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굴곡진 인생 '눈길'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굴곡진 인생 '눈길'

2015.10.22.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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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계한 천경자 화백은 여성과 꽃을 주제로 한 강렬한 채색화로 한국 화단에 큰 자취를 남긴 국내 대표 여류 화가입니다.

하지만 유명세만큼이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굴곡진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꽃과 뱀, 깊은 표정의 여인.

천경자 화백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이미지입니다.

여인의 한과 고독을 특유의 몽환적인 화풍으로 그려내 사랑받은 천경자 화백.

당대를 풍미한 여성 거장의 타계 소식에 상설 전시관이 마련된 서울시립미술관에는 하루 종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최정아, 서울시 가락동]
"프리다 칼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평소에도 조금씩 들었는데,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삶이, 인생이 비슷한…"

베트남전에 홍일점 종군 작가로 참가하고 다양한 책도 펴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지만, 결혼 생활 실패와 위작 시비로 개인사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특히 노년에 불거진 '미인도 위작 시비'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미술계 최대 스캔들입니다.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며 항변했던 작가는 재판 결과에 큰 충격을 받고 붓을 꺾었습니다.

[홍경한, 미술평론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전시에서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출품이 못 되고 있어요. 왜냐하면 유족 측에서 워낙 강하게 가짜라고 얘기하고 있어서…"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천 화백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미술계에서는 끊임없이 사망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대한민국예술원은 천 화백의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매달 지급해오던 수당 지급도 잠정 중단했습니다.

[홍경한, 미술평론가]
"그분의 죽음 앞에서마저도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들이 남아 있다는 게 안타까움을 더하는 부분이 있죠."

뉴욕에서 천 화백의 마지막을 지킨 큰딸은 천 화백이 서울시에 기증했던 작품이 관리 소홀로 훼손됐다며 반환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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