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생활융자지원도 꺼리는 문화예술인들, 이유는?

긴급 생활융자지원도 꺼리는 문화예술인들, 이유는?

2020.03.29.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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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8년 기준으로 문화예술인 10명 중 7명은 월평균 수입이 백만 원이 안 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문화예술인들의 생활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상황이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성북구의 한 극단 연습실, 두 달째 단원들이 못 모이고 있습니다.

공연 취소에 제작 지원 공모도 끊겨 10년이 넘은 역량 있는 극단이지만 월세도 곧 못 낼 형편입니다.

[박복안 / 배우 : 올해는 그냥 알바만 하자, 그러면 왠지 배우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면 다음에 또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그런 불안도 있고…]

저소득 문화예술인은 창작준비금 3백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일러야 6월에나 받을 수 있고, 그나마 지난해 받은 사람은 제외됩니다.

정부가 긴급히 30억 원 규모 예술인 생활 융자를 마련했지만 열흘 만에 40억 원이 넘는 신청이 몰렸습니다.

빌릴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이는 것을 꺼리는 문화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갚을 수 있다는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예술인의 84%가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에도 수입이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정범철 / 극단 대표 : 빚은 계속 쌓여가는 상황이 되는데, 이게 언제까지 갈 건지 기약이 없으니까 더 힘든 거죠.]

정부는 추가 지원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박양우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추가로 (예술인 긴급 융자) 40억 원을 더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단체나 개인들을 위해서 추가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말씀드립니다.]

[김현수 /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기획정책본부장 : 재난소득처럼 장기적이 아닌, 일시적으로라도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 첫 번째 요청이고 두 번째는 언컨택트(비대면) 문화로 우리 예술계가 전환할 수 있는 지원,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고용보험 가입률이 24%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적 안전망에 취약한 문화예술인들, 다시 설 수 있는 장단기적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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