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한스푼] "식물도 한번 흡수한 미세플라스틱, 열매 통해 후대로 전달한다"

[과학 한스푼] "식물도 한번 흡수한 미세플라스틱, 열매 통해 후대로 전달한다"

2024.02.18. 오전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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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대 완두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 확인
식물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 후대로 전달 확인
"미세플라스틱 입자 작을수록 유해성 클 것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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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이 한번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단계로 전달되고, 대를 거쳐 태아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는데요.

식물도 땅에서 흡수한 미세플라스틱이 열매를 통해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취재에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200나노미터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60일 동안 키운 완두 화분입니다.

수확한 완두콩을 공초점 레이저 주사현미경으로 보자, 완두콩의 배아와 떡잎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됩니다.

이번에는 수확한 완두콩을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 다시 심어 14일 동안 키워봤습니다.

그 결과, 후세대 완두의 뿌리는 물론 줄기 중간과 상단에서까지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표피가 아닌 세포 간, 또 세포 내 공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습니다.

[김도경 / 건국대 휴먼앤에코케어센터 박사 : 후세대 식물에서는 표피가 아니라 세포 간 영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관찰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노출된 플라스틱이 아니고 어미 세대로부터 그대로 전달된 것이 순환된 형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를 통해 토양 환경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식물 뿌리를 통해 흡수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관다발조직을 통해 줄기와 잎까지 미세플라스틱이 도달하는 걸 확인했었는데, 이번에는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이 열매를 통해 후세대로까지 전달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겁니다.

[안윤주 /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교수 : 일단 한 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다면 비록 좀 더 깨끗한 환경에서 식재가 되더라도 (식물에) 미세플라스틱이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미세플라스틱은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부터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지구 모든 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 사람을 포함한 동물, 나아가 식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대를 이어 전달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실제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플라스틱 입자가 작을수록 유해성이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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