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노래하는 일흔 소리꾼 장사익

시를 노래하는 일흔 소리꾼 장사익

2018.10.22. 오전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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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로 불리는 소리꾼 장사익 씨가 칠순을 맞아 다음 달부터 순회공연을 시작합니다.

인생의 종반전에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아름다운 시를 노래로 풀어낼 예정입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찔레꽃 향기는~"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고 짙은 향기를 가진 찔레꽃.

소리꾼 장사익 씨의 수수한 너털웃음과 닮았습니다.

[장사익 / 소리꾼 : 제가 힘들고 어려웠을 때 만든 노래가 찔레꽃이거든요. (어느 날) 그동안 눈에 잘 안 보이던 하얀 찔레꽃에서 향기가 나는 거예요. 그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바보 같은 나구나….]

15개 직업을 전전하다가 마흔에 접어들어 국악을 시작한 늦깎이 가객.

대중가요와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구수한 목소리로 꽃을 피웠습니다.

지난 2016년 성대에 혹이 생겨 수술까지 하게 되면서 한때 두려움도 느꼈지만, 위기를 오히려 전환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노래 인생을 펼쳤습니다.

[장사익 / 소리꾼 : 노래가 이렇게 나에게 소중하다는 걸 느꼈고, 어떻게 앞으로 노래할 것인가. 소중하게 진솔하게 노래해야겠구나….]

칠순을 맞이해 다음 달 24일부터는 '자화상7'이라는 제목으로 순회공연에 나섭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대구와 부산, 광주, 대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리게 됩니다.

[장사익 / 소리꾼 : 7학년이 되다 보니 스포츠 경기처럼 제가 종반전에 와 있는 듯했어요. 과거라든가, 오늘, 또 가야 할 내일 그런 걸 제대로 확인하려고…]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윤동주의 '자화상'과 기형도 '엄마 걱정' 허영자 '감' 등의 시로 만든 새 노래들이 주요 작품으로 다뤄집니다.

[장사익 / 소리꾼 : 시인들 시를 빌렸죠. 시인들 시는 정말 아름다운 시어가 있고, 인생을 자연을 바라본 넓고 깊은 관조의 세상이 있어요.]

인생의 황혼기, 삶을 향한 따뜻한 관조와 소박한 희망을 담은 시가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울릴 예정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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