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감독판' 흥행으로 본 '감독판' 인기 영화

'내부자들 감독판' 흥행으로 본 '감독판' 인기 영화

2016.01.31. 오후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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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남웅, 영화평론가

[앵커]
영화 내부자들이 충무로의 흥행 역사를 새롭게 썼습니다. 역대 감독판, 영화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사상 처음으로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화평론가 허남웅 씨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조금 전에 앵커 멘트에서 설명을 하기를 감독판이라고 했는데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감독판이라는 게 뭡니까?

[인터뷰]
개봉 당시에 개봉하는 영화는 본편이라고 한다면 본편 같은 경우는 대중적인 흥행을 우선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감독의 비전을 100% 담기는 힘든데요. 그래서 감독의 비전을 담아서 편집을 새롭게 하는 작품을 그런 감독판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확장판은 뭐죠?

[인터뷰]
확장판은 말 그대로 본편보다 시간을 확장한 작품을 말하거든요. 그것을 확장판이라고 저희는 얘기를 합니다.

[앵커]
통상적으로 애초에 개봉을 할 때 감독판을 미리 만듭니까?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인터뷰]
그런 것은 아니고요. 감독판이 후에 나오게 되는 경우는 본편 당시에는 영화의 등급을 맞춘다든지 그리고 개봉 당시에 제작사와 감독간의 견해 차이 때문에 감독은 후에 새롭게 버전을 만들기도 하고요.

또 등급을 맞추기도 하고 상영 시간을 2시간 이상으로 하게 되면 하루에 상영할 수 있는 회차가 또 줄어들면 그게 수익과 직결이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본편 이후에 감독판이 등장을 하게 되는데요. 감독판도 흥행이 선행이 됐을 때 만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는 거죠.

[앵커]
그러면 영화라는 게 촬영을 하면 본편이 나오기 전에 또 다른 편집본이 있습니까?

[인터뷰]
새롭게 편집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왜냐하면 요즘 같은 경우에는 극장에서 개봉도 하지만 IPTV라든지 아니면 DVD라는 부가판권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감독들이 DVD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시간을 좀 늘리거나 새롭게 편집하거나 이런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저희가 이번에 감독판의 나온 국내 영화들을 한번 정리해 보고 얘기를 더 나누어보겠습니다. 그래픽을 준비가 돼 있을 텐데 한번 보실까요?

화면에서 보듯이 내부자들이 그야말로 압도적인데요. 본편보다 50분이나 늘어나서 무려 3시간 영화인데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기세가 이렇게 꺾이지 않는 비결이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본편 같은 경우에는 이미 700만이 넘는 관객이 봤잖아요. 그리고 영화에 대한 평가도 굉장히 좋기 때문에 디 오리지널 감독판 같은 경우는 무려 50분이나 늘어난 버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관객들 입장에서는 어떤 내용이 늘어났을까 궁금증이 생겨서 다시 영화를 보게 되고요. 워낙에 또 긴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새로운 영화다라는 그런 평가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디 오리지널 감독판 같은 경우는 또 200만 관객이 넘으면서요. 내부자들은 본편과 그리고 감독판을 모두 합쳐서 900만 관객이 넘는 그런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900만?

[인터뷰]
그렇죠.

[앵커]
혹시 1000만으로 갈 것 같습니까?

[인터뷰]
아마 디 오리지널 감독판을 내놓은 이유도 1000만이라는 이 수치를 기록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이거든요. 지금 같은 추세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 봅니다.

[앵커]
감독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메시지가 좀 더 들어가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도 하는데요. 그런데 내부자들 본편 감독판을 보면 일부 불만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무슨 얘기냐 하면 감독판이라고 해서 기대를 해서 갔는데 단지 상영시간만 늘어났지, 별다를 게 없다고 하는 이런 평을 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인터뷰]
아마 감독판 같은 경우에는 사건이 새롭게 등장을 하거나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극장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관계를 좀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그런 부분이 늘어났거든요.

그래서 불만을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오히려 본편에 비해서 인물의 관계도를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고 얘기하는 이렇게 호평을 남기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셨지만 본편이 700만, 감독판 200만 그래서 900만 곧 1000만까지 간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데 그에 어떤 것이죠?

[인터뷰]
왜냐하면 내부자들 같은 경우가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이거든요. 예전에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으로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818만 관객을 기록을 했거든요. 내부자들 같은 경우에는 지금 900만 관객이 넘었잖아요.

그래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는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을뿐만 아니라 만약 1000만 관객을 기록한다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는 최초로 1000만 영화가 되기 때문에 그 부분 역시도 아마 내부자들이 기록을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죠.

[앵커]
최초라는 그런 의미가 있군요. 그런데 좋은 이야기만 했는데 조금 안 좋은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부당거래 의혹. 그러니까 배급하는 과정에서 그게 있었다는 것인데 어떤 내용입니까?

[인터뷰]
부율이라고 하는데요. 극장에 가게 되면 입장료를 내게 되잖아요. 입장료 같은 경우가 투자 제작사가 가지고 가는 게 5.5% 고요. 그러니까 5.5%가 되는 거죠.

그리고 4.5%를 극장이 가지고 가게 되는데 내부자들 감독판을 개봉을 하면서 1:9. 그러니까 투자 제작사가 1을, 극장이 9의 수익을 가지고 가는 그런 거래를 세웠거든요.

사실은 기존에 있었던 거래는 아닌데요. 그러다 보면 극장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 수익을 많이 가지고 오는 영화에 상영관을 내주게 되잖아요. 그러면 사실 지금 대목이잖아요.

다른 경쟁 영화들 같은 경우에는 극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내부자들의 부당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조금 더 질문을 드리면요. 말씀하실 때 5.5:4.5였는데 1:9. 이거는 너무 파격적인 조건인데 왜 내부자들쪽에서 극장쪽에 제안을 했을까요?

[인터뷰]
아마 본편에 비해서 50편이 늘어난 버전이기 때문에 극장을 잡기 위해서 그런 무리한 조건을 걸었던 것 같고요. 무엇보다 1000만을 기록해야 한다는 그런 기록에 대한 감각이 그런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극장에 걸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 걸려 있던 다른 영화들은 불만이 많겠네요?

[인터뷰]
불만이 클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멀티플렉스라고 해도 멀티플렉스가 다양한 영화를 틀기보다는 잘 되는 한 영화에 몰아주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경쟁영화라든가 다양성 영화 입장에서는 당연히 부당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앵커]
감독판, 확장판 영화 우리나라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국에도 있는데 어떤 영화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첫 번째로 제가 소개해 드릴 작품은 원스 어폰 어 아메리카라는 작품인데요. 미국의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남자들의 우정 그리고 성인이 돼서 음모와 배신을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요.

황해 무법자라든지 석양의 무법자라든지 무법자 시리즈로 유명한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고 또 한국인들이 굉장히 사랑하는 영화음악가, '엔리오 모리꼬네'가 OST를 맡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국내에 개봉했을 당시에는 본편이 139분이었는데요. 한국의 수입사가 상영회수를 늘리기 위해서 100분으로 말하자면 가위질을 한 그런 흑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말씀하신 것을 보면 결국 경제적인 이익 때문에 편집의 수모를 당한 셈인데요. 그 한을 풀기 위해서 그런지 상영시간이 내부자들보다 더 길었나요?

[인터뷰]
미국에서 개봉할 때도 139분이었는데 그게 원래 세르지오 레오네의 감독이 원했던 그런 상영시간이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시간이 너무 길면 상영할 때 회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감독은 그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요.

감독이 지금은 고인이 됐거든요. 그래서 자료를 남겨놨는데 그 자료를 가지고 2012년에 4시간 12분, 그러니까 251분 버전으로 감독판이 새롭게 개봉을 했거든요. 오히려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관객분들은 감독판에 훨씬 더 열광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다음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라고 하는 영화인데 어떤 영화인가요?

[인터뷰]
해리슨 포드가 등장을 했던 영화고요.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복제인간들이 지구에 들어오면서 복제인간을 잡기 위한 경찰. 해리슨 포드가 데카드를 연기했거든요. 추격전을 다룬 작품인데요. 이 영화의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라고 작년에 마션이라는 작품을 연출을 했었고요. 에이리언이라든지 또 글래디 에이터를 감독한 그런 연출자로 유명하죠.

[앵커]
그런데 이게 10년 뒤에 감독판이 나왔는데 당초하고 완전히 내용이 바뀌었다면서요?

[인터뷰]
이 영화 개봉 당시에 영화가 너무 어둡다 보니까 제작사가 해피엔딩 버전으로 밝은 버전으로 바꿨고요. 내용이 어렵다고 판단을 해서 결말 부분에 해리슨 포드에게 내레이션을 맡겼거든요.

해리슨 포드 같은 경우는 원래 어두운 버전의 결말을 좋아해 가지고 내레이션을 맡겼을 때 굉장히 성의없게 내레이션을 맡았던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런데 82년 개봉 당시에는 블레이드 러너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에 밀려서 개봉 성적이 굉장히 안 좋았는데 후에 비디오를 본 관객들이 이 작품이 좋다고 얘기를 하면서 걸작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앵커]
저희한테 많이 알려진 홍콩 영화의 대부라고 하면 왕가위 감독 아닙니까. 왕가위 감독도 감독판을 만들었다면서요?

[인터뷰]
동사서독 리덕스라는 작품인데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요. 원래 100분짜리 작품이었는데요. 그런데 필름 원본이 손실이 되면서 오히려 7분 줄여서 93분 버전으로 재개봉을 한 그런 작품이기도 하거든요.

[앵커]
거기에 보면 우리나라 배우를 따로 배려를 했다고 하던데요?

[인터뷰]
맞습니다. 왕가위 감독이 2013년에 한국에서 동사서독 리덕스를 한국 관객들이 워낙 무협을 좋아하니까 무협이 늘어난 버전으로 동사서독 리덕스를 재편했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만큼 왕가위 감독이 한국영화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그런 방증이겠죠.

[앵커]
앞서 내부자들 얘기도 해 봤지만 평론가께서 지금 꼽는 우리나라 영화 중에 이거는 독특하다고 싶은 감독판 영화 하나 추천을 해 주신다면요?

[인터뷰]
박찬욱 감독의 2005년작 친절한 금자씨.

[앵커]
저도 생각이 납니다.

[인터뷰]
극중에 이영애 씨가 너나 잘하세요라고 하는 그런 대사를 해서 회자가 되기도 했는데요. 박찬욱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고 편집을 하면서요, 이게 컬러 상영본이거든요.

중간부터 필름이 탈색이 되면서 마지막으로 가게 되면서 흑백으로 가는 버전을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요. 영화 본편을 보면서 아, 그래도 컬러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해서 개봉 당시에 컬러 버전으로 상영을 했는데요.

상영 당시에 워낙에 흥행 성적이 좋다 보니까 그러면 내가 생각했던 버전으로 한번 같이 개봉을 해 보자고 해서 두 가지 판본을 개봉을 해서 관객들이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앵커]
친절한 금자 씨까지 오늘 영화 감독판에 대해서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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