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무용계의 아카데미상' 받은 발레 왕자 김기민

[인물파일] '무용계의 아카데미상' 받은 발레 왕자 김기민

2016.05.19.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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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안에 발레리노 김기민 씨의 이름이 울려 퍼졌습니다.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2016 브누아 드 라 당스 시상식에서 최고 남자 무용수상을 받은 건데요.

한국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입니다.

상을 안긴 작품은 지난해 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공연한 '라 바야데르', 세계 정상의 공연, 잠시 감상해보시죠!

무희 니키야와 전사 솔로르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 '라 바야데르'.

김기민은 솔로르 역을 맡아 뛰어난 기량과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김기민의 점프는 발군인데요.

체공 시간이 길뿐 아니라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에 '시간이 멈춘 듯한 점프'라는 찬사가 이어지곤 합니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춤의 영예'라는 뜻입니다.

이 시상식은 콩쿠르가 아닙니다.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공연된 발레 작품을 심사해 최고의 남녀 무용수와 안무가에게 상을 주는 형식인데요.

그래서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립니다.

국내에서는 1999년에 발레리나 강수진 씨가, 또 2006년에 김주원 씨가 최고 여성 무용수 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형과 함께 발레를 시작한 김기민.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최연소',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닙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영재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했고, 17살이던 2009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에 10대로는 처음으로 주역 지크프리트 왕자 역을 맡아 국내 직업 발레단 역사상 최연소 주역으로 기록됐습니다.

2011년에는 자국민을 선호하기로 유명한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 러시아 마린스키에 입단했는데요.

동양인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입단 3년여 만에 수석 무용수로 승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발레를 공부한 토종 무용수이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끄는데요.

지금도 러시아 사람들이 어디서 발레를 그렇게 잘 배웠느냐 물어오면, 당당하게 한국에서 공부했다고 답한다고 합니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세계 3대 문학상인 맨 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에 이어, 발레리노 김기민까지…

예술계에 새로운 한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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