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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가 발명을 했다?! 소유권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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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가 발명을 했다?! 소유권은 누가

2021년 08월 25일 12시 07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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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가 발명을 했다?! 소유권은 누가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8월 25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박성우 특허청 심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AI스피커를 통해 긴급 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한 사례 들어보셨죠? 이런 특별한 경우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날씨를 알려주기도 하고, 이전에 들었던 노래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좋아할 만한 노래를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AI기술은 이제 우리 일상이 됐는데요. 그런데, 이 AI가 발명한다면 그 특허는 누가 가지게 되는 걸까요? 자세한 내용 매주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지켜주는 박성우 심사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성우 심사관(이하 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AI하면 시리야~ 빅스비~ 아리아~ 하면 대답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먼저 떠오르고요. 이건 조금 오래된 얘기긴 합니다만,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를 펼치던 알파고도 떠오르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이 AI가 발명을 한다는 겁니까?

◆ 박성우: 미국의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 교수가 발명자를 AI인 다부스로 표시하여 국내에 출원한 발명품은 2가지인데요. 하나는 표면적이 넓어서 열전달이 잘되는 식품 용기이고, 다른 하나는 신경세포의 행동을 모방해서 깜빡이는 빛을 내는 램프라고 합니다.

◇ 최형진: 열전달이 잘 되는 식품 용기와 신체에 반응하는 램프 정도로 일단 이해 해보고요. 이 기술을 해외의 AI가 발명해서 우리나라에서 특허 출원한 거네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특허 등록됐습니까?

◆ 박성우: 국내 특허법은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인이 아닌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게 특허청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자연인으로 발명자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최형진: 발명은 AI가 했는데, 출원은 스티븐 교수가 했던 거네요. 이걸 AI는 자연인, 사람이 아니니까 발명자가 될 수 없고, 테일러 교수를 발명자로 바꿔서 다시 신청해라, 이런 거죠? 그럼 결국 AI 개발자인 테일러 교수가 발명자가 되는 건가요? 만약 수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박성우: 특허 출원은 무효가 됩니다. 무효 처분에 불복한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우리나라만 그런 건가요? 테일러 교수가 살고 있는 미국이나 AI를 보다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처리됐습니까?

◆ 박성우: 테일러 교수는 전 세계 16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는데, 미국, 영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현행 특허법상 자연인만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테일러 교수의 특허출원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나 호주 특허청의 거절결정에 대해 최근 호주 연방법원에서는 유연한 해석을 통해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는 최초의 판결을 내렸는데요. 첫째,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고, 둘째, 특허법 규정의 ‘인벤터(inventor)’ 즉 발명자는 엘리베이터(elevator)와 같이 발명하는 물건으로도 해석 가능하다는 겁니다. 인벤터(inventor)도 엘리베이터(elevator)처럼 ‘터(or)’로 끝나니까, 사람이 아닌 사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겁니다.

◇ 최형진: 호주는 특허청에서 거절했지만, 법원에 가서 특허 결정이 된 거네요? 또 특허로 등록된 다른 나라도 있습니까?

◆ 박성우: 네, 2010년 월드컵이 열렸던 곳, 어딘지 기억나시나? 바로 아프리카 최남단에 있는 희망봉의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입니다. 이 남아공 특허청은 AI도 발명자가 될 수 있는지의 검토는 생략한 채, 형식적 심사만을 거쳐 지난 7월 특허를 부여하였는데요. 다른 나라와 달리 특허등록 전에 특허청에서 실체 심사를 하지 않는 특이 제도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 최형진: 외국의 사례를 얘기했는데, 우리나라는 AI를 발명자로 지정한 발명 사례도 있습니까?

◆ 박성우: 아닙니다. 한국인의 AI 발명 출원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이번 테일러 교수의 출원이 국내 최초 AI 발명 출원 사례입니다.

◇ 최형진: 이거 중요할 것 같아요. AI가 발명자로 인정돼 특허를 가졌어요. 그런데 그 AI의 발명자는 따로 있잖아요? 그럼 그 특허 권리는 AI의 발명자가 가지게 되는 건가요?

◆ 박성우: AI는 재산권의 주체인 자연인이나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특허권을 갖기 어렵습니다. AI의 개발자나 소유자가 이들이 권리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개발자)에서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국내 제약 관련 연구소(소유자 또는 사용자)에서 구입하여 신약을 개발했다면, 구글 또는 국내 연구소 중에서 계약 관계에 따라 권리자가 결정될 겁니다.

◇ 최형진: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인데, 특허청도 이런 부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박성우: AI 분야의 특허출원은 2015년 693건에 불과했는데요. 최근 6년간 연평균 51.2%씩 증가해서, 지난해에는 무려 5,472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AI 발명의 특허 인정 방안을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하고자, 지난 12일 날 AI 발명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법제, 기술, 산업 세 가지 분과로 구분하고, 분과별로 15명 내외의 AI 전문가로 구성했는데요. 법제 분과는 AI 발명자 인정 여부와 AI 발명의 특허권은 누구에게 귀속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고, 기술·산업 분과는 AI의 기술수준, AI가 스스로 발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AI 발명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입니다.

◇ 최형진: 오늘 AI가 발명한 기술도 있고 점점 기술이 발달하면서 특허의 형태도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첨단 산업과 관련된 발명까지 공부하려면 특허청도 첨단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머리 너무 아플 것 같습니다.

◆ 박성우: 2018년부터 4차 산업 기술을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해 우리 기업이 신속히 특허를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2019년 10월 4차 산업혁명 관련 발명에 대응하기 위해서 융복합기술심사국을 신설했습니다. 인공지능빅데이터심사과, 사물인터넷심사과, 바이오헬스케어심사과, 지능형로봇심사과, 자율주행심사팀, 스마트제조심사팀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바이오헬스,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같은 미래 신산업분야에 대한 특허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성우: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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