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레터 보내는 마음으로 초대...꿈같은 무대 만들었어요"

"팬레터 보내는 마음으로 초대...꿈같은 무대 만들었어요"

2021.07.31.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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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두 명이 평창에서 만났습니다.

4년째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손열음씨가 어린 시절 그의 우상이었던 백혜선씨를 만나 보기 드문 협연 무대를 꾸몄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아노 주법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헝가리 작곡가 벨러 버르토크의 실험적인 작품으로 두 피아니스트가 대화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4년째 예술감독을 맡은 손열음 씨가 어린 시절 우상 백혜선 씨를 초대했습니다.

팬레터 보내듯 초청한 게 협연까지 이어졌습니다.

[손열음 / 피아니스트,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 어떤 프로그램을 제안 드릴지 고민해 보다가 혹시 저랑 같이 연주하는 것도 괜찮으신지 여쭤봤는데 선생님께서 수락을 해 주셔서 이렇게 꿈 같은 무대를 만들게 됐어요.]

1989년 미국 윌리엄 카펠 국제콩쿠르를 시작으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넘보기 힘들던 세계 무대에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알린 백혜선 씨.

이후 손열음과 조성진, 임동혁 등 쟁쟁한 후배들이 등장하도록 발판을 마련해 줬다는 평가를 받는 그녀도, 후배와의 협연은 긴장됩니다.

[백혜선 / 피아니스트 : (손열음씨가) 굉장히 유연한 연주자이기 때문에 제가 너무 딱딱하게 보이면 안 될 것 같고, 같이 호흡해야 하고, 또 음색도 대조도 돼야 하고 비슷할 때도 있어야 하고, 실수도 너무 많지 않아야 되고…]

훌륭한 후배들을 보는 소감을 묻자 너스레 웃음을 쏟아냅니다.

[백혜선 / 피아니스트 : 정말 먼저 하길 잘했다. 쟤네들하고 같이 있으면 난 명함도 못 내밀었다. 그런 생각 하지요.]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산.

강원도에 많은 '산'속에서 예술을 통해 '사는' 의미를 찾아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손열음 / 피아니스트,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 '죽은' 것의 반대인 '산' 이게 저한테 중의적으로 들리면서 지금 우리가 코로나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잖아요.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이 뭔가 하는 질문이 계속되었고…]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프라노 서예리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열세 개의 메인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이번 음악제는 다음 달 7일까지 계속됩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YTN 기정훈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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