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의 의미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의 의미는?

2016.05.14.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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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묵 스님, 조계종 교육국장

[앵커]
오늘은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의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법요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불교 조계종의 총본산인 조계사에서는 조금 전인 10시부터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봉축 법요식이 열리고 있는데요. 오늘 법요식의 내용과 그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조계사 교육국장을 맡고 계시는 승묵 스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 법요식에 참석하셔야 되는데 이 자리에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불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모든 행사를 법요식이라고 부르죠? 오늘 봉축 법요식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일단 봉축 법요식은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부처님께서 태어나 지혜의 등불을 밝히신 날을 기리고 아울러 부처님께서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준 당신 삶의 참뜻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의미를 가진 행사입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걸 축하하는 자리로 이 복된 날을 맞아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가득하길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불기 2560년 이게 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인터뷰]
오늘 물론 부처님오신날이지만 불기는 부처님이 세상을 떠나신 날. 저희들은 열반이라고 하는데 세상을 떠나신 날부터 시작해서 2560년이 된 날입니다. 그렇게 불기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화면에 봉축 법요식 행사가 나오고 있는데요. 혹시 지금 진행되는 행사가 어떤 순서인지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반야심경을 지금...

[인터뷰]
한글 반야심경을 독경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보니까 정치인도 많이 참석을 하셨고요. 오늘 봉축 법요식에 또 특별한 분들이 참석을 하셨다고 하는데요.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많이 초청이 된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이시죠?

[인터뷰]
지금 일단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그다음에 성소수자들, 알바노조위원장 이런 분들인데요. 흔히 종교의 기원을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한다고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종교가 세상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길잡이 역할을 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세상 사람들이 종교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종교가 세상과 세상사람들과 괴리되어 종교의 몫과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그런 의미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세월호 희생자 분들 가운데는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분들의 가족들이 많이 참석을 하셨죠? 오늘 자리에서 많이 치유가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우리 불교에서는 동체대비라고 하는 사상 가르침이 있습니다. 너와 나는 한 몸이기에 너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라는 뜻입니다. 사회적 약자, 세월호 희생자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분들이 바로 우리의 부모이며 형제이고 아들이고 딸이라는 의미입니다. 나와 둘이 아닌 한몸이기에 바로 그 분들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하고 밝은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성소수자분들도 오늘 법요식에 참석을 했는데요. 어떻습니까? 불교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어떤 입장을 취하고 계신지 그리고 오늘 초청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일단 이웃 종교에서는 성적 정체성에 대해서 보수적인 견해나 이런 것들을 보이고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반야심경 독경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관불의식이 진행이 되는데요. 관불의식 어떤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관불의식은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입니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제석천황 등 하늘의 신들이 하늘을 물을 가져와서 9마리의 용이 다섯 가지의 향수로 아기부처님의 몸을 목욕시킨다는 탄생설화에 의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관불의식을 하는 이유는 갓 태어난 부처님의 몸을 씻겨드려서 우리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하루속히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에 기원하고 우리 스스로가 모든 번뇌를 씻고 탐욕과 어리석음 등에서 벗어나 완전한 지혜를 성취하여 존립과 가치를 재정립하는 원을 세우는 의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옛날에는 관불을 하고 난 물에 특별한 공덕이 깃들어 있다고 해서 각자 집으로 가져가서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인터뷰]
그런 의식이 있었습니다. 인도 종교인 브라만교 에서도 성스럽게 여겨서 하는 의식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현장에서 관불의식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인데요. 다른 명칭으로는 불생회, 욕불회, 강탄회, 관욕식 등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 많은 사찰에서는 아기부처님을 씻겨드리는 관불의식을 행하고 있는데요. 오늘 봉축 법요식에서도 관불의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관불의식에 이어서 찬불가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곡명이 자비의 나라죠? 어떤 뜻을 담고 있는 찬불가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일단 부처님의 자비로 이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그런 것입니다. 이 세상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정토사상이고 오직 즐거움만 함께하는 그런 세상을 바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부처님의 목욕을 씻겨드리는 관불의식, 조금 전 설명대로 모든 번뇌를 씻는 것을 상징을 하는데요. 여기에서 마정수기라고 하는 말이 있던데 이 뜻도 어렵습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마정수기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과거 전생에 연등 부처님께서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라는 것을 증명받으실 때 물로써 이마를 어루만지셨는데 이로써 미래의 부처가 될 것을 인정받으셨던 것에서 유래가 된 것입니다.

[앵커]
이제 찬불가가 끝나면 자승 스님이 오늘 법요식에서 봉축사를 발표를 하실 텐데 오늘 봉축사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인터뷰]
그동안 사람들은 문명이 가져다준 육신의 편안함과 물질의 과도한 소비를 풍요라고 생각해 왔고 자연이 베푸는 천혜의 환경을 파괴하면서 풀 한 포기 자라기 어렵게 만드는 것을 발전이라고 여겨왔다고 하십니다. 또한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이웃을 고통스럽게 했다고 하시면서 이러한 허상에서 깨어나 자비의 마음으로 자신을 성찰하여 이기심을 내려놓고 서로 희망의 길벗이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통합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원한다고 하셨습니다.

불법은 세상 속에서 구현되어야 그 가치가 있으며 부처님께서 일생동안 길 위에서 사람들과 함께한 이유이기도 하기에 우리 불교와 불자들이 부처님과 같은 지극한 자비심과 실천으로 세상의 고뇌에 답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함께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자신과 한몸처럼 생각하셨다면서 인류와 민족의 번영, 남북의 화해와 평화 공존,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웃과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이 바로 부처님이라고 하셨으며 함께 실천하는 도반으로 살아가자고 하셨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자면 불교가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고 사회 속으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또 함께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거군요?

[인터뷰]
네.

[앵커]
지금 찬불가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헌촉 촛불공양 순서가 이어지는데요. 불교의식에서 초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인터뷰]
불교에서는 빛 또는 불을 중요시하게 생각을 합니다. 즉 초는 스스로를 태워서 세상을 밝히는 존재입니다. 헌촉은 초를 부처님께 공양올림으로써 어리석음에 싸여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지혜와 자비의 불을 밝히고 보살행으로써 깨달음고 얻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이 시각 현재 조계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봉축 법요식 현장을 생중계로 보고 계십니다. 헌촉행사가 진행 중인데요. 초에 불을 밝히는 것. 무명에 쌓여 있는 중생의 마음에 지혜와 자비의 불을 밝히고 보살으로 깨달음을 얻겠다는 상징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초에 불을 밝히는 행사. 보통 누가 이렇게 불을 밝히게 되나요? 초대받으신 분들이 이렇게 맡아주시나요?

[인터뷰]
네. 이른 아침부터 법당에 많은 불자님들이 찾아와서 이 불을 밝혔었고요. 지금 행사 관련으로 일단은 총원장스님과 원로의장스님 그다음에 외국 대사들이나 초청받으신 분들께서 대표로 헌촉을 하고 계십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헌촉에 이어서 헌향도 진행 중입니다. 향을 붙이는 행사죠?

[인터뷰]
네. 향을 봉양 올리는 자리입니다.

[앵커]
여기에는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터뷰]
헌향은 부처님께 향을 공양 올리는 것으로 의식을 하고 있는 공간을 정한다라고 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연기로 사라진 그 자리에 진한 향기를 남기는 향과 같이 나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세상과 중생을 향기롭게 하는 진정한 불자가 되겠다는 부처님과의 약속을 의미합니다.

[앵커]
스님, 오늘 봉축 법요식 행사를 저희와 같이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꼭 불자들뿐만 아니라 이 방송을 보고 계신 시청자 분들께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총원장 스님께서 말씀을 하셨지만 오늘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서 우리 불교가, 우리 종교가 종교 본연의 역할들을 되찾고 그다음에 우리 사회가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고 소통하며 절망은 희망으로, 갈등은 화합으로, 불신은 믿음으로 만들어가는 밝은 공동체를 염원하는 그런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조계사에서 교육국장을 맡고 계시는 승묵 스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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