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미경, 美 매체와 인터뷰 "마이크 꺼진 것 기술 실수라 생각"

CJ 이미경, 美 매체와 인터뷰 "마이크 꺼진 것 기술 실수라 생각"

2020.02.13.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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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미경, 美 매체와 인터뷰 "마이크 꺼진 것 기술 실수라 생각"
사진 제공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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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뒤 직접 단상에 올라 소감을 밝힌 이미경 CJ 부회장이 미국 매체에 시상식 후일담을 전했다. CJ ENM은 '기생충'의 투자·배급사로,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CP(책임 프로듀서)다.

미국 할리우드 리포트는 지난 12일(이하 현지 시각) 이 부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매체는 이 부회장을 'CJ그룹 부회장 겸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모', '지난 25년 동안 한국 영화의 주요 후원자'라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랐을 때를 돌아봤다. 작품상에 호명된 '기생충' 제작진과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고,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먼저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라는 소감을 말했다.

이후 조명과 마이크가 꺼지자 객석에 있던 배우들이 'Go for it', 'Up'(계속해)을 외치며 소감을 더 이어가도록 했다. 그러자 평소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은 마이크를 잡고 "봉 감독과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수상 소감을 말한 것을 두고 국내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곽 대표는 "혹시라도 작품상을 받으면 제 다음 순서로 이 부회장님 소감을 듣기로 팀에서 정해뒀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할리우드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은 "마이크가 꺼졌을 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걸 몰랐다. 보통 제작자와 감독 등 세 명이 소감을 한다고 들었는데, 봉 감독이 자신은 말을 너무 많이 했으니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라며 "그래서 처음에 마이크가 꺼진 것이 기술 결함이라고 생각했는데 톰 행크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Up! Up!' 외치는 것을 봤다. 만약 마이크가 꺼진 것이 무대에서 내려가야 하는 뜻인지 알았더라면 연설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시상식 의상도 특별했다. 이 부회장은 "오랫동안 갖고 있던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빈티지 재킷"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재킷을 리폼했는데, '기생충' 포스터 속 검은 띠 모양을 덧붙이고, 영화와 관련된 문구를 새겨넣었다. 재킷에는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No plan is the best plan), '기생충은 쿨하다'(Parasite is cool!)와 같은 문구가 새겨졌다.

시상식 당일 애프터 파티에 대해서는 "오랜 멘토인 퀸시 존스와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라며 "그는 자신에게 진실할 때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퀸시 존스가) 케이팝, 한국 음식, 아시아 음식을 정말 좋아하며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음악과 영화에 해박하다. 항상 내가 열심히 일하도록 격려해준다"라고 덧붙였다.

'기생충'의 역사적인 오스카 수상에 대해선 "정말 기쁘다. 10년 동안 LA에 살면서 많은 아시아인이 일하는 것을 봤다. 언론, 스튜디오, 프로덕션에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라며 "아시아인들이 인정받을 시간이 됐고 마침내 우리 노력이 드러난 것이다. 이것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 전체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봉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각각 서울을 배경으로 한 한국어 공포 영화와 런던을 무대로 한 영어 영화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의 두 가지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이 부회장은 "우리는 항상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 발표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며 "다만 봉 감독이 극본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라고 귀띔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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