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앵커리포트] 황금종려상만큼 빛난 봉준호 감독의 '표준근로계약' 이행

[더뉴스 앵커리포트] 황금종려상만큼 빛난 봉준호 감독의 '표준근로계약' 이행

2019.05.29.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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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칸에서의 성과뿐 아니라 영화 제작 과정도 조명 받았습니다.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거기에 맞춰 영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봉 감독은 본인이 나서지 않아도 표준근로계약 관행이 상당 부분 정착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봉준호 / 영화 '기생충' 감독 : 저희 '기생충' 팀이 표준근로나 제가 뭘 나서서 한 건 전혀 없습니다. 제가 '설국열차'와 '옥자', 해외에서 작업하다가 귀국을 해 보니까 이미 한국 영화산업 전체가 그렇게 정리가 잘 돼 있었어요. 2014년부터 시작된, 그래서 제가 나서서 뭘 해결하거나 주장했던 건 전혀 없고요. 저는 이미 그렇게 정착된 시스템에 아 이미 이렇게 변했구나! 돌아와 보니까, 뭐 해오던 대로 그냥 한 겁니다.]

봉준호 감독이 이미 정착된 시스템이라 말했지만 표준근로계약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유지될지도 우려가 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영화 제작 현장에서는 제작 편의대로 야근, 철야가 반복되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2011년, 임금과 업무시간 등을 미리 정해 놓고 일을 하는 표준근로계약을 도입하라는 권고가 나왔고, 영화산업노조와 제작사, 배급사 등이 참여한 이행협약은 2013년에야 체결됩니다.

가장 먼저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한 영화는 2014년 2월 개봉한 '관능의 법칙'입니다.

제작사는 명필름, 메가폰은 권칠인 감독이 잡았던 영화입니다.

흥행 대작 중에서는 천4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은 국제시장이 처음입니다.

이 영화는 JK필름이 제작했습니다.

윤제균 감독이 인터뷰 등을 통해 표준근로계약에 따라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힌 이후 표준근로계약은 영화계 전반으로 확산됩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표준근로계약서를 쓴 비율은 74.8%였습니다.

초기 2013년 도입 협약이 체결된 뒤 5년 동안 4분의 3까지 늘었습니다.

이 조사는 제작 현장 기준이 아니라 제작 인력 기준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영화 스태프 4명 중 3명이 근로계약서를 쓴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은 제작사 때문이었지만 최근 제작사의 거부 비율도 줄었습니다.

지난해 제작사의 거부는 전체 미적용 사례 중 절반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유로는 다른 일을 병행하기 위해 제작 인력 본인이 원치 않는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영화계의 표준근로계약은 이번 '기생충' 사례로 더욱 확산될 계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일수록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고 영화업계 전반의 처우 문제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표준근로계약을 기본 제도로 안착시키고 영화 현장의 양극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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