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년 전 첨단 자동 물시계, 자격루를 만든 사람은?

5백년 전 첨단 자동 물시계, 자격루를 만든 사람은?

2020.04.26. 오전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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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 시대 과학 기술의 백미 가운데 하나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첨단 물시계, 자격루입니다.

장영실의 뒤를 이어 484년 전 중종 때 자격루를 만든 태스크포스 12명의 이름이 모두 밝혀졌습니다.

누구일까요? 이승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586년 전 세종 때 만들어진 자격루,

물의 증감에 따라 자동으로 시각을 알려주는 첨단 기계 장치였습니다.

이때 만든(1434년) 자격루는 없어졌지만 102년 뒤 중종 때(1536년) 다시 만든 자격루 일부가 남아 있습니다.

원통 모양과 둥그런 모양 등 청동 항아리 다섯 점입니다.

일제가 멋대로 창경궁에서 덕수궁 광명문으로 옮겨 전시해온 자격루는 광명문이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1년 7개월간 보존처리를 받았습니다.

[이재성 /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사 : 실내에서 전면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보존처리를 처음 실시하게 됐습니다. 이런 보존처리를 통해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역사적 흔적이나 자격루 제작에 적용된 제작기법을 새로 알게 됐습니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원통형 항아리에 새겨진 12명 가운데 읽을 수 없었던 4명의 이름이 밝혀졌습니다.

가마나 수레를 만들던 사복시에서 파견된 이공장, 검찰 격인 사헌부의 안현과 김수성, 음악을 담당하던 장악원의 채무적,

각 관청에서 천문과 기계에 밝은 전문가를 차출한 겁니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김수성이 중추적 역할을 했습니다.

기록에는 관노 박세룡도 참여했다고 나오지만 자격루에 새겨진 12명 명단에는 없습니다.

또 먼저 청동으로 원통형 항아리를 만든 뒤 용 문양과 구름 문양을 붙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큰 항아리에는 은으로 제작 시기를 새겼습니다.

[문중양 /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백여 년이 지난 중종 대에도 보루각루(자격루)를 새롭게 제작한 것을 통해서 세종 대에 못지않게 과학 기술을 강조하고 발전시킨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5~600년 전 이미 디지털의 원리를 구현한 자격루는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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