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통령의 설 선물 '축적의 길'...연휴 동안 읽어보면 좋을 책"

[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통령의 설 선물 '축적의 길'...연휴 동안 읽어보면 좋을 책"

2019.02.01. 오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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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통령의 설 선물 '축적의 길'...연휴 동안 읽어보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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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The RLeader 더 리더’

□ 방송일시 : 2019년 2월 1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책하면 척! 북 칼럼니스트 김성신 출판평론가, 나오셨습니다.안녕하십니까.

◆ 김성신 출판평론가(이하 김성신): 안녕하세요.

◇ 김호성: 조금 전에도 반기성 예보센터장께서 덕담 대신 시를 읊어주셨는데요. 책에 가지고 있는 안에 있는 지혜를 솔솔 풀어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리더는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 김성신: 이제 설 연휴가 시작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긴 연휴기간을 활용해서 독서계획 세우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서 오늘 이 시간 준비해봤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최근에 설 명절 앞두고요.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한테 책을 선물했다.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거 좀 부담스럽겠어요. 꼭 읽어야 하는 건가요?

◆ 김성신: 읽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적극적으로 추천을 드리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사회와 또 정말 우리의 삶 속속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경제적 개념, 사회적 개념 이런 것들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거든요. 바로 <축적의 길>이라는 제목의,

◇ 김호성: 이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님께서 쓰신.

◆ 김성신: 네. 진화경제이론의 권위자인 학자이기도 한데요. 지금까지도 계속 기업이라든지 정부의 기술혁신전략 수립에 아주 활발하게 참여해온 학자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경제과학특별보좌관으로 들어가시면서 이분이 쓰신 이 책 <축적의 길>을 청와대 전 직원한테 나눴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죠. 잠깐만 설명드리자면, 지난 2015년에 <축적의 시간>이라는 전작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우리나라의 산업에 여러 가지 위기가 처했는데 그 본질을 쭉 따라올라가면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라는 진단을 했거든요.

◇ 김호성: 쉽게 설명하면 어떤 내용이죠, 그러면?

◆ 김성신: 쉽습니다. 개념설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던 그 무언가를 그려내는 것, 즉 백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일 정도를 개념설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핵심적인 경쟁력은 바로 제품과 서비스에 있어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개념설계 역량이라는 부분들에서 뭔가 큰 차별성이 생겼다, 라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개념설계, 개념설계를 실행하는 것이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인들은 실행은 정말 끝내주게 잘한다는 겁니다. 그 능력으로 지금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데 개념설계와 그 실행은, 책에서 재밌는 비유를 하더라고요. 며느리와 쥐며느리만큼 다르다. 전혀 다른 존재라는 뜻이죠. 그래서 개념설계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은 받아서 실행하는 역량과는 정말 달라서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통해서 경험을 축적해나가야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개념설계의 역량이다,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겁니다. 대신 실패를 통해서 우리는 아무것도 안 배우거나 실패를 덮어두려고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지 말고 실패의 경험들을 정말 자세하게 분석하는 과정들을 거쳐서 축적해야지만 우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제안을 하는 책입니다.

◇ 김호성: 실패를 통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그런 얘기예요, 결국. 설 연휴 시작지점에서 연휴 동안 독서계획을 세운다 했을 때 어떤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 김성신: 예. 일단 오늘 주제를 ‘우리 시대의 독서가들’ 이렇게 한 번 정해봤습니다. 출판평론가이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인 한기호 씨와, 스스로 대학 교수직을 던지고 인문학자로서 다시 대중들 앞에 돌아와서 정말 최근에 많은 저작과 강연을 통해서 활약하고 있는 김경집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독서가들의 독서를 한 번, 어떤 내용들을 독서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 김호성: 그래볼까요? 그러면 우리 한기호 전 교수님은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실까요?

◆ 김성신: 두 분 다 정말 성실한 다작가들이십니다. 1년에 한 권 이상씩 책을 수십 년 간 계속 내고 계시는데. 가령 한기호 소장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40살이 되던 해에 본인이 오랫동안 다니던 출판사를 퇴사하고 지금의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설립합니다. 그렇게 해서 공저까지 합치면 지난 20여 년간 30여 종의 책을 펴냈습니다.

◇ 김호성: 1년에 한 권 이상의 책을 계속 내오신 거예요?

◆ 김성신: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김경집 교수도 공저까지 합치면 30권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대단한 어떤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는 그런 분들이죠.

◇ 김호성: 그 가운데 책을 선정해주신다면 어떤 걸 선정해주시겠습니까?

◆ 김성신: 예.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이 두 성실한 저술가의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김경집 교수의 최신작은 2018년 10월에 출간된 <김경집의 통찰력 강의>라는 책이고요. 한기호 소장의 책은 이번 주에 새로 나온 책입니다. <책으로 만나는 21세기>라는 책. 이렇게 두 권을 중점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 김호성: 통찰력 강의 읽으면 통찰력이 생기나요?

◆ 김성신: 네. 그런데 제목은 ‘통찰력 강의’ 이러니까 좀 까다롭고 어려울 것 같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무릎을 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우리가 마치 인생의 정답처럼 여기고 있는 여러 가지 상식적인 관념들을 비틉니다. 비틀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아주 흥미로운 구성의 책인데요. 워낙 우리는 어릴 때부터 입시, 무한경쟁, 이런 것들 속에서 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교육과정 속에서 끝없이 정답을 외우는 것을 강요받으면서 살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바로 그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고 통찰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됐다, 라는 것이 김경집 교수의 진단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우선 잘 질문하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상식을 뒤집어보는 이런 질문을 하다 보면 우리가 정답을 외울 때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전혀 새로운 가능성들을 볼 수 있다는 건데요. 한 가지 시선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안을 바라볼 수 있을 때 가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겁니다. 그 힘이 바로 통찰력이다. 이렇게 설명합니다.

◇ 김호성: 다양한 시각에 대한 이해가 결국에는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한기호 소장님의 신작인 <책으로 만나는 21세기>의 내용도 궁금하네요.

◆ 김성신: 아주 방대한 분량인데요. 1998년부터 2018년까지 딱 20년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책과 책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쓴 칼럼들 중에서, 시대를 미리 예측하고 또 그렇게 해서 지성의 변화, 또 사회의 변화, 우리 대중의 변화 이런 것들을 진단했던 글들만을 따로 모은 책인데요. 20세기 마지막부터 21세기 초반부, 아직도 우리는 초반부죠.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IMF와 디지털 혁명, 이런 것들로 엄청난 변화를 겪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지난 20년간 시대가 이렇게 바뀜에 따라서 우리 시대의 인간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또 생활방식이라든지 가치관이라든지 이런 게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한눈에 그려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정말 매력적인 부분은 소름끼칠 만큼 10년 후, 20년 후의 우리 사회를 정말 정확하게 예견하고 예측했다는 것인데요. 독서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말 실감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 김호성: 구체적으로 그분이 가지고 계시는 일종의 독서론, 독서를 바라보는 시각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김성신: 그렇습니다. 확실히 책을 읽으면 아주 가까운, 당장 내일 어떻게 트렌드가 변할지는 사실 뉴스를 보거나 미디어를 보는 것이 나은데, 책을 읽는다고 했을 때는 제가 볼 때는 일종의 주식으로 비교하자면 가치투자 같은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건 정확하지 않습니까. 세계 최고의 부자 워렌 버핏이 바로 가치투자를 하는데. 정말 그 기업이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10년 후, 20년 후에 반드시 성장할 것이다,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다. 이걸 예견하는 것처럼 독서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정말 더없이 정확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미래 예측까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우선 한기호 소장의 독서론이 궁금해서 제가 어제 인터뷰를 했습니다. 크게 3가지를 직접 물어봤는데, “독서가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어떤 의미가 있느냐?” 두 번째는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마지막 세 번째는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우리 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뭐고 그 이유가 뭐냐?” 이런 것들을 물어봤습니다.

◇ 김호성: 답변이 정말 궁금합니다.

◆ 김성신: “독서는 당신의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는데요. 제가 잠깐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40대와 50대의 인생에서는 매주 최소 10권, 많을 때는 20여 권의 책을 읽어야 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변화를 찾아내는 일을 했다.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는 독서가 아니었으니 책 읽기가 고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책에는 세상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수많은 단서가 담겨 있었다. 덕분에 세상의 흐름을 남보다 빨리 포착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됐다. 나에게는 독서가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이었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김호성: 두 번째 질문 ‘우리는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 김성신: 네, 아주 굉장히 중요한 맥락들을 짚어가고 있었는데요. 제가 이 부분도 읽어드리겠습니다. “학력사회에서 학습력사회로 변모했다. 과거에는 학창시절에 배운 지식만으로 평생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수한 직업이 사라지고, 무수한 직업이 새롭게 나타날 것이다. 어떤 일에도 적응하려면 자발적인 학습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그런 능력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생각의 차이를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서만 터득된다. 평생 액티브 러닝, 즉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무슨 책이라도 읽어낼 수 있기만 하면 키워진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 김호성: 학력사회에서 학습력사회,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분께서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은 어떤 건가요?

◆ 김성신: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비록 내가 기획한 책이지만 <책 가지고 놀고 있네>라는 책은 학교도서관 사서와 교사가 뽑은 책놀이 10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라고 얘기하면서, “이 책이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은 교사 혹은 학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책을 갖고 즐겁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소개하고 있다. 책 읽기는 이제 놀이가 되어야 한다. 이 책과 즐겁게 놀아보시길 권한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김호성: <책 가지고 놀고 있네> 재미납니다. 그리고 김경집 교수님의 독서관도 궁금해요.

◆ 김성신: 같은 질문을 했는데요. 먼저 “독서는 당신의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느냐?” 이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독서는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통로. 내가 세상에 말 걸고, 세상의 말을 듣는” 이렇게 표현했는데, 역시 인문학자답게 아주 짧고도 더없이 명료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우리는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는데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섬세한 사유, 다양한 감각, 깊은 감정을 얻고 다듬는 힘. 말의 힘과는 다른 글의 힘. 글의 소비는 내가 속도를 정하며, 내 호흡으로 세상을 소화할 수 있는 힘. 무엇보다 영감을 깨우칠 성찰은 말이 아니라 글에서 얻을 수 있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 김호성: 글의 힘, 이거 아주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질문에는 어떤 답을 주셨어요?

◆ 김성신: “최근 읽은 책 중에 이 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 그 이유는 뭐냐?” 이렇게 질문했는데 역시 역시 짧고 명료했습니다. 마틴 슐레스케라는 사람이 쓴 <가문비나무의 노래>라는 제목의 책이었는데요. “삶과 울림에 대한 성찰과 영감이 가득한 매력. 무엇보다 요즘 책에서 드물게 영성의 깊이까지 누릴 수 있어서 더욱 반가운” 이라고 적어주셨는데요. <가문비나무의 노래>는 실제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독일의 장인입니다. 그래서 나무 하나를 골라서 그것을 베고 말려서 바이올린 하나를 만들어내 가는 그 모든 전 과정에 말하자면 자신의 인생의 성찰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아주 명상적으로 적어놓고요. 또 세계적인 사진가가 여기에 아주 멋진 정말 아름다운 사진을 함께 편집해놓은 그런 책이기도 합니다. 굉장히 매력적인 책입니다.

◇ 김호성: 한 그루의 나무가 악기가 되어서 울림을 통해서 노래로 전해지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기대가 많이 되는 설명이시네요.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이끄는 Leader들, 책 읽는 Reader로 정의해주신다면요?

◆ 김성신: 먼저 <책으로 만나는 21세기>를 쓰고, <책 가지고 놀고 있네>를 권하는 한기호 소장은 “혈관에도 활자가 흐르는 독서수행자”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고요. 한편 <김경집의 통찰력 강의>를 쓰고, <가문비나무의 노래>를 권하는 인문학자 김경집은 “지성의 세계를 통찰하며 노는 장난꾸러기 현자”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 김호성: 심각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유머러스하고 장난스럽고 친근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정말 많이 나와주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면 좋은 사회가 되지 않겠어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성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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