발명품들 가져와봤습니다.

◇ 이현웅: 빨리 소개해주세요.

◆ 박성우: 먼저 첫 번째는 N사의 핸즈프리 운동화인데요. 말 그대로 손대지 않고 신을 수 있는 운동화입니다. 신을 때는 그냥 발을 쑥 밀어 넣으면 되고요. 벗을 때는 한쪽 발끝으로 다른쪽 발뒤꿈치를 살짝 누르면 발목 부분이 위로 쑥 올라오면서 느슨해져서, 쉽게 발을 뺄 수가 있게 됩니다.

◇ 이현웅: 운동화 끈을 맬 필요 없이 쓱쓱 신으면 되는 거잖아요, 이거 너무 편한데요?

◆ 박성우: 그렇죠. 끈을 맬 필요가 없는 건 물론이고, 신발 뒤꿈치에 손가락 같은 걸 밀어 넣지 않아도 쉽게 신을 수가 있습니다. 핸즈프리 말 그대로 손을 전혀 대지 않고 신을 수 있는 운동화인 건데요. 이런 운동화는 어떤 분들이 가장 반가워할까요?

◇ 이현웅: 움직임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유용하겠네요.

◆ 박성우: 그렇죠. 특히 장애인 운동선수 같이 운동화를 신고 많이 움직여야 하는 분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는데요. 이 운동화는 사실 한 장애인의 편지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 이현웅: 어떤 사연일지 궁금합니다.

◆ 박성우: 네, 2012년, 당시 16살이었던 매튜 월처라는 소년이 있었는데요. 이 소년은 뇌성마비로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소년은 N사에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요. 편지 내용이 이렇습니다. "날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도전들 중에서,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게 바로 신발 신기입니다. 근육이 마비돼서 한쪽 팔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신발 끈을 묶을 수가 없어서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라는 내용이었어요.

◇ 이현웅: 그러네요, 두 손으로도 신발 끈 묶기가 쉽지 않은데... 덕분에 저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이 운동화가 탄생한 거네요.

◆ 박성우: 그렇죠. 그래서 N사에서는 이 소년을 초청해서 같이 신발 디자인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이 핸즈프리 운동화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운동화 끈 풀릴 걱정도 없고, 정말 솔깃한 발명입니다. 또 어떤 발명품이 있을까요?

◆ 박성우: 그렇습니다. 저처럼 신발을 자주 꺾어 신는 분들에게도 좋을 듯합니다. 이어서 또 기특한 발명품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이태리 유명한 스포츠카 페라○ 아시죠? 소개할 이 발명품은 '페라○의 감성을 담은 휠체어'입니다.

◇ 이현웅: 오 페라○ 알죠~ 이번에도 기대가 됩니다.

◆ 박성우: 네, 전직 페라○ 디자이너이자 독일의 유명한 발명가인 '안드레아 모셀린'이 선보인 '바퀴까지 접는 휴대용 휠체어'인데요. 이름 그대로 기존 접이식 휠체어에 바퀴까지 접을 수 있어서, 부피가 60% 정도 줄어든 겁니다. 덕분에 택시 같은 일반 차량의 트렁크에도 쏙 들어가고, 보조석에도 가뿐히 올릴 수 있고요, 또 대중교통, 비행기,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도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이현웅: 휠체어 탑승을 위해서 큰 특수가 필요하기도 했는데, 반가운 소식입니다.

◆ 박성우: 그렇죠. 특히 이 휠체어의 또 하나 장점은요 휠체어 같지 않은 디자인인데요. 페라○ 디자이너의 작품답게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붙잡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이현웅: 그러게요, 휠체어라기보다 요즘 새로 나온 첨단 이동수단을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번 제품도 기특허지~ 인정! 새로운 발명품 얘기도 너무 재밌는데요? 또 또 알려주세요.

◆ 박성우: 이번에는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을 소개해드릴 텐데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좌석을 어린이를 위한 1등석으로 만들어주는 '침대로 변신하는 여행가방'입니다.

◇ 이현웅: 가방이 변신 하는 건가요?

◆ 박성우: 네, 이 제품은 장거리 비행을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파일럿이었던 아빠가 직접 고안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의 기특한 점 첫 번째! 여행 캐리어로서 고유의 기능인 장난감, 옷, 세면도구 등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고요. 두 번째, 타고 다니는 장난감 차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여행 다니다 보면 아이들이 참아내기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때 장난감 차로 변신시켜주면 아이들 정말 좋아하겠는데요? 그런데 1등석으로 변한다고 했잖아요, 이건 어떻게 하는 겁니까?

◆ 박성우: 그렇습니다. 기특한 기능 세 번째, 이 여행가방하고 비행기의 좌석을 연결해서 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데요. 가방을 좌석 앞에 놓고, 가방 뚜껑을 위로 끌어올려서 좌석 높이와 맞추고 고정시킨 다음에, 연결된 가방 뚜껑과 좌석 위에 매트리스를 깔면, 아이가 다리를 쭉 뻗거나 누워서 편히 쉴 수 있게 고안된 겁니다. 다만, 좌석 연장기능을 허용하는 항공사인지 탑승 전에 확인을 해야겠지요.

◇ 이현웅: 그래서 아이들만을 위한 1등석인 거네요, 진짜 가방 하나로 수납부터 놀이, 잠자리까지 독특하고 기특한 제품 맞습니다!! 설마 이게 끝은 아니죠?

◆ 박성우: 이번에는 조금 어려운 기술이기는 한데,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돼서 소개해보겠습니다. 루게릭병 등 마비 상태에 있는 환자의 생각을 읽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인데요. 협심증에 걸렸을 때 심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처럼 뇌의 피질에 스텐트를 삽입해서 마비 환자의 움직임을 돕는 기술입니다.

◇ 이현웅: 조금 어려운데... 마비 환자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건가요?

◆ 박성우: 네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건 아니고요. 이 장치가 뇌의 신경 신호를 감지해서, 가슴에 이식된 무선장치로 전송하면, 근처의 컴퓨터로 이 신호가 전송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이 환자는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조작해서, 문자를 보내거나,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온라인 쇼핑을 하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거죠.

◇ 이현웅: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한다는 건가요? 영화 같은 기술인데요? 이게 된다니!!

◆ 박성우: 그렇습니다. 이미 미국 FDA 승인도 받았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말하는 대로 컴퓨터가 입력하는 시대인데, 조만간 생각만으로 커서를 움직이고 클릭도 하고, 눈앞에 있는 기기를 작동시키는 시대가 도래할 것 같아요. 한마디로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염력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시대가 온다는 거죠.

◇ 이현웅: 정말 신기하네요.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들에게는 획기적인 기술이 아닐 수 없네요. 이 제품은 ‘독특허지, 기특허지’를 넘어서 ‘대단허지’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히 하나만 더 소개해주세요.

◆ 박성우: 마지막으로 로봇 부문 최고의 발명품인 귀여운 친구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로빈이라는 이름의 로봇 친구인데요. 이 로봇은 장기간 입원으로 외로운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로 사람의 표정을 읽고, 대화를 통한 감정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소아과 병원에서 오랜 기간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의 우울함과 스트레스를 달래 주는 역할을 수행 중이랍니다.

◇ 이현웅: 그래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 박성우: 아이들과 좋아하는 동물에 대해서 토론을 하기도 하고요. 게임도 하고, 간단한 의료 절차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요.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인식하고, 저장된 기억을 기반으로 반응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은 한 아이가 이틀 동안 밥을 먹지 않아서, 이 로빈 친구가 '네가 밥을 먹어야 돌아올 거야'라고 작별인사를 했더니, 아이가 밥을 열심히 먹었다고 합니다.

◇ 이현웅: 로봇 친구가 정말 큰 역할을 했네요. 기특도 허지!

◆ 박성우: 이 로빈은 앞으로 더 많은 병원과 시설에서 아이들의 친구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꼭 아이들뿐 아니라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어려운 분들에게도 유용한 제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이현웅: 네, 이렇게 쭉 듣다 보니까 정말 독특하고 기특하면서도 따뜻한 기술들이 많네요. 내년에도 더 유용하고 따뜻한 기술과 제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성우: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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