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봉테일의 20년..."이름이 곧 장르"

[앵커리포트] 봉테일의 20년..."이름이 곧 장르"

2020.02.10. 오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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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색깔로 장르를 넘나드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 세계는 '봉준호 장르'

이름이 곧 장르인 영화로 불리는데요.

20년 전, 봉 감독은 촉망받는 신인으로 샛별처럼 영화계에 나타났습니다.

32살의 청년 감독은 첫 장편 작 '플란다스의 개'에서 중산층의 삶을 날카롭게 짚어내면서도 특유의 엉뚱함과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봉준호 / '플란다스의 개' 감독 (2000년) :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고 왜 이렇게 황당한 행동을 하니? 황당한 말을 한다고 이런 반응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저의 생활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데뷔 뒤 3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작품 '살인의 추억'은 봉 감독에게 '봉테일'이란 별명을 만들어 준 영화죠.

치밀한 시나리오와 섬세한 설정을 통해 80년대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의 수사상황을 흡입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영화 괴물이 관객 천삼백만 명을 돌파하며, 그는 천만 감독 반열에 합류합니다.

[봉준호 / '괴물' 감독(2006년) : (영화 괴물에서) 가족들이 되게 외롭게 싸워요. 가족들이 소시민들 가족인데, 그 가족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 우리 사회가 약한 사람들, 소시민들을 정말 도와준 적이 있었던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고요.]

이어진 '마더'와 '설국열차', '옥자'까지 봉 감독은 유머와 휴머니즘과 더불어 사회 문제 인식을 잘 녹여냈습니다.

특히 영화 '옥자'는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죠.

당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봉 감독은 영광스럽다면서도,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처럼 두렵다며 초청 소감을 밝혔습니다.

[봉준호 /영화 <옥자> 감독 : 두렵습니다. 칸만큼 영광스럽고 흥분되는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동시에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의 느낌 같은 게 있어요.]

2년 뒤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 다시 간 봉 감독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에 이어, 올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4관왕까지 거머쥐는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7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하며, 거장으로 우뚝 선 봉준호 감독.

앞으로 또 어떤 영화로 놀라게 할지 한국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정윤 [jyc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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