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 한번 걸리면 못 고친다? 오해와 진실

신장병, 한번 걸리면 못 고친다? 오해와 진실

2022.08.12. 오전 12: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신장병, 한번 걸리면 못 고친다? 오해와 진실
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8월 12일 (금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정종철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건강정보를 찾아보는 <건강백과사전> 시간입니다. 경기 이천시 신장 투석 전문 병원에서 환자들을 구하다 숨진 간호사 현은경 씨는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 속에서도 환자들 몸에서 투석기를 떼주느라 대피하지 못했죠. 이번 일을 계기로 투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오늘은 신장 건강과 투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정종철 교수 연결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정종철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이하 정종철): 안녕하세요.

◇ 이현웅: 신장을 ‘우리 몸의 정수기, 우리 몸의 필터’ 이렇게 표현하던데요. 신장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 정종철: 네, 사람이 음식을 먹거나 활동을 하게 되면 영양물질 혹은 대사분해산물, 노폐물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을 걸러내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되고요. 거기에 동반돼서 체내 수분이나 전해질 같은 물질들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산염기평형(acid-base equilibrium)을 유지하고, 빈혈을 예방하는 ‘조혈 호르몬’이라는 것을 합성하는 역할 등을 합니다.

◇ 이현웅: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신장질환이 따라오던데요. 왜 그런 건가요?

◆ 정종철: 이해를 돕기 위해서 비유를 하자면 (신장은) 혈액을 거르는 필터인데요. 정수기에 간장이나 콜라 같이 끈적하거나 점성 있는 물질을 넣고 정수기 꼭지를 누른다면 그 정수 필터는 금방 망가지겠죠. 그런 이유와 비슷하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것들이 그런 식으로 필터 역할을 하는 신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이현웅: 앞서 현은경 간호사 이야기도 했는데요. 신장이 어느 정도 나빠지면 투석을 하게 되나요?

◆ 정종철: 혈액 투석은 신장을 치료하는 요법은 아니고요. 완전히 신장이 다 망가졌을 때, 신장이 완전히 망가진 사람의 생명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신장 기능을 대체하는 신대체요법(renal replacement therapy)에 속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액 투석 같은 경우, 완전히 신장이 다 망가진 경우 사구체 역할이라는 지표로 신장 기능을 평가하게 되는데, 대개 7~10% 정도 기능이 남았을 때 혈액 투석을 시행하게 됩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장을 대신해서 투석을 하게 되는 건데, 구체적으로 방법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정종철: 몸 안의 신장에서 여과를 하지 못하니까 인위적으로 형광봉 크기만 한 필터로 혈액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정말 물리적인 필터입니다. 그 필터로 혈액을 주입을 해야 하는데요. 그렇게 혈액을 주입할 때 혈액의 속도가 충분히 나지 않으면 필터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액이라는 건 혈관에서 뽑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몸 안의 굵은 혈관을 키우는 동정맥루(arteriovenous fistula)라는 것을 만들게 되고요. 만들어진 동정맥루를 통해서 굵은 바늘을 찔러 혈액을 필터 투석기 안으로 집어넣게 되면 투석기를 통해서 걸러진 혈액이 다시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 이현웅: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힘들다는 이야기들 하던데요.

◆ 정종철: 바늘을 찌를 때 통증은 물론 있겠지만 그건 찌르는 순간이기 때문에 일순간이기는 하고요. 오랫동안 (투석을) 받으시던 분들은 피부가 경화되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중단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주 3회씩 꾸준하게 계속 다니셔야 되는 과정의 어려운 면이 있겠고, 몸 안에 노폐물이 많이 쌓여 있다가 일순간에 빠져나가는 현상 때문에 어지럼증, 그리고 불어 있던 체중이 투석을 하면서 많이 뺄 때는 3kg씩 체중을 감량시키게 되니까요. 그런 문제들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 혈당이 떨어지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어서 그런 증상(불편함)을 호소하십니다.

◇ 이현웅: 앞서 빈도를 말씀해 주셨는데, 한 번 가면 몇 시간 정도 진행되는 건가요?

◆ 정종철: 투석의 효율과 관련이 있는데요. 통상 3시간 반에서 4시간은 투석을 유지해야 적정한 효율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한 번에 4시간씩 투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투석기를 몸에 떼고 연결하는 과정도 오래 걸리나요?

◆ 정종철: 그렇습니다. 이를테면 바늘을 찌르는 것을 실패할 수도 있는데요. 숙련된 간호사님들 같은 경우 한 번에 혈관 천자를 한다고 했을 때, 이후로는 혈액이 굵은 혈관에서 나와 회로를 타고 서킷을 타고 투석기로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고요. 마찬가지로 투석을 끝낼 때에도 필터 안에 남아 있던 혈액이 모두 몸 안으로 돌아와야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혈액이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 이현웅: 그럼 만약 이번과 같이 화재 혹은 지진 혹은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바늘을 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 정종철: 왜냐하면 굵은 혈관이 있고, 굵은 바늘이기 때문에 지혈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게 됩니다. 10분 정도는 눌러서 지혈을 해야 되고 말씀드렸던 서킷 내에 들어 있던 혈액이 몸으로 돌아가는 데만 3~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응급 상황에서 그런 혈액을 다시 되돌리는, ‘블러드 리턴’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요. 그래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서킷의 회로를 차단하는 ‘클램핑’을 이중으로 하고 가위로 잘라서 탈출하고 도피한 이후에 바늘을 뽑고 지혈하는 것은 (탈출) 다음 과정으로 진행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화재에서도 아마 그걸 잘 준수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기사를 찾아보니까 환자분 신발을 신겨 드리다가 변을 당하셨다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이현웅: 교수님은 신장 이식 분야에서 중요한 학술상을 받으신 걸로도 알고 있는데, 이식은 어느 때에 하는 건가요?

◆ 정종철: 신장 이식은 혈액 투석과 마찬가지로 신대체요법의 한 가지이고요. 혈액 투석을 해야 되는 시기가 왔을 때 적절한 기증자가 계시다고 하면 신장 이식을 할 수 있게 되겠습니다.

◇ 이현웅: 이식 성공률은 어떻게 되나요?

◆ 정종철: 이식의 성공률은 환자의 생존율을 가지고 지표를 할 수 있게 되는데요. 대개는 1년, 성공률은 98% 이상인 것으로 통계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 이현웅: 그러면 1년 이후에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거고요?

◆ 정종철: 부작용은 초반에 가장 많겠고요. 이식이라는 것은 이식을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면역억제제를 복용함으로써 내 몸에서 거부반응을 당해 망가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과정을 계속 겪어야 되는데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더라도 면역억제제를 잘 드시지 않아서 거부 반응이 생기시는 경우도 있고 약으로 100% 컨트롤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시간이 감에 따라 누적적으로 이식 신장이 망가지는 환자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집단 전체로 보면 통계값이 어떤 수준이라고 나오고 있고요. 다만 거부반응 발생 자체는 초기에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1년 정도가 지나고 나면 신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제가 신장 건강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준비를 했는데, OX로 답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장병은 불치병이다>?

◆ 정종철: X입니다.

◇ 이현웅: <몸이 붙는 부종이 생기면 무조건 신장에 문제가 있는 거다>

◆ 정종철: 그것도 X입니다.

◇ 이현웅: <신장 건강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싱겁게 먹어야 한다>

◆ 정종철: O에 가깝습니다.

◇ 이현웅: <만성 신장질환자는 흰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어야 한다>

◆ 정종철: △에 가깝습니다.

◇ 이현웅: 혹시 설명이 필요하다 하는 부분이 있으면 하나만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종철: 음식을 가장 강조 드리고 싶은데요. 우리나라가 평균적으로 12g의 소금을 섭취한다고 하는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5g 절반 이하로 소금 섭취를 권장하고 있어요. 아까 질문하셨던 당뇨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신장질환이 따라오는 것 중,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소금 과다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신장 건강을 위해서는 일단 싱겁게 먹는 것을 생활화하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